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오후 4시 서울시 숭인동 동묘 구제시장 거리에서 시민들이 수북이 쌓인 헌옷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5월 10일 오후 4시 서울시 숭인동 동묘 구제시장 거리에서 시민들이 수북이 쌓인 헌옷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이런 게 요새 유행이라고요?”

믿거나 말거나 이런 패션이 요즘 젊은 패셔니스타 사이에서 최고 인기란다. 자칭 ‘구제 마니아’이자 고려대 패션비즈니스학회 회원인 김예진(22)씨가 ‘옷 무덤’에서 들어 올린 옷은 소매가 너덜너덜한 셔츠였다. 촌스럽다고 손사래 치는 기자에게 김씨는 “이렇게 ‘아재’가 입을 것 같고 딱 봐도 오래된 옷이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빈티지 룩”이라며 웃었다. “저만 믿고 따라오세요.” 오라면 가야지 어쩌겠는가. 유행 감각이라곤 ‘1도 없는’ 패션 문외한은 이날 모든 권한을 김씨에게 위임했다.

일요일이던 5월 10일 오후 3시, 서울시 숭인동 동묘구제시장은 구성진 트로트 가락과 쾌쾌한 담배 냄새의 틈바구니에서 “바닥에 있는 옷은 3000원!”을 연발하는 상인과 거리를 빽빽이 메운 시민의 열기로 뜨거웠다. 성인 무릎 높이까지 쌓여 있는 거대한 헌 옷 무더기를 향해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까지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이 옷 저 옷 꺼내 보기 바빴다. 세련된 옷을 쫙 빼입고 도도하게 옷가지를 집어 드는 젊은 ‘패피(패션 피플의 줄임말로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구부정한 자세로 한 시간 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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