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프라인 유통시장은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 백화점, 대형마트, 모두 외형은 커졌지만 성장률이나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 롯데, 신세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이렇듯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국내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찾자는 차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관련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해외시장, 격전지 어디?

신세계 중국사업 재조정 

롯데는 ‘GO GO’…

베트남서 2라운드 준비 중

수익성 ‘글쎄’

신세계는 지난해 말 이마트 중국본부장으로 중국까르푸, 중국테스코에서 근무한 대만인 제임스 로를 임명했다. 아울러 문성욱 신세계 I&C 부사장에게 해외사업의 전권을 맡겼다. 문 부사장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남편으로 정용진 부회장과는 처남 매제 사이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동안 중국 시장은 신세계가 가장 공을 들인 역점사업이다. 지난 1997년 처음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한 이마트는 당초 2012년까지 매년 500억원씩을 투자해 중국 내 점포를 50~60개로 확대시킬 계획이었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 배경에는 그만큼 중국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신세계의 대중국 공략은 기대만큼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해 지난 2008년 4월 상하이에 문을 연 차오안점을 실적 부진의 이유로 폐점한 것은 대중국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이다. 이마트 중국은 지난 2004년부터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2010년에도 9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더 늘어나 1000억~1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유는 현지화 실패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자국이 아닌 해외시장에 진출했을 때 직면하는 현지화 문제는 신세계도 비켜가지 못했다. 

신세계 중국사업 투 트랙 체제로 재편

그러나 이걸 단순히 중국 시장의 실패로 보기는 힘들다. ‘작전상 후퇴’라고 봐야 한다. 신세계로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총수 일가인 문 부사장에게 해외업무를 전적으로 맡긴 것도 이 같은 포석이 짙다. 대만인 제임스 로를 중국법인장으로 영입한 것은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각론은 제임스 로 중국 법인장이 맡고 굵직굵직한 의사결정과 같은 총론은 문 부사장이 맡아 투 트랙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투 트랙 체제 이후 현재 신세계는 대중국 전략을 완전히 새롭게 짜고 있다. 한때 27개나 운영했던 중국 내 이마트 지점 수는 현재 20개다. 신세계는 기존 점포에 대해서도 수익성을 따져 운영, 폐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롯데는 중국 쪽에 좀더 드라이브를 걸 태세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2007년 말 중국 대형마트 체인 CTA마크로를 2163억원에 인수해 베이징에 6개, 톈진에 2개의 점포를 연 데 이어 2009년에는 중국 동부지역에다 65개 점포를 보유한 타임스를 인수했다. 중국 진출 시점은 신세계보다 10년 뒤진 지난 2007년이었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규모면에서 이미 신세계를 따돌렸다. 1월 현재 중국에 들어선 매장 수만 94개로 한국 내 매장 수(95개)와 별 차이가 없다.

현재 롯데의 해외시장공략은 중국 이외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롯데는 이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 유통 시스템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도 중국에서 15~16개를 포함해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20여개 점포 문을 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유는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롯데 역시 중국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2010년 중국에서 매출 1조원을 넘겼지만 영업이익은 16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오는 2018년까지 글로벌 백화점 기업 중 톱5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인 롯데 입장에서는 해외사업에서 매출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공격적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한 증권사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우 타임스를 제외하고 다른 지점에서는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올해도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는 일련의 해외진출은 단기실적을 거두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롯데쇼핑 홍보팀 김민석 과장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점포수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글로벌 유통체인에 비해 후발주자인 만큼 성장성이 큰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점포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중국·베트남·인니에서 20개점 신설

아울러 롯데그룹은 백화점 부문의 해외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롯데는 지난 2007년 9월 오픈한 러시아 모스크바점 외에 중국 내(베이징점, 톈진 동마로점) 2곳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6월 문을 연 톈진 동마로점은 롯데가 100% 자본을 투입해 중국 내 진출한 첫 케이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롯데는 중국 톈진 2호점, 웨이하이점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점 등 3개 백화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와 롯데가 베트남에서 벌일 2라운드도 관심거리다. 신세계가 연내 베트남 진출을 공식선언하면서 두 업체 간 대결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황은 중국과 정반대다. 먼저 시장에 뛰어들어 이미 2곳의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가 방어자라면 연내 첫 점포를 여는 신세계는 공격자 입장이다. 신세계는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연내 북부 하노이에 이마트를 열겠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신세계가 하노이를 첫 거점 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남부 호찌민에 문을 연 롯데마트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남부 호찌민에 거점을 마련한 롯데는 북진(北進), 북부 하노이에 거점을 마련한 신세계는 남진(南進)정책을 펼 것이라는 소문마저 나오고 있다.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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