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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의장 지명자 파월, 저금리 · 규제 완화 지지 <br>“트럼프 의지 모든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는 관측도
  > 2017년11월 225호 > 위클리비즈 인사이트
[premium report]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의 과제
美 연준 의장 지명자 파월, 저금리 · 규제 완화 지지
“트럼프 의지 모든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는 관측도
기사입력 2017.11.13 16:52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명자. <사진 :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Jerome H. Powell)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 전문가들은 재닛 옐런 전 의장의 정책과 방향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은 공화당원이지만, 버락 오바마 정부가 2012년 옐런을 지명한 이후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정책 선호)의 의견에 동조해 왔다.

파월 임명은 트럼프 입장에서 ‘안전한 도박’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예상외로 매파(통화 긴축 정책 선호)의 성향을 드러낼 수도 있고, 전임자 옐런처럼 은행 규제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크리스타 슈와츠 와튼 금융 교수는 트럼프가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목하면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파월의 성향으로 미뤄 보면 옐런 때와 비슷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며 “파월은 저금리와 규제 완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금융 규제 완화 놓고 옐런과 입장 차이

슈와츠 교수는 트럼프가 옐런을 의장 자리에 재임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2016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옐런이 오바마 행정부에 유리하도록 금리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슈와츠 교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옐런보다 파월이 더 다루기 쉬운 상대일 것”이라며 “행정부의 영향력이 더 커지기 때문에 파월이 펼칠 정책에 대한 예상이 빗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7년간 유지해온 제로 금리 정책을 끝내고, 국채 이자율을 0.25%까지 올리는 데 안정적인 속도를 유지해왔다. 2015년 12월을 시작으로 2016년 12월, 2017년 3월과 6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옐런은 앞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양적완화(통화 완화 정책) 과정에서 사들인 4조2000억달러(약 4704조원) 규모의 채권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월도 지금까지 옐런의 의견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 두 사람은 금융 규제 면에서 입장 차이를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도드-프랭크 월스트리트 개혁법’과 ‘소비자 보호법’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양당 모두 ‘도드-프랭크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은 같다. 다만 트럼프가 이끄는 공화당은 이 법이 은행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수익성을 악화한다고 강력히 비판한다. 대부분 금융기관은 바젤Ⅲ의 자본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보고 있다. 도드-프랭크법의 지지자들 역시 법안이 일부 수정될 것을 알고 있지만, 규제가 완화되면 다시 한번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피터 콘티-브라운 와튼 법학 및 경영 윤리학 교수는 앞으로 금융 규제 면에서 변화는 반드시 발생할 것이지만, 도드-프랭크법의 내용이 완전히 폐기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파월은 공론가가 아니고 공화당 하원의 주요 의제였던 ‘도드-프랭크법 폐지’를 강력히 주장해오지도 않았다”며 “그는 바젤Ⅲ 자본 요건 이행에 대해서는 옐런과 다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월은 현재 금융당국의 규제는 다소 지나치며 규제를 완화하고 은행들이 얼마만큼의 부채를 감당할지 스스로 기준을 세우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언급한 적 있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명자가 지난 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고 있는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트럼프의 지시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일부 전문가들은 파월이 트럼프의 지시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각계 리더들이 옐런의 연임을 지지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트럼프가 파월을 연준 의장 자리에 올린 만큼, 그를 신임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값싼 대출금으로 이익을 본 부동산 중개업자 출신으로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길 원하기 때문에 파월을 지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톰 포셀리 RBC캐피털마켓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옐런(민주당 소속)의 공화당 버전”이라며 “규제를 완화하길 바라는 트럼프의 의지가 모든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파월의 연준 의장 지명은 미국 금융 역사에서 이례적이다. 일단 파월은 옐런과 같은 경제학자 출신이 아니다. 변호사이자 은행가였다. 콘티-브라운 교수는 “이번 지명은 여러 방면에서 뜻밖이었다”며 “5년 전만 해도 연준 관계자들이 연준 의장으로 100명의 후보를 뽑는다 해도, 그 누구도 파월을 언급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임명으로 미국 금융 역사의 전통이 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공화당과 민주당 중 대권을 잡은 정당은 첫 임기를 치르고 있는 연준 의장에게 두 번째 임기를 맡겨왔다. 옐런의 연준 임기는 2018년 2월 3일 종료되고, 이사회 멤버로 14년의 임기를 지속할 전망이다.

콘티-브라운 교수에 따르면 파월은 오바마가 2012년 연준 이사로 지명하면서 공공 부문에서 일하게 된 인사다. 그는 지난 5년간 옐런의 의견에 동조했을 뿐, 특별히 자신의 주장을 펼친 적은 없다. 콘티-브라운 교수는 “파월은 경제학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지난 5년간 파월은 전문성을 가지고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발언 혹은 분석을 내놓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2월에 한 번, 내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만, 파월이 이끄는 연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파월은 임명 직후 백악관에서 미래에 대한 어떠한 암시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방심하지 않고 시장과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동료들과 협업할 것”이라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파월이 옐런보다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슈와츠 교수는 “파월은 옐런보다 매파적 기질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며 “그는 통화 긴축의 속도를 더 빠르게 조정하거나 예상외의 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업 현대화할 수 있는 전문가” 평가도

