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성격 따라 탄력 운용 ‘바람직’

배당주 투자는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높은 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법이란 것이다. 하지만 기은SG자산운용의 ‘기은SG그랑프리포커스 배당’은 배당주 투자 펀드임에도 성장형에 버금가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8월10일 현재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배당형 주식펀드 부문에서 1년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1년 수익률은 10.33%, 연초 이후 수익률은 44.19%에 이른다.

‘기은SG그랑프리포커스 배당’을 운용하고 있는 신성호 펀드 매니저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 두 가지의 비결을 꼽는다. 하나는 종목 선택이었다.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종목을 탄력적으로 바꿨다. 지난해의 경우 보수적으로 운용했지만 연초 이후에는 전통적인 배당주보다는 에너지가 넘치는 종목을 가려낸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신 매니저는 “성장이 없는 배당주와 성장하는 배당주를 구분해 성장하는 배당주에 집중했다”며 “이익이 개선되는 동시에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을 편입한 것이 상반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배당주에 얽매이기보다 배당주에 대한 기존 관념을 살짝 비튼 것이 고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경기 회복 시엔 ‘성장형 배당주’ 확대

결국 관건은 종목의 성격을 구분하고 적절한 투자 대상을 골라내는 안목이다. 신 매니저의 노하우는 지극히 합리적이며 상식적인 것이었다. 먼저 생산원가가 판매 가격을 초과하는 경우를 주목했다. 이 범주에 속하는 종목의 향배는 크게 둘 중의 하나다. 판매 가격이 원가를 초과하지 못하므로 업계가 구조조정이 되거나 생산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경기 부진으로 생산품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택은 정해진 셈이었다. 구조조정을 당하지 않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찾으면 된다. 반도체, LCD, 유가 관련주, BDI주들이 대표적이었다. 예상대로 이들 업종의 대표주들은 그야말로 ‘훨훨 날았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은 생산품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유가가 원유 생산 비용에 근접해졌을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에 무게를 뒀다. 유가가 오르면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부각되기 마련이다.

아무 때나 ‘성장하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은 어니다. 어떤 종목이든 다 때가 있는 법이다. 타이밍은 신 매니저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두 번째 포인트가 된다. 시장 환경이 전반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성장형 배당주’의 비중을 늘리지만 불확실성이 풀리지 않았을 때는 방어적인 자세를 잡는다. 지난해와 올해, 신 매니저의 포트폴리오는 이런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지난해 말 시장을 분석해보니 올해엔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제조업지수(ISM)나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관련 지표가 호전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던 IT와 자동차업종의 비중을 늘렸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성장성이 약하지만 안정성이 강한 전통적 의미의 배당주를 많이 들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으니까요.”

배당주의 범위도 보다 탄력적으로 적용했다. 전통적으로 배당주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주가가 현저하게 떨어져서 배당 성향이 높아졌다면 그 순간 이 종목은 배당주가 되는 것이라고 신 매니저는 설명한다. 삼성증권의 경우가 그랬다. 주가가 너무 떨어져서 배당 수익이 기존의 배당주보다 우월해졌다. 변동성이 큰 종목이었지만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된 셈이었다.

배당주 투자 포인트

1. 배당주의 범위를 넓혀라.

2. 성장형 배당주에 주목하라.

3. 철강, 조선 등 구경제에 관심을 가져라.

4. 연말까지 보수적으로 투자하라.

5. 장기 상승의 시각을 유지하라.

시장 걱정된다면 ‘분할 매수’가 대안

그렇다면 올 하반기는 어떨까. 배당주에 대해 어떤 포지션으로 접근해야 할까. 일단 신 매니저는 최근 들어 다시 방어적인 스탠스로 돌아갔다.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단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 단기 급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됐으므로 어느 정도의 조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급도 불안하다. 그동안은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최근 들어서는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것. 기관이나 개인들이 바통을 이어받아야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는데 힘에 부쳐 보인다고 신 매니저는 우려한다.

“지수가 더 높아질 것이란 확신이 서면 리스크 테이킹을 하겠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주가가 주저앉을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조정이 있겠지만 깊은 조정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연말까지는 전통적인 배당주의 비중을 확대할 생각입니다.”

신 매니저가 주식시장의 향후 전망을 조심스럽게 보면서도 큰 우려를 하지 않는 이유는 경기가 바닥을 거쳤다는 징후가 나오고 있는 데다 국내 기업의 위상이 위기 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정이 온다 해도 그것은 구조적인 조정이라기보다 ‘건강한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신 매니저는 바라봤다.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하락보다는 장기 상승에 무게를 두는 것이 덜 위험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엔 아무래도 유동성이 줄어들 테지만 주식시장에 큰 파급을 미치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국내 기업의 성장에 주목해야 합니다. IT와 자동차업종을 비롯해 국내 기업이 이렇게 빨리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던 때는 과거에 없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업종의 경우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환율이 1200원 선에서 움직인다면 적극적으로 매도할 필요는 없다. 점유율과 이익 개선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철강, 조선 등도 구경제에 속하는 산업도 주목 대상이다. 우려하는 것보다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경우 가동률이 90%에 달한다. 조선 산업은 중국의 조선업 구조조정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시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조선업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조선업의 경우 시장 규모가 축소될 소지가 있으므로 강한 매수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면 가급적 코스피200 종목 안에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코스피200 바깥의 종목은 별도의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 판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걱정이라면 분할매수를 하라고 신 매니저는 권한다. 리스크를 분산시키라는 것이다. 적립식 펀드 투자도 대안이 된다. 적립식 펀드는 그 자체로 리스크 분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통신주처럼 배당 성향이 5% 이상인 배당주에 투자하면서 장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신 매니저는 권했다.

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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