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나이와 상관없이 당당하고 의욕적으로 노후의 삶을 즐기는 ‘뉴 시니어 세대’가 신규 시장으로서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 시니어 시장이 이른바 ‘골든 타깃’이라는 얘기다. 최근 유통업계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서비스와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통부문

5060세대 백화점 로열층 점령

아웃도어 상품군 등 지속 성장



백화점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시니어 상품군은 지속적인 성장세다(왼쪽 사진).

패션그룹 형지가 4050세대를 타깃으로 내놓은 여성 패션 브랜드 ‘라젤로’.



CJ오쇼핑은 지난 3월 26일 프리미엄 인테리어 브랜드인 ‘복’을 론칭해 첫 방송에서 준비된 2000세트를 다 팔았다. ‘복’의 가격은 30만원 후반대로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침구 브랜드 중 최고가에 속한다. 이날 구매 고객의 절반은 50대 이상이었다. 일반 홈쇼핑 생활용품의 구매 고객 대부분이 30대인 것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상품판매를 담당한 이선영 MD는 “침구의 기본적인 기능을 만족시키면서도 현란한 패턴보다는 고급스런 소재로 오래 쓸 수 있는 침구를 찾는 시니어 고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5월 시니어 전문매장 오픈

4050여성 세대가 즐겨 찾는 영캐주얼 의류 매장은 이미 백화점의 로열층을 점령했다. 최근에는 시니어를 위한 전문 매장도 들어섰다. 롯데백화점은 5월 본점 8층에 약 80㎡(24평) 규모의 ‘시니어 토탈 편집샵’을 오픈한다. 50대 이상이 백화점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각 품목군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패션용품과 함께 건강용품과 웰빙용품 등 3가지 테마군으로 구성되며, 의류를 제외한 워킹화, 모자, 가발, 노인 전용 화장품, 맞춤형 지팡이, 소형 가전 등을 한자리에 모을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7년 8개월 동안 실버매장을 운영하다 철수한 적이 있다. 당시 매장에는 의료기기나 건강관련 제품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이번에 문을 연 매장은 모자, 화장품 등 패션용품이 60%를 차지한다. 자녀, 부모, 조부모 3대가 함께 구매할 수 있는 기프트숍 형태다.



CJ오쇼핑도 50대 이상 소비자군을 겨냥한 전문 프로그램 ‘헤리티지 클럽’을 지난 4월 14일부터 방송했다. 높은 연령대의 고객들이 주로 시청하는 아침 6시에 방송을 편성했으며 자막도 보통 프로그램보다 큼지막하게 넣고, 쇼호스트도 차분하게 진행해 이해를 도왔다. 홈쇼핑 방송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자동 주문 권장’, ‘매진 임박’ 등의 멘트도 없앴다. CJ오쇼핑 측은 마담 의류나 보석, 럭셔리 크루즈 여행, 실내 운동기구 등 구매력 있는 50대 이상 연령층에 특화된 상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여성의류 중 506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시니어 상품군도 지속적인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 시니어 세대는 기존의 기본 스타일이 아닌 자신만의 패션을 찾아 세트상품이 아닌 코디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으며, 더 젊게 입으려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5년간 롯데백화점에서 영업 중인 국내 시니어 상품의 대표 브랜드인 ‘리본’, ‘리베도’, ‘벨리시앙’의 매출을 분석해 보면 정장상품의 구성비가 60% 이하까지 줄어들었으며, 코디상품의 매출 구성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이 가미돼 몸매가 드러나는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자 젊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 요구에 맞는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도이 디자이너와 시니어 대표 브랜드를 연계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이도이 디자이너는 세계 3대 패션스쿨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후 유명 패션업체 등에서 일한 신진 디자이너다. 이도이 디자이너는 지난 1월부터 국내 주요 백화점 매장을 방문하며 국내 시니어 패션 동향을 조사하고 있으며, 올여름 시니어들을 위한 패셔너블한 바캉스룩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업체도 4050 여성 마케팅 집중

패션업체 역시 뉴 시니어를 정조준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여성복 브랜드 ‘르베이지’의 급성장에 힘입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뉴 시니어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40대 이상 여성을 겨냥해 지난 2008년 선보인 ‘르베이지’는 40~50대뿐 아니라 30대 여성까지 아우르며 2009년 120억원, 2010년 300억원의 빠른 매출 성장을 보였다.



패션그룹 형지가 지난 2008년 론칭한 ‘라젤로’는 ‘뉴 어덜트’를 위한 여성 시티 캐주얼을 모토로 내세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4050 여성세대를 타깃으로 한 이 브랜드는 지난해 연매출 300억원을 달성하며 빠른 속도로 뉴 시니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4050 여성들이 패션을 선택하는 마인드 에이지가 실제 나이보다 10년 젊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고가화장품 매장의 고객들도 5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 에스티로더, 시슬리의 경우 전체 매출의 30~40%를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이 차지하고 있다. 피부 재생이나 탄력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과 손상모발 샴푸 등이 인기품목이다.



최근 백화점 매출 1위 분야인 아웃도어 상품군에서 50대 고객층 구매 비율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지난겨울 시즌 초경량 다운재킷의 주 구매층도 50대였다. 아웃도어를 찾는 50대 고객이 선호하는 아이템은 타 연령대와 다르다. 50대 고객은 타 연령층보다 밝은 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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