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펀드공화국인가. 46조4900억원이던 펀드투자금액은 지난 6개월 사이 12조6000여억원이 증가해 59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외 주식 시장의 고공행진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펀드에 대한 고수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몰리자 운용사들도 앞 다퉈 펀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766개의 국내외 주식형 펀드는 155개가 늘었으며, 전체 펀드 수는 595개가 늘어 8732개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자산운용사든, 펀드든 옥석을 가려 투자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이코노미플러스>는 한국펀드평가와 함께 공동으로 2005년, 2006년에 이어 세 번째로 베스트 자산운용사를 선정했다.

주식 부문 :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 부문 : 산은자산운용

펀드가입 시 가장 많이 고려되는 것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과거 수익률이 좋은 펀드가 미래에도 계속 높은 수익률을 낸다는 보장은 없다. 수익률이 좋다고 특정 펀드에 ‘올인’하는 것은 시장 상황이 바뀔 경우 곧바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펀드의 수익률뿐만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꼼꼼히 따져본 후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개별 펀드의 수익률만 공개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플러스>는 개인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자산운용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재무 건전성, 운용 건전성, 운용 성과 등을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렇게 49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주식 펀드 부문에서는 지난해 3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에 등극했다. 채권 펀드 부문에서는 산은자산운용이 도이치, SH자산운용 등을 제치고 새롭게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식 및 채권 펀드 부문에서 모두 TOP10에 오른 곳은 PCA, CJ, 칸서스 등 3곳이었다.

이번 평가에서 주식 및 채권 펀드 평가 기준(평가 기간 2년, 설정액 주식 펀드 50억원 이상, 채권 펀드 100억원 이상 공모 펀드)에 부합하는 운용사는 주식 펀드 부문 27개사, 채권 펀드 부문 19개사였다. 지난해보다 각각 4개사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주식 시장이 급등하면서 설정액 기준치를 넘는 펀드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위권 순위 변동 심해

주식 펀드 부문 상위권의 순위 변동은 심했다. 지난해 주식 펀드 부문 TOP10에 들었던 운용사 중 올해 10위권에 든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PCA투신운용 두 곳 뿐이었다. TOP10 기업 중 수탁고 10조원이 넘는 기업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한투신운용, SH자산운용 등 3곳으로 중소형사들이 오히려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수익성이 단연 돋보였다. 이 회사의 2년 수익률은 62.12%로 업계 평균 수익률(51%)보다 11.12%포인트 높았다. 또 RRAR(상대 위험 조정 후 수익률), 샤프지수, 성과 지속성 등 다른 평가 항목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수익성 평가 항목인 수탁고 대비 순이익률, ROI(총자산 이익률) 등의 부문에서 고르게 10위권 안에 들었다.

지난해 16위에 머물렀던 랜드마크자산운용은 2위에, 13위를 기록했던 유리자산운용은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랜드마크는 자본적정성면에서, 유리는 수익성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순위를 끌어올린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CJ자산운용은 지난해 11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알파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보다 3계단 상승해 5위를 기록했다. PCA는 지난해 4위에서 6위로 떨어졌고,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5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위였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TOP10 운용사 중에는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순위가 추락한 곳도 있다. 지난해 각각 1, 2위를 차지했던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과 신영투신운용은 2년 수익률이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해 26위와 13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은 주식 펀드 2년 수익률이 37.12%로 업계 평균에 한참 뒤졌으며, 성과 지속성·RRAR·샤프지수 등도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한 것이 추락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영도 수익률이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44.46%를 기록했다.

한편 2년 수익률이 가장 낮은 자산운용사는 신한BNP파리바투신. 이 회사의 2년 수익률은 33.69%로 꼴찌를 보였으며, 이로 인해 평가 대상 자산운용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채권 펀드 부문 역시 지난해 10위권 얼굴의 절반이 바뀌었다. 도이치투신운용, CJ자산운용, SH자산운용, 우리CS자산운용, 대한투신운용 등 5개 자산운용사가 10위권에 남았다.