와튼 전문가들은 파월이 연준 의장이 되면 그가 민간 부문에서 일했던 경험이 빛을 발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기대했다. 특히 미국의 낙후된 결제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파월은 은행권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세계 시장과 견주어 봤을 때 미국 금융 산업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콘티-브라운 교수는 “미국인이 금융 거래를 할 때 여전히 수표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해외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우리는 원시인에 비유될 정도로 낡은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파월은 미국의 금융업을 현대화할 수 있는 진정한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최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지명된 랜달 퀄스와 파월의 호흡도 기대된다. 연준은 그동안 보안 우려 때문에 디지털 결제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금융권 출신인 두 사람이 미국의 낙후된 아날로그 금융 체계를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슈와츠 교수는 “파월뿐 아니라 앞으로 연준에 민간 출신 인사가 많이 등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연준이 어떻게 미래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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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Ⅲ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2010년 스위스에서 중앙은행 총재 및 감독기관장 회의를 열고 내놓은 새로운 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바젤위원회가 대형 은행의 자본확충 기준을 강화하는 등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위기 시에도 손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새롭게 고안한 은행규제법이다.

plus point

파월에 대한 시각 ①
제롬 파월 지목은 트럼프의 현명한 선택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 자리에 제롬 파월을 지목한 것은 시장이 환호할 만한 현명한 선택이다. 존경받고, 유명하고, 경험 있는 전문가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중앙은행의 조타석에 앉힌 것이다. 앞으로 몇 달간 연준의 정책은 자동적으로 이전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겠지만, 파월이 미국 상원의원의 승인을 받고 나면 서둘러, 스탠리 피셔 전 부의장 등 연준의 주요 리더십 공백을 채워야 할 것이다. 이후 연준은 세계의 경제, 금융, 정책, 산업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지속하게 될 것이다.

파월이 연준 의장 자리에 앉게 되면, 그는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기반으로 경제를 정상화할 것이다.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선에서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칠 것이기 때문에 연준은 글로벌 경제 성장률에 타격을 주지 않고, 양적 완화 정책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은 12월 금리 인상을 기반으로 조정되겠지만, 과거 연준이 제시한 계획의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파월은 정·재계 안팎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는 민간(은행) 부문과 공공(연준) 부문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앞으로 연준을 이끌 의장으로서 자격이 충분하다. 그는 예리한 판단력을 갖췄으며,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성품을 지녔다. 그동안 연준의 성공적인 정책을 이끌어온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아울러, 그는 국회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연준에 대한 정치적 공격에도 끄떡없다.


파월, 민간·공공 다방면 경험

연준 의장으로서 파월의 성공은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앞으로 연준 이사회는 국제 경험뿐 아니라 경제, 금융, 시장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꾸려져야 한다.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 금융 규제와 완화, 시장 유동성 지원과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 등 중요한 트레이드오프(두 개의 정책목표 가운데 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다른 목표의 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양자 간의 관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이사회 구성원의 조합은 중요하다.

특히 생산성, 임금, 인플레이션 관련된 정책을 결정할 때는 반드시 국제적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 현재 미국 등 서구 경제에 대한 이례적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지나치게 올라간 자산 가격,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북한의 군사적 도발 등 경제적인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연준은 세계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리더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을 전환하기 시작한 지금, 연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모하메드 엘 에리언(Mohamed El Erian)
케임브리지대 석사, 옥스퍼드대 박사, IMF 중동담당 부국장, 핌코 최고경영자(CEO)


plus point

파월에 대한 시각 ②
지금 당장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 주력해야

대니얼 모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2012년부터 연준 이사직을 맡아온 제롬 파월이 차기 의장으로 지목됐다. 그는 연준의 현행 기조를 대부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목표는 앞으로 2년간 몇 차례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 금리 2.8%에 도달하는 것이다. 다만 목표를 이루는 방식이 예상과 다를 수도 있고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연준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움직였다. 연준이 큰 변화없이 움직이는 동안 연준 밖은 많은 것이 변했다.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는 지난 1년간 크게 달라졌다. 경제의 주요 지표는 점점 좋아지고 있고 각국의 성장률 전망도 대부분 상향 조정되고 있다.

따라서 파월 신임 의장은 다음 경기 침체기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파월의 임기 4년 중 경기가 다시 침체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4년 내내 지금과 같은 경기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그것은 역사상 최장기간의 부흥기라고 볼 수 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성장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보면 앞으로 세계 경제가 직면할 문제의 실마리가 보인다. 성명서 첫 번째 문단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의 경제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를 ‘완만한’에서 ‘견고한’으로 수정했다. 경기가 정부의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는 사소해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단서다.

인플레이션을 제외하고는 미국 경제에 대한 많은 수치들이 상승했다. 제조업은 13년 만에 가장 크게 성장했고,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분기 동안 최소 3%가량 올랐다. 최근 실업률은 4.2%로 매우 낮았다. 임금 관련 수치도 긍정적이다.

경제 성장기는 지난 8년 동안 꾸준히 지속됐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에야 알아차리기 시작한 모양이다.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해 주요 기관의 경제 성장 전망치는 계속해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중국은 국가 부채의 늪에 빠지지 않고 7%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계속 세계를 놀라게 할 정도로 견고한 모습이고, 유럽은 오랫동안 부진했지만 최근 상황이 많이 안정돼 가고 있다.

경기가 좋아졌으니 안심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향후 4년간 연준이 잘못할 일이 뭐가 있겠냐고 묻는다. 이미 경기가 성장기인데, 연준이 할 일이 뭐가 있겠냐는 얘기다. 그러나 모두가 놓치고 있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계속되고 있는 물가 상승의 실패는 앞으로 파월이 직면해야 할 가장 큰 도전 과제다. 모두가 경제 성장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도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다.


▒ 대니얼 모스(Daniel Moss)
호주국립대학 졸업, 블룸버그 경제 담당 주필,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원

기사: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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