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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없이 장수하려면 ‘뇌 관리’ 일찍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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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뇌 건강 58
치매없이 장수하려면 ‘뇌 관리’ 일찍 시작해야
기사입력 2017.12.04 13:19

K대표는 골프장에서 친했던 고등학교 동창 L을 우연히 만났다. L은 처음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안부를 묻고 이야기하는 도중에 그제서야 기억이 났는지 살짝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K대표와 L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고, 공부를 잘해 같은 대학에 진학했다. 전공은 달랐지만 대학에 다니는 동안 자주 어울려 다녔다. 졸업 후 L은 공직 생활을 하고, K대표는 회사에 취직해 만남이 뜸했지만, 그래도 1년에 한 번씩 연말엔 꼭 보던 친구였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본 게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사이 K대표의 얼굴이 크게 바뀌지도 않았고, 정년 퇴직한 친구 L이 신경 쓸 다른 큰일도 없고 생활이 복잡한 것도 아니었다.

서로 다른 팀에서 라운딩을 하느라 바로 헤어졌지만 K대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신을 금방 알아보지 못한 게 서운한 것이 아니라, 어쩐지 친구가 많이 둔해진 느낌이 들어 골프를 제대로 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K대표는 학창시절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L에 대해 느낀 것을 말하고 느낌을 물었다. 친구들은 L이 크게 아팠거나 다친 적이 없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만한 일도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우리 나이에는 다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어”처럼 별것도 아닌데 지나친 반응을 보인다는 식이었다.

60대 중반이 된 남자들은 이런 일을 가끔씩 경험한다. 평소 말수가 적은 편이던 친구가 남의 눈치도 보지 않고 눈에 띄게 말을 많이 하거나, 얌전하던 친구가 걸핏하면 싸우려 든다. 약속을 잘 안 지키거나 이상한 물건을 자주 사기도 한다. L의 경우처럼 당연히 알아봐야 할 친구를 금방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물론 포함된다. 사람이 갑자기 달라진 모습을 보일 때는 뇌가 나빠진 게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은 80세까지는 산다. 머지않아 평균수명 90세, 100세 시대가 온다. 뇌가 둔해져 나타나는 증상이 남의 눈에 띄기 시작한다면 객관적 경도인지장애일 수 있고, 치매 바로 전 단계일 수도 있다. 머지않아 치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비교적 젊은 시기인 60대엔 진행 속도가 빨라 치매가 되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빨리 뇌 건강에 신경 쓸수록 치매를 막을 확률도 높아진다. 

비록 L이 보이는 증상이 객관적 경도인지장애 정도 수준으로 나쁘지 않더라도, 60대에 벌써 뇌가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뇌를 갖고선 90세, 100세는 물론이고, 80세도 건강하게 보내기 어렵다.


활발한 사회활동이 뇌 건강에 중요

뇌는 많이 악화되기 전까진 증상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있다면 이미 뇌가 많이 나빠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뇌가 나빠지는 증상이 있어도 검사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뇌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인식해야 한다. L처럼 머리가 둔해 보이는 경우,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뇌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다.

뇌 건강을 유지하려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 또 몸의 유연성, 말재주, 유머감각, 기억력, 일 처리 능력, 집중력, 이해력, 판단력을 잘 유지해야 한다. 뇌 건강을 위한 식생활 습관과 적극적인 뇌세포 재활 노력도 필요하다.


▒ 김철수
연세대 의대 졸업, 가정의학과 전문의,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한의사

기사: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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