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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뇌 손상 반복되면 ‘권투 선수 치매’ 발생 뇌세포 재활 치료로 기능 회복하고 발병 늦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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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뇌 건강 52
가벼운 뇌 손상 반복되면 ‘권투 선수 치매’ 발생 뇌세포 재활 치료로 기능 회복하고 발병 늦춰야
기사입력 2017.10.16 13:59

60대 중반인 Y 회장은 권투 선수였다. 선수에서 은퇴 후 사업을 하면서 별 탈 없이 잘 지내왔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고 말을 내뱉기가 힘들어졌다. 얼굴 표정이 굳고 보폭이 좁아져 종종걸음을 치게 되더니, 행동이 굼떠졌다. 손이 떨리는 증상도 생겼다. 균형을 잡지 못해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소변을 참지 못하고 실수하는 경우도 생겼다. 머리가 맑지 않고 두통도 자주 오고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며, 감정 변화가 심해졌다. 선수 시절에 뇌 손상을 입은 후유증이 이제 나타난 것이다.

현대인은 다양한 이유로 머리를 다친다. 교통사고나 낙상, 기타 물리적 충격으로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기도 한다. 다행히 큰 탈 없이 회복돼도 세월이 많이 흐르면 머리가 나빠지면서 치매로 이어져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뇌 손상도 누적되면 위험

머리를 다쳐 정신을 완전히 잃었던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세월이 많이 흐른 뒤 치매 발병률이 50% 증가한다. 24시간 이상 의식을 잃는 중증 외상성 뇌 손상이 왔을 땐 치매 발병률이 네 배 증가한다. 30분 이상 24시간 이하 동안 의식을 잃는 경우는 중등도 뇌 손상이며 치매 발병률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

가벼운 뇌 손상(의식을 30분 이하로 잃는 경우)이 몇 차례 있었다고 치매가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Y 회장처럼 권투 선수나 격투기 선수는 가벼운 뇌 손상을 자주 경험한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 충격이 누적돼 뇌에 변화가 오고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바로 ‘권투 선수 치매’다. 만성 외상성 뇌병증이라고도 한다.

심한 뇌 손상을 입으면 곧바로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많이 생긴다. 세월이 흐른 뒤 이 단백질로 인해 알츠하이머 치매와 비슷하게 뇌가 위축되고 증상도 알츠하이머 치매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가벼운 뇌 손상이 잦으면 베타아밀로이드는 흡수되고 주로 타우단백의 변질로 인해 뇌가 손상된다. 파킨슨병 증상과 치매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뇌를 다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지진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지진이 강하거나 내구성이 약하면 집이 바로 무너진다. 반면 내구성이 강하면 바로 무너지지는 않지만 충격으로 생긴 균열의 정도에 따라 무너질 수도 있다. 건물에 균열이 생긴 것을 알고 빨리 손을 쓰면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지만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뇌도 마찬가지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뇌를 다치면 뇌는 골병이 든다. 골병든 뇌세포는 재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Y 회장은 이미 파킨슨병 증상이 상당히 심하게 나타나고 있고 조금씩 치매 증상도 나타나고 있다. 비록 늦긴 했지만 뇌세포 재활 치료를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뇌가 기능을 회복하고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앞으로 Y 회장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 김철수
연세대 의대 졸업, 가정의학과 전문의,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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