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제품.



우리나라는 특허 출원량에서 세계 4위 국가다. 2009년 특허협력조약(PCT·Patent Cooperation Treaty) 국제출원 기준으로 한국의 특허 출원량은 8066건으로 전 세계 출원량의 5.2%를 차지했다. 1위는 미국으로 4만5790건(29.4%)이었고, 일본(2만9827건, 19.1%), 독일(1만6736건, 10.7%)이 뒤를 이었다.



‘특허강국’ 한국의 버팀목은 역시 기업들이다.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들과 싸우는 기업들로서는 기술개발을 통한 특허 확보가 가장 중요한 기초체력이 된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확보한 기업은 어디일까? 이는 공식자료가 집계되지 않아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세계 최대 특허대국인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미국 등록특허가 일반적인 기준으로 많이 사용된다. 미국 등록특허 기준으로 2010년 말 현재 세계 1위의 다특허 보유 기업은 IBM이다. 누적 등록 건수가 5만8121건에 달한다. 2위는 캐논(3만8202건), 3위는 삼성전자(3만1155건), 4위는 도시바(2만9195건), 5위는 히타치(2만8596건)로 집계된다. 한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3위에 오른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 출원 건수로는 2006년부터 5년 연속 IBM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특허청에 등록된 국내 특허 건수를 살펴보면 역시 삼성전자가 1위로 나타났다. 2011년 3월 현재 삼성전자의 국내 누적 특허는 4만4424건에 달한다. 2위는 LG전자로 2만5325건에 이른다. 이어 하이닉스반도체(1만6871건), 현대자동차(1만2218건), 포스코(9211건)가 톱5를 형성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KT, 동부하이텍,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5개사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특허 톱10 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동부하이텍 등 3개사다. 동부하이텍은 삼성전자, 하이닉스처럼 종합반도체회사는 아니고 반도체를 수탁 생산하는 ‘파운드리(Foundry)’ 업체다. 이들 반도체회사를 포함해 전자·전기업종에 속하는 회사가 7개나 된다. 한국 경제의 주축산업에 걸맞은 특허 경쟁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전자·전기업종 특허 중에서 한국 경제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특허는 무엇일까? 전범재 특허청 전기심사과 서기관은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삼성전자의 특허기술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그는 “이 기술은 1990년대 초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사업 초창기에 출원됐는데, 전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계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핵심기술”이라고 밝혔다. 



이 특허기술은 특히 삼성전자가 2002년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원천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도시바, 샌디스크와의 특허 협상에서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교차사용) 계약을 맺을 수 있게 한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의 일등 효자 노릇을 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두 회사와의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이후 특허침해에 대한 걱정 없이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체제를 안정적으로 갖출 수 있었고, 지금까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김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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