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쟁은 종종 당사자 쌍방 간에 사활을 건 전쟁으로 치닫는 사례가 적지 않다. 승자는 거액의 배상금이나 합의금을 챙기는 반면 패자는 상당한 경영상 손실을 입게 된다. 때로는 치명적 타격을 받아 휘청거리는 기업들도 나온다. 세계 시장을 뒤흔든 주요 국제 특허분쟁 사례를 살펴본다.

미국 TI사와 8개 반도체업체가 벌인 반도체 분쟁도 눈길



특허분쟁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건으로는 이스트먼 코닥(코닥)과 폴라로이드 간에 벌어진 특허소송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카메라·필름 등 사진촬영용품 제조업체인 코닥과 광학기기 제조업체인 폴라로이드는 둘 다 미국 기업으로 세상 사람 누구나 아는 유명 회사들이다. 이 전쟁의 승자는 폴라로이드였다. 반면 패자인 코닥은 쓰디쓴 독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소송의 서막은 1976년 4월 열렸다. 폴라로이드는 코닥이 자사의 즉석사진 관련 특허 12개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코닥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폴라로이드가 주장하는 12개의 특허가 모두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을 낸 것.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두 회사가 원래 동업자 사이였다는 점이다. 막대한 이해관계가 얽힌 특허권 때문에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으로 돌변한 셈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는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의 적나라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사연은 이렇다. 폴라로이드는 1948년 세계 최초로 즉석카메라 발명에 성공한 후 코닥과 전략적 사업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이 관계는 1969년까지 이어졌다. 이후 코닥은 자체적으로 즉석카메라 개발에 나섰지만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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