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 조선비즈K | Tech Chosun | 조선일보
전투기 기술 없는 중국, 美·러시아 엔진 베껴서 개발 <br>성능과 신뢰성 떨어져 불법 복제 기술의 한계도 노출
  > 2017년10월 223호 > 위클리비즈 인사이트
[War & Tech 20] 중국의 전투기 엔진 개발
전투기 기술 없는 중국, 美·러시아 엔진 베껴서 개발
성능과 신뢰성 떨어져 불법 복제 기술의 한계도 노출
기사입력 2017.10.30 16:55


중국은 러시아 전투기 Su-27에 장착된 AL-31F 엔진(사진)을 무단으로 분해해 기술 습득에 나섰다. 이는 러시아의 격분을 불러 계약 파기로 이어졌지만, 중국은 그렇게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WS-10 엔진을 개발했다. <사진 : 위키피디아>

비행기의 원초적 목적은 하늘을 나는 것이다. 비행기의 일생만 놓고 본다면 땅 위에서 정비를 받으며 대기 중인 시간이 훨씬 더 길지만 하늘에 떠있을 때 정작 가치가 발휘된다. 이는 레저용 경비행기뿐만 아니라 고성능 군용기도 마찬가지여서 나는 것 이외의 다른 기능들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다.

최강이라는 F-22 전투기나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폭격기도 땅 위에 있으면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다. 오히려 특수부대의 공격이라도 받는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가 돼 버린다. 마치 날개가 꺾여 하이에나 무리 속으로 떨어진 독수리와 같은 처지라 할 수 있다.


中, 전투기 엔진기술 부족… 공군력 한계

이처럼 날아야 제 역할을 하는 비행기에 가장 중요한 부품은 두말할 필요 없이 엔진이다. 적합한 기체의 형상 등도 중요하지만 엔진이 없다면 당장 양력을 얻을 수 없다. 엔진을 선택할 때 민항기는 경제적 효율성을 중시하지만 군용기는 필요한 성능을 발휘하느냐가 기준이 된다. 특히 전투기에 있어 비행 성능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다.

4세대, 5세대 전투기들은 각종 최첨단 장비로 무장하기 때문에 이전 세대 전투기들과 비교해 기체의 크기가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동력 같은 비행 성능은 오히려 더 좋아졌는데, 그 이유는 뛰어난 엔진 덕분이다. 최신예 기일수록 개념 구상 단계부터 특정 엔진을 염두에 두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할 정도다.

제트 엔진은 실용화가 1930년대에 시작됐으므로 상당히 오래 전에 개발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성능 향상이 요구되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최신 군용 엔진은 개발국이 기술 유출에 신경 쓰는 전략 물자다. 오늘날 전투기용 고성능 제트 엔진을 제작하는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에 불과하다.

중국은 이 부분에 대한 자격지심이 심한 나라다. 사실 완전 백지상태에서 기존에 개발된 엔진을 참고하지 않고 제트 엔진을 만들기는 어렵다. 중국은 이런 현실과 뒤처진 자국의 기술력을 인정해 오래전부터 베끼기에 열중했다. 냉전 초기에는 소련의 도움으로 여러 엔진을 복제 생산하며 기술을 습득했다.

하지만 중·소분쟁 후 관계가 끊기면서 1990년대까지 중국의 기술은 1960년대 수준에서 정체됐다. 최신 전투기는 레이더, 전자장비 등에도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만 일단 커진 덩치를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엔진을 먼저 확보해야 했다. 이처럼 공군력을 증강하는 데 한계에 부딪히면서 중국 공군은 단지 덩치만 큰 삼류라는 소리를 들었다.

