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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전 세계 스타일 이끄는 ‘디자인 메카’ 전통 수공업을 세계적 명품산업으로 끌어 올려
  > 2017년07월 207호 > 컬처&
[도시의 유혹 18] 이탈리아 밀라노
도시 전체가 전 세계 스타일 이끄는 ‘디자인 메카’ 전통 수공업을 세계적 명품산업으로 끌어 올려
기사입력 2017.07.03 12:28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구박람회에는 매년 3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여기서 전 세계 가구 트렌드가 결정된다. <사진 : 가구박람회>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가 고색창연한 역사와 유물을 간직한 ‘과거의 도시’라면 밀라노는 제조업과 금융업으로 오늘도 생동감이 넘치는 상업도시다.

밀라노는 교통의 중심지다. 오랫동안 이탈리아 안에서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철도와 항공이 연결된 후에는 스위스와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허브 역할도 했다. 교통의 발달은 디자인의 도시 밀라노를 유럽에서 손꼽히는 상업도시로 우뚝 서게 했다.

장인정신이 담긴 밀라노의 디자인은 유럽으로 수출됐고, 유럽 각지의 새로운 디자인과 소재들은 밀라노로 다시 모였다.


독특하게 설계돼 밀라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가구박람회장의 모습. <사진 : 임태희 디자인 스튜디오>


밀라노 디자인, ‘메이드 인 이탈리아’ 의 시작

밀라노에서는 12세기부터 직물 공업이 발달했다. 상인들은 이때부터 유럽 각지로 진출해 부(富)를 축적했다. 19세기 후반에는 섬유 산업을 바탕으로 한 금속, 화학, 기계 공업까지 발전했다. 패션 산업은 스스로 진화해 나갔다. 밀라노의 발전한 디자인은 패션에만 머물지 않고 보석을 거쳐 조명과 가구 등으로 뻗어나갔다. 오늘날 세계적 지위에 오른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의 명성은 이렇게 완성됐다. 불가리, 에트로, 카날리 등 수많은 명품 회사들의 모태도 바로 밀라노다.

디자인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철학은 의외로 심플하다. 디자인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의 자연스러움이 디자인의 시작이며 본질이다. ‘먹고 즐기고 사랑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나오는 일상의 무엇’이라는 그들의 정의(定義)는 경이롭다. 즐거운 시간의 향유, 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에는 그들 삶의 철학이 녹아 있다. 물론 이탈리아인들의 땀이 담긴 기술력과 장인정신에 대한 자부심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는 ‘디자인 실명제’는 밀라노 디자인 경쟁력의 원천이다.

밀라노의 디자인 산업은 패션에서 시작해 리빙 산업으로 점점 영역을 넓혀나갔다. 옷과 가방에서 남다른 독특함과 우수함을 선보인 밀라노의 디자인은 조명과 식기, 가구에서도 그들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밀라노 디자인의 정점은 이탈리아 자동차에서 구현됐다. 피아트와 페라리, 마세라티를 떠올려 보면 누구나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가정생활을 중요시하는 이탈리아인들의 문화는 리빙 산업의 발달에 한몫했다. 특히 ‘남에게 보여주기’가 아닌 ‘스스로의 만족도’를 중시하는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밀라노의 디자인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왔던 소파가 대표적 사례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캐릭터로 언제 어디서나 자신감이 넘쳤던 주인공 현빈이 휴식을 취하던 곳은 그의 거실 한가운데 놓인 하얀색 소파였다. 장인이 한땀한땀 정성껏 만들었다는 트레이닝복 이상으로 인기를 끌어 돈 주고도 살 수가 없던 이 소파는 이탈리아의 유명 가구 회사 에드라의 제품이다. 등받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매년 30만명 몰려드는 가구박람회

밀라노 디자인의 중심에는 가구박람회가 있다. ‘밀라노 살로네’라고 불리는 이 박람회에는 각국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총출동한다. 매년 가구 시장의 트렌드가 바로 이곳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받은 디자이너는 에드라와 같은 세계적 가구 회사에 일할 기회를 얻는다. 즉 성공이 보장된다. 이 때문에 밀라노 살로네에는 매년 150여 국가에서 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다. 박람회장의 규모도 서울 코엑스의 20배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전 세계 가구 디자인의 90%를 책임지는 밀라노에서 열리는 만큼 박람회장 자체의 디자인도 독특하다. 2008년 이탈리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축가 막시밀리아노 푹사스(Massimiliano Fuksas)가 설계한 박람회장은 매우 실험적이다. 거대한 축을 중심으로 전시실과 강당, 레스토랑 등 8개의 파빌리온(분관)을 연결시켰다. 각각의 파빌리온은 공중에 떠 날아갈 듯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파빌리온 주변 곳곳에는 물이 담겨져 있는 공간이 있어 그 안으로 지붕의 모습이 반사돼 반짝인다. 차가운 재질의 구조물을 바깥의 자연 풍경이 따뜻하게 감싸는 듯한 느낌으로 만들어 아름답고 독특한 느낌이 가득하다. 밀라노 살로네를 찾는 이들은 박람회장을 보는 순간 여기가 바로 국제적인 디자인 도시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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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실명제 제품에 디자이너의 이름을 일일이 표기하고, 판매 수량 대비 일정 부분을 디자이너가 개런티로 가져가는 제도.

plus point

LG 올레드 디스플레이 작품 밀라노 디자인 어워드 수상


LG가 ‘밀라노 디자인 어워드’에 선보인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설치 작품. <사진 : LG그룹>

LG가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7’에서 대상(大賞)인 ‘밀라노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국내 업체로는 처음이다. LG는 지난 4월 4일부터 9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대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설치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LG는 이번에 일본의 세계적 산업디자이너인 요시오카 도쿠진(50)과 협업해 미래의 감각을 주제로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55인치 양면 올레드 디스플레이와 인조대리석으로 만든 ‘미래의 감각 의자(S.F Chair)’ 등을 설치했다. 전시 기간 중 하루 평균 1만여명이 LG 전시관을 관람했다.

1961년부터 시작된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매년 4월 초 밀라노 시내 전역에서 전자, 정보기술(IT), 자동차, 패션, 인테리어 등 글로벌 기업 2000여개의 디자이너 등 30여만명이 참여하는 전시회다.

기사: 박현주 피아니스트·엔터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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