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우주 저편에서 날아온 운석이 핵폭발의 2만 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충돌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생긴 미세먼지가 대기를 온통 뒤덮었다. 태양빛이 차단되면서 지구의 평균 온도가 뚝 떨어지는 빙하기가 닥쳤다. 백악기의 포식자 공룡은 갑작스러운 추위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멸종하게 된다. 공룡 멸종 가설 중 하나다. 그동안 ‘통신공룡’으로 불렸던 KT도 그랬다. 덩치는 컸지만 행동은 느렸고,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아니 변할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랬던 KT가 변하고 있다. 그것도 획기적일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KTF와의 합병으로 덩치가 더 커졌지만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뿌리부터 새롭게 변하는 모습에 회사 내부는 물론 통신업계가 놀랄 정도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제2의 창업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KT 혁신의 중심에 이석채(64)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공기업 시절의 잔재가 남아있던 KT의 비효율적인 구조에 혁신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이석채 회장은 지금의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이 회장의 KT 개혁 X파일을 속속들이 들여다봤다.

이석채 회장의 취임 이후 KT에는 그야말로 ‘격변의 회오리’가 불었다. 이 회장은 1월14일 취임과 동시에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본사인력 3000명을 현장으로 보내는 등 대대적인 조직 수술에 나섰다. KT의 숙원이던 KTF와의 합병도 전광석화처럼 진행했다. 취임 6일 만에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선언,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회장은 SK와 LG 진영의 반대에도 불구, 특유의 뚝심으로 합병 작업을 밀어붙였다. 이 회장은 이후 윤리 경영, 클린 경영, 상생 경영에도 적극 나섰다. CI를 변경하고, 새로운 컨버전스(융합) 사업인 FMC(Fixed-Mobile Convergence) 등 신성장 모델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KT의 굳은 사고의 틀을 깨고자 했고 인터넷전화의 확산을 막을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였다.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이를 위해 고가 인터넷전화인 스타일폰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출시했다. 통신 서비스 결합을 통해 비용 절감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했다. 수년간 논의만 되던 지역본부 존폐 문제도 취임과 동시에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그 대신 고객에게 필요한 법인단과 마케팅단을 신설하고 현장 영업 인력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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