복제를 하고 싶어도 최신 엔진의 확보부터가 어려웠다. 서방은 물론이거니와 소련도 중국의 의도를 잘 알기에 물자나 기술의 유출을 최대한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피격당한 F-4 전투기의 잔해에서 확보한 J79 엔진을 역설계해 WS-6 엔진을 제작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추력 등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롤스로이스의 ‘스페이(Spey) RB.168’ 엔진을 면허 생산해 JH-7 전투기에 장착했으나 1960년대 개발된 구형 엔진이라 그다지 의미는 없었다. 1940년대 말에 소련에 당대 최고의 넨(Nene) 엔진을 넘겨주고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었기에 영국은 처음부터 무단 카피 가능성을 예견하고 구형 엔진을 제공한 것이었다.

이처럼 애를 먹던 중 1980년대 말 미국이 대소련 포위망의 일환으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면서 길이 열렸다. 중국이 민항기 엔진을 교체한다는 명목으로 현재도 B737 등에 사용하는 CFM56 엔진을 미국에서 몇 대 도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CFM56의 파생형이 B-1B 폭격기가 사용하는 F101 엔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횡재였다.

곧바로 이를 역설계하면서 개발이 시작된 신형 엔진이 현재 중국에 희망과 절망을 함께 안겨주고 있는 WS-10 엔진이다. WS-10이 한창 개발 중일 때 공교롭게도 소련이 붕괴했고 뒤를 이어 등장한 러시아가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틈을 타서 중국은 그렇게 염원하던 제4세대 전투기인 Su-27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최신 엔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이 고육지책으로 도입하는 러시아의 전투기 Su-35. <사진 : 위키피디아>

러, 엔진분해 불가능한 전투기 판매

중국은 Su-27에 장착된 AL-31F 엔진을 무단으로 분해해 기술 습득에 나섰다. 이는 러시아의 격분을 불러 계약 파기로 이어졌지만 그렇게 확보한 기술을 추가해 마침내 WS-10이 완성됐다. WS-10은 현재 J-10, J-11B, J-15, J-16 전투기의 심장으로 채택됐고 한창 개발 중인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J-20에도 장착될 예정이다.

이처럼 각고의 노력과 마찰도 불사하며 탄생한 WS-10은 중국 언론 매체가 기술력의 상징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정작 군부는 성능과 신뢰성에 상당히 문제가 많다며 사용을 꺼리는 형국이다. 물론 이런 내용을 중국 당국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결국 간접적으로 시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2014년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24대의 Su-35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계약했고 2018년까지 인도가 완료될 예정이다. 그런데 중국의 선전대로 J-11B와 J-16이 제 성능을 발휘한다면 Su-35는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는 전투기다. 가장 큰 이유는 강제적으로 사용을 강요하고 있지만 군이 꺼릴 정도로 WS-10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함재기인 J-15와 한창 개발 중인 J-20의 경우는 WS-10으로 도저히 원하는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다. 그래서 애당초 중국이 원한 것은 Su-35에 장착된 최신형 AL-41F 엔진이었지만, 이미 곤혹을 치른 러시아가 판매를 거부하자 어쩔 수 없이 전투기 자체를 도입하기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무단 분해 시 파괴되도록 엔진을 봉인해 Su-35를 공급 중이다. 역설계할 것이 확실하다고 예견돼 내려진 조치였다. 비단 무기뿐 아니라 중국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불법 복제를 당연시하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과연 이런 상태로 경제가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 결국 어느 순간에 이르러 한계에 봉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남도현
럭키금성상사 근무, 현 DHT에이전스 대표, 군사칼럼니스트, ‘무기의 탄생’ ‘발칙한 세계사’ 등 저술

기사: 남도현 군사칼럼니스트
 
다음글
이전글 ㆍ중국 모바일 결제 9980조원… 작년 한 해 6배 성장 대출·투자·보험 등으로 영역 확대… 부작용도 급증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7.11
[226호]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조선> 공식 사이트입니다.
뉴스레터 신청하기
자주묻는질문 1:1온라인문의
독자편지 정기구독문의
배송문의 광고문의
고객불만사항

광고문의: 02-724-6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