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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금융계에 큰 산 쌓은 무학(無學)의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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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금융계에 큰 산 쌓은 무학(無學)의 사업가
기사입력 2017.10.02 02:21


1987년 7월 천안 교보생명 연수원에서 열린 ‘제23차 세계보험협회(IIS) 연차총회’에서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세계 보험 전문가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 : 교보생명>

1 |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정인영 | 교보문고
1만3000원 | 364쪽

환갑을 막 넘긴 그는 꿈을 이뤘다. 1981년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교보빌딩을 완공하고 교보문고를 연 것이다. 교보생명 창업주인 고(故) 신용호 전 회장은 그의 호 ‘대산(大山)’처럼 큰 꿈을 펼칠 만한 공간이 필요했다. 서울 중심가에 대형 서점을 열어 청소년들이 책과 사람을 만나며 배우고 꿈을 갖도록 하고 싶었다. 신 전 회장 역시 어렸을 적에 책을 읽으면서 그랬던 모습 그대로 말이다.

신 전 회장은 여덟 살부터 3년간 몸이 아파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고 한다. 그의 모친은 약 살 돈이 없어 아들이 아플 때면 질경이 달인 물을 먹이기도 했다. 어머니의 바람 덕인지 억센 질경이처럼 그는 가까스로 병마를 이겨냈다. 그러나 취학 적령이 4년이나 지나 현재의 초등학교 격인 보통학교 입학을 거부당했다. 학교에 입학한 동생과 친구의 교과서를 빌려 독학한 지 3년 만에 보통학교 졸업생 수준이 됐다. 탄력이 붙은 그는 20세에 가정에서 독립하기로 마음먹고, 남은 1000일 동안 ‘천일독서’라는 것을 했다고 전해진다.


1000일간 독서하며 미래 꿈 키워

천일독서를 하면서 열악하지만 책과 꿈이 있었던 청소년기에 그는 장애를 극복하고 대학 교육을 받은 이야기인 ‘헬렌 켈러’를 읽고 큰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카네기 자서전’을 읽고는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죄와 벌’ ‘주홍글씨’ 같은 일어판 문학 명작을 읽고 문학가가 될 생각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꿈을 꾼 것이 나중에 보험, 교육, 도서, 문화 사업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청소년 시절 독학으로 그는 세상을 바라봤을 뿐만 아니라 꺾이지 않는 강한 의지도 기를 수 있었다.

올해는 신용호 창업주의 탄생 100주기다. 교보생명과 교보문고, 대산문화재단을 창립하고 발전시킨 그의 일대기가 책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천일독서를 마친 약관의 나이에 홀로 상경한 뒤 중국 다롄(大連)으로 건너가 새로운 판매 제도를 개척했다. 그곳에서 이육사를 만나면서 어렸을 적 자신의 아버지와 큰형이 그랬던 것처럼 독립운동에 동참하며 ‘민족 자본가’라는 새로운 꿈을 꾸기도 했다. 해방 후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무일푼으로 귀국했지만 좌절하지 않았고, 1958년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세웠다. 당시 세계 최초로 교육을 보험에 접목시킨 진학보험을 내놓을 만큼 그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유명했다.

무학(無學)의 사업가가 교육 분야에 투신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아픈 몸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면서도 독학으로 희망을 품었던 자신의 모습을 거울삼은 듯하다. 생전 그는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모두 겪은 폐허에서 우리가 가진 유일한 자산은 교육에 있다는 지론(持論)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교보빌딩에 설치된 ‘광화문 글판’도 그의 아이디어다.

신 전 회장은 세계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3년 보험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세계보험대상을 수상했으며, 1994년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로부터 ‘최고 명예교수’로 추대되기도 했다.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투자법
2 | 4차 산업혁명 재테크의 미래
정재윤 | 다산 3.0
1만5000원 | 252쪽

4차 산업혁명시대, 흔한 투자 정보, 익숙한 패턴의 낡은 투자법으로는 재테크에 성공할 수 없다. 저자는 기존 금융 상품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패시브펀드, ETF, 로보어드바이저, 사모펀드, 가상화폐 등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인공지능 투자(로보어드바이저)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대안적 투자법을 고민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자산운용의 알파고 격인 로보어드바이저는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을 예측한 바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공포와 탐욕에 흔들리지 않는다. 어느 한쪽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자산배분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설정된 리스크 범위 내에서 최고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시장 상황 변화가 있을 때마다 스스로 리밸런싱한다. 그렇기 때문에 호황에는 시장 평균보다 더 벌고, 거대한 붕괴가 와도 자산 가치를 방어할 수 있다. 저자는 패시브펀드와 ETF를 대안적 투자법으로 제시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종목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 베팅하는 것을 추천하며, 로보어드바이저의 주 투자대상도 ETF라고 밝힌다. 직접투자나 액티브펀드만 알고 있었던 투자자에게 패시브 투자의 장점을 소개한다.



테일러 피어슨. <사진 : 부키>

불확실성 커진 미래 직업 전망
3 | 직업의 종말
테일러 피어슨 | 방영호 옮김 | 부키
1만5000원 | 264쪽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직업이 20년 뒤에는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학위의 가치는 갈수록 떨어진다. 2000년에서 2010년까지 전 세계 대학 졸업자 수는 9000만 명에서 1억3000만 명으로 증가했다. 미국 대학 졸업자들의 절반 이상이 직장을 구하지 못했거나, 학위가 필요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는 ‘대학을 졸업해 평범한 직장인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정의한다. 대학 졸업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첨단화와 기계화가 인간의 일자리 자체를 빼앗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래 직업 시장이 복잡하고 혼돈 양상을 띠게 된다고 보고,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생각으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앙트레프레너십(entrepreneurship), 즉 창업가 정신이 그것이다. 반드시 창업을 하라는 뻔한 주장은 아니다. 시스템을 쫓아가지 않고 창출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 주도하는 젊은 중국인들 분석
4 | 젊은 중국이 몰려온다
류종훈 | 21세기북스
1만7000원 | 292쪽

중국 내 위챗(WeChat) 이용자 수는 2017년 현재 무려 8억9000만명이다. 위챗이 아닌 다른 해외 메신저를 사용하면 중국 젊은이들과 원활한 소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소통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중국 젊은이들은 요즘 과일 하나도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처럼 현재 소비 시장을 주도하는 젊은 중국인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살펴본다. 최근 중국에서는 공유 자전거로 대표되는 공유 경제 시장 규모가 300조원을 넘어 공유 경제 본고장인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젊은 독신 남성의 소비를 촉진하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光棍節)’ 기간에는 전국 택배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인터넷 쇼핑 수요가 폭증했다. 주요 대학가에는 2만개의 벤처 기업이 몰려 있다. 중국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대학생들의 창업 열정에 불을 지피고 있다.

‘모바일 퍼스트’를 뛰어넘어 ‘모바일 온리’를 외치는 중국의 미래를 내다 본 저자는 한국행을 준비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중국을 공부하는 것이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직면했다고 전한다.

기사: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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