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기업 장기투자로 ‘고수익’

대형주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도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하루에도 수백 편의 보고서를 쏟아내는 만큼 대형주에 대한 정보는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라고 이형복 동양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강조한다.

“대형주는 ‘유리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잘 알려졌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중소형주는 다르죠. 증권사에서 커버하는 종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묻혀 있습니다. 몰라서 투자를 못하는 상황인 셈입니다. 중소형주 투자는 유망 종목을 발굴할 때 묘미가 있습니다.” 

중소형주, 개미에겐 위험한 투자

이 매니저는 중소형주 매니저의 가장 큰 역할은 좋은 기업을 찾아내는 데 있다고 잘라 말한다. 시장에 알려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직접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매니저가 운용하고 있는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투자신탁’이 최근 1년 중소형주 펀드에서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종목 발굴을 위한 노력이 각별했기 때문이었다. 매니저 1인당 평균 5회 정도 탐방을 나갈 정도로 발로 뛰는 리서치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설명이다.

“가치주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무 안정성, 수익성, 자산가치 등을 두루 살핍니다. 중소형주의 단점 중 하나는 유동성이 낮아 매매가 어렵다는 것인데,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유동성이 낮더라도 매수를 하는 편입니다.”

특별히 선호하는 섹터는 없다. 섹터나 업종에 상관없이 종목 자체의 가치 분석을 리서치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전략이다. 가치를 우선 고려하다보니 흔히 선호되는 성장형 중소형주의 비중이 낮다. 게임주를 비롯한 IT주가 바로 그렇다. 반면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소재나 음식료업종의 종목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수익성을 검증받은 기업들이란 이유에서다.

“중소형주를 판단하는 기준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이익을 긍정적으로 봤는데 이젠 확실하게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더 많은 점수를 줍니다. 이익이 안정적으로 나는 기업이 선호되는 추세죠.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래의 이익이 불확실한 기업은 디스카운트될 것입니다.”

펀드의 특성상 IT주의 비중이 적기는 하지만 기술력이 강한 기업엔 투자를 꺼리지 않는다. 관심을 두고 있는 업종은 부품주다. LCD,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부품 기업 중에서 경쟁력이 강한 기업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 기술, 실적, 성장성 3박자를 고루 갖춘 알짜들이 있다는 것. 말하자면 가치와 성장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상들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이 매니저는 개인 투자자들은 중소형주 투자를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대형주에 비해 실체가 잘 알려지지 않아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기어이 해야겠다면 잘 아는 기업을 택해야 하며 그 중에서도 충분히 검증된 종목을 택해야 탈이 없다고 강조한다.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큰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되도록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 밸류에이션이 싸고 수익성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된 기업만을 투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잘 알지 못하는데 중소형주에 투자하고 싶다면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이 매니저는 권한다.

“모르고 하는 투자는 투자가 아니라 도박과 다를 바 없습니다. 평소에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투자할 기업의 자료를 꼼꼼히 축적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막연한 루머에 돈을 맡겼다가는 낭패만 볼 뿐입니다.”

중소형 가치투자

1. 오랫동안 수익성이 검증된 종목을 택하라.

2. 가능하면 장기투자를 하라.

3. 잘 아는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제한하라.

하반기 이후 경제 긍정적

연초 이후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투자신탁’의 수익률은 60.57%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같은 기간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엄청난 것이 큰 힘이 됐다. 그렇다면 하반기엔 어떨까. 과연 그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반기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의 자신감은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기 회복의 조짐이 보이는 데다 기업의 실적이 ‘고무적’이라고 할 정도로 좋아서다. 물론 위험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위험 요인이 있을지언정 국내 요인은 거의 없다고 이 매니저는 말한다. 우리 증시에 영향력이 큰 중국과 미국 중 중국은 별 걱정이 없는 반면 미국은 걱정을 떨치기에 이르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건실하고 강한 나라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를 인정하기 때문에 한국 주식을 사고 있는 겁니다. 환율이 1100원까지 내려올 때까지도 자금이 유입될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믿을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매니저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려면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라고 조언한다. 짧게 투자해서 대박을 터뜨리는 식의 투자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투자를 하면 중소형주의 투자 수익률은 대형주를 오히려 앞선다고 이 매니저는 강조한다. 따라서 중소형주 투자의 키포인트는 최소 1년에서 3년 정도는 안심하고 보유할 수 있는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펀드의 경우 적립식으로 하면 더욱 안심할 수 있다.

최근 들어 펀드 환매가 느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과 우려를 보였다. 주가가 미처 다 오르지도 않았는데 미리 팔아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 매니저는 “20년째 이 비슷한 패턴을 보고 있다”며 “부동산은 보유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익이 난다고 생각해 장기 보유하면서도 주식은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부동산의 수익률은 1999년에서 2009년까지 평균 100%가량입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30배 오른 곳도 있고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내린 곳도 있습니다. 주식도 그렇습니다. 같은 기간에 30배 오른 종목이 있는가 하면 아예 사라진 기업도 있습니다. 별반 다른 게 없죠. 단지 차이는 투자 기간에 있습니다. 주식을 너무 쉽게, 그리고 자주 사고파는 게 문제입니다.”

이 매니저는 장기투자가 주식투자의 답이라고 말한다. 주가가 오르는 것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뿐이어서 타이밍을 잘 맞추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이 타이밍을 포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차선으로 택할 수 있는 것이 투자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이라고 이 매니저는 강조한다.

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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