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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중개 서비스… 식품·약 배달로 사업 확대 <br>텐센트 투자 유치한 후 기업가치 30억달러로 ‘껑충’
  > 2017년12월 231호 > 글로벌
[글로벌 성장기업 24] 인도네시아 ‘고젝’
오토바이 중개 서비스… 식품·약 배달로 사업 확대
텐센트 투자 유치한 후 기업가치 30억달러로 ‘껑충’
기사입력 2017.12.26 14:10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고젝의 오토바이 기사들이 주문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고젝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지난 15일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인 고젝(Go-Jek)은 세 개의 핀테크 업체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회사)에 올랐던 고젝이 핀테크 분야로 본격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고젝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나디엠 마카림(Nadiem Makarim)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도네시아의 역동적인 핀테크 산업에서 고젝이 차지하는 입지가 획기적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기사 40만명… 인도네시아의 우버

고젝은 나디엠 마카림 CEO가 2010년 설립한 회사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에서 일했던 마카림 CEO는 인도네시아에 돌아온 뒤 오토바이 택시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인도네시아는 교통체증이 극심하고 대중교통이 발전하지 못한 나라다.

대신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길거리에 있는 오토바이를 잡아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식으로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서비스를 오젝이라고 불렀는데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다. 비용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원하는 장소에 오젝 기사가 없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사고가 나면 보험처리도 할 수 없었고, 처음 보는 오토바이 기사에게 자신의 안전을 맡겨야 한다는 불안감도 컸다.

고젝은 기사들에게 초록색 헬멧과 유니폼을 착용하게 해서 오토바이 택시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가격을 적정 수준에 맞추고, 위치추적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안전에 대한 우려도 해결했다. 근처의 고젝 기사를 호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으면서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

고젝은 2016년 미국의 대형 투자업체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워버그핀커스, 패럴론캐피털 등으로부터 5억5000만달러(약 6050억원)를 투자받으면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고젝은 새로 확보한 자금을 오토바이 기사들을 늘리기 위한 보조금에 대거 투입했다. 반년 동안 보조금으로만 7300만달러를 투입하며 오토바이 기사를 늘렸다. 고젝이 불필요한 보조금 경쟁을 유도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런 대규모 투자 덕분에 고젝은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 50개 도시에서 40만 명의 오토바이 기사가 고젝의 로고가 달린 헬멧을 쓰고 도로를 달린다.

올해 5월에는 중국의 거대 테크기업인 텐센트와 JD닷컴이 고젝에 12억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지난해 KKR 등으로부터 5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을 때 고젝의 기업가치는 13억달러였는데, 올해 텐센트와 JD닷컴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때는 30억달러까지 기업가치가 뛰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의 우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사업 전략은 우버와 전혀 다르다. 초창기 차량 호출 서비스에 집중했던 우버와 달리 고젝은 적극적으로 서비스 다각화에 나섰다. 그렇다고 본업과 아무 상관없는 분야에 진출한 게 아니라 고젝이 확보한 많은 수의 오토바이 기사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 위주로 개척했다.


신선식품 구매·배달 서비스 인기

예컨대 ‘고-마트’ 서비스는 신선식품을 배달해주는 쇼핑 서비스다. 고-마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젝의 오토바이 기사들이 근처의 마트에서 지정한 신선식품을 구매해서 한 시간 안에 배달해준다. 고젝이 구축한 배송 인프라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진출하는 O2O 분야마다 경쟁자들이 줄줄이 백기를 들고 있다. 독일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로켓인터넷의 투자를 받아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는 푸드판다(FoodPanda)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도 고젝이 고-푸드를 출시한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철수했을 정도다.

‘고-메드’라는 의약품 배달 서비스도 고젝이 힘을 쏟는 사업 중 하나다. 병원 처방전을 찍어서 고-메드에 올리면 약사가 약을 조제하고 오토바이 기사가 이를 배달하는 방식이다. 고젝과 제휴를 맺은 약국만 1000곳이 넘는다.

최근 들어 고젝은 오토바이에 기반한 배송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고젝은 청소, 자동차 관리, 티켓 예매 등 오토바이 기사가 필요없는 서비스에도 투자를 늘리며 성과를 내고 있다. 고젝의 티켓예매서비스인 ‘고-틱스’는 인도네시아 1위 티켓예매서비스로 발돋움했다.


plus point

고젝, 핀테크 업체 3곳 인수
온라인 대출·결제사업 착수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인도에 이어 소비 대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금융 인프라는 굉장히 열악하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KPMG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15세 이상 인구 중 64%는 은행이나 금융 서비스 계좌가 없다. 동아시아 국가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카드를 보유한 사람은 단 4%에 불과하다.

고젝은 자체 금융결제 서비스인 ‘고-페이’를 내놓으며 금융 소외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핀테크 서비스인 고-페이를 이용하면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도 대출, 결제 같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 소외계층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전망이다. 고젝의 입장에서도 고-페이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생활 플랫폼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위해 고젝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핀테크 기업 세 곳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 정점이었다. 이날 고젝이 인수한 회사들은 모두 인도네시아의 주력 핀테크 업체들이었다.

카르투쿠(Kartuku)는 인도네시아의 대형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고, 미드트랜스(Midtrans)는 인도네시아 1위 온라인 결제 게이트웨이 업체다. 마팬(Mapan)은 예금과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다. 고젝과 고젝이 인수한 세 곳의 핀테크 기업이 처리하는 금융 거래 규모만 이미 50억달러에 달한다.

기사: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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