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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가 고량주의 변신
시진핑 부패척결 정책으로 판매량 급감 저도수·저용량·저가격 3低 전략으로 대응
기사입력 2016.12.24 18:22


판매량 급감을 겪은 중국 고량주 제조업체들이 ‘건강한 고량주’ ‘특별한 고량주’ 등으로 홍보 전략을 바꾸면서 불황 타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고량주 업체 ‘수이징팡(水井坊)’에서 직원이 고량주를 제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블룸버그>

지난 9월 중국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에서 결혼식을 올린 중국인 진루(金璐)씨는 결혼식 연회용 술로 고량주(高粱酒)를 준비했다. 독하고 비싼 술이라는 인식 탓에 40~50대 장년층만 즐겨 찾던 고량주가 최근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통통 튀는 디자인과 저도수,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고량주들이 주류 시장에 대거 등장했다. 루씨는 톈마오(天猫·티몰) 사이트에서 손쉽게 주문한 고량주로 결혼식 연회를 찾은 친구들과 손님들을 대접했다. 루씨는 “중국의 일반적인 수퍼마켓은 물론이고, 독일 마트 메트로나 카르푸, 월마트 등 해외 업체에서도 다양한 고량주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술 ‘고량주’의 변신이다. 2013년 3월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내건 부패척결 기조가 중국의 술 문화에 새로운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중국 주류산업에서 고량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65% 이상이다. 지난해 주류 총판매액 중 고량주는 5500억위안(약 94조4100억원), 맥주는 1880억위안(약 32조2700억원), 중국산 포도주는 600억위안(약 10조3000억원)을 차지했다. 2017년 총주류 판매 예상액은 1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중국 고위 공무원 선물용으로 각광받던 고가 고량주는 시진핑 정권 출범과 함께 철퇴를 맞았다. 2013년 12.4%였던 중국 고량주 매출액 증가율은 2014년 4.6%로 떨어진 후, 2015년엔 조금 오른 6.4%로 계속해서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고량주업체들은 과거 고가의 선물용 고량주 이미지에서 ‘건강한 고량주’ ‘특별한 고량주’ 등으로 홍보 전략을 바꾸면서 불황 타개에 나서고 있다. 또한 제품라인을 다양화해 새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고량주 제조업체 양허(洋河)는 웨이펀즈주(微分子酒), 슈앙거우요우칭(双沟莜清) 등 건강주를 선보였다. 또 결혼 연회용, 가벼운 음주용 등 여러 용도와 소비자 연령에 맞춘 다양한 고량주를 개발하는 추세다. 중국을 대표하는 고량주 업체인 구이저우마오타이(贵州茅台)는 100여종에 달하는 고량주를 개발해 2020년까지 매출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고 전체 고량주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고량주의 변신은 중국 유통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젊은 고량주’ 즐기는 젊은 세대들

중국 고량주업체들이 새롭게 발굴하고 있는 고객층은 바링허우(80后)·지우링허우(90后) 세대다. 고량주업체들은 1980~90년대에 태어난 중국 젊은층을 의미하는 이 세대를 겨냥해 저도수·저용량·저가격의 ‘젊은 고량주’를 출시했다.

고급 고량주 제조사들은 50~125㎖로 적은 용량의 고량주를 선보였다. 올드하고 비싸 보이는 디자인으로 고연령층에게 어필했던 병 디자인도 젊은층에 맞게 산뜻하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바꿨다. 이 고량주들의 판매가는 12~20위안(3000~40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고량주 제조업체 중 하나인 루저우라오쟈오(泸州老窖)는 ‘노래할 수 있는 술’을 의미하는 고량주 ‘후이창거더샤오주(会唱歌的小酒)’를 기타 모양 병에 담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업계는 앞으로 새로운 고량주 시장 규모가 500억위안(약 8조58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량주의 변신은 중국 유통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고량주의 일반적인 판매망인 중국 고유의 수퍼마켓, 글로벌 유통사들도 고량주 판매 증가로 활기를 띠는 모습이며 특히 톈마오, 징둥상청(京東商城·JD.com)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주류 판매 사이트를 통한 판매가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인터넷을 통한 중국 주류 판매액은 180억위안(약 3조900억원)에 달했으며, 최근 매년 50%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고량주업체는 ‘고량주’와 ‘여행’을 결합한 색다른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올해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 중 구이저우마오타이의 마오타이 복합 관광단지에 방문한 관광객은 약 31만명에 달하며, 총 1억7000만위안(약 291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2013년부터 현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고량주 감정, 술 문화 체험, 향토 음식점, 기념품점 등을 포함한 복합 관광단지를 구축해왔다. 3년간의 노력이 올해 국경절에 빛을 발한 것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주요 고량주 제조업체인 진웨이주(金微酒),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 상승률은 2016년 1분기 각각 96.19%, 33.7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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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링허우(80后) 1980년 이후 태어난 중국의 외동아들·외동딸들을 지칭하는 말로, 소황제(小皇帝)라 불리며 모든 가족의 관심 아래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세대를 뜻한다.
지우링허우(90后)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소황제(小皇帝) 2기’를 의미한다. ‘바링허우(80后)’가 10대나 20대에 풍족함을 느낀 세대라면 ‘지우링허우(90后)’는 유아기부터 풍족함을 누린 세대다.
글: 백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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