채권 펀드 부문 역시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지난해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던 산은자산운용이 도이치투신운용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도이치투신운용의 2년 수익률은 9.85%로 업계 평균보다 1.65%포인트나 높았다. 하지만 수익성 부문의 수탁고 대비 순이익률과 ROI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해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SH자산운용은 지난해 1위에서 6위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3위를 차지했던 대한투신운용은 무려 6계단이 떨어져 9위로 내려앉았다. SH·대한투신은 2년 수익률, RRAR, 샤프지수, 성과 지속성에서 부진한 것이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3위에는 PCA가 새롭게 부상했다. PCA는 2년 수익률 부문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부문에서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9위와 10위였던 한국투신운용과 삼성투신운용은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 부진으로 인해 각각 17위와 14위로 밀렸다. 대신 푸르덴셜자산운용, 흥국투신운용, 칸서스자산운용이 10위권에 새로운 얼굴로 등장했다.

1인당 8개 펀드 운용

펀드매니저 1인당 운용하고 있는 펀드 수는 어느 정도일까. 자료 분석 결과 펀드매니저 1인당 평균 8.3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운용 펀드 수는 지난해 7.5개에서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펀드매니저의 운용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는 것.

1인당 펀드 수가 가장 많은 운용사는 CJ. 이 회사의 1인당 펀드 수는 21.3개에 이른다. 이외에도 1인당 10개 이상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은 알파에셋, 서울, 유리 등 8개사에 달한다. 이와 반대로 슈로더, 피델리티, 알리안츠, 칸서스 등은 1인당 3개 정도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펀드를 운용하는 인력은 등록된 숫자보다 적기 때문에 펀드매니저 1인당 운용하고 있는 펀드 수는 이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은 인력으로 여러 개의 다양한 펀드를 운용하다 보면 적잖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펀드 운용 인력이 관리하는 펀드 수가 많을수록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 시장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운용 시장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확충이 절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각 운용사마다 비슷비슷한 상품을 쏟아내면서 펀드 수만 늘리기보다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운용 인력 양성 노력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형 펀드가 10위 내 8개 포진

개별 펀드의 2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주식형 펀드에서는 KTB자산운용, 동양투신운용, 대신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대한투신운용 등이 우수한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식형 펀드 TOP10에 든 운용사는 미래에셋과 대신뿐이다.

펀드 규모별로는 중소형 펀드가 대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더 좋았다. TOP10 내의 펀드 중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펀드는 8위와 10위를 차지한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1클래스A’와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 등 2개뿐이다. 오히려 설정액이 100억~300억원가량인 소형 펀드가 2~5위 자리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개별 펀드 성과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인 곳은 KTB자산운용. 이 회사의 ‘KTB마켓스타주식-A’와 ‘KTB글로벌스타주식형펀드’가 1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KTB마켓스타주식-A’는 99.8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최고의 펀드에 뽑혔다. 이는 업계 평균(52.10%)보다 거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설정일 이후 펀드 수익률은 127.5%.

이 펀드는 장기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은 대형 우량주 및 업종 대표주를 기본 포트폴리오로 구성했다. 또 시가총액 상위 50종목을 70% 수준으로 편입한 것도 특징이다. 수년 뒤의 가치를 내다보고 투자하기 보다는 현재 싼 값의 주식을 사서 적정 가치에 도달하면 파는 유연한 주식 운용이 수익률을 높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민재 KTB 전략리서치팀장은 “펀드 편입 종목을 매일 아침 회의를 통해 재조정하고, 기업 방문을 통해 매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실제 투자 종목과 비중 구성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 펀드 부문 베스트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과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 등 2개 펀드를 TOP10에 올려놨다.

한국투신운용은 ‘한국부자삼성그룹주식1’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1클래스A’ ‘한국골드적립식삼성그룹주식1’ 등 3개의 펀드를 TOP10에 올렸다.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 주 펀드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제일기획 등 각 업종별로 경쟁력이 높은 삼성그룹에 소속된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그룹 주의 개별 종목에 대한 주식 편입 비중은 유가증권 시장 내의 시가총액 기준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했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이 7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삼성그룹 주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영석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의 수익률 기여도를 최대한 이용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에 대한 물타기를 제한하는 등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오류를 최소화했다”고 수익률 상위 진입 이유를 설명했다.

채권형 펀드 부문에서는 산은, 도이치, SH, CJ 등 상위권 운용사의 펀드들이 TOP10을 차지했다. 베스트 채권형 펀드 자리는 도이치투신운용의 ‘도이치코리아채권1-1클래스’가 차지했다. 수익률은 9.78%. 뒤이어 산은자산운용의 ‘산은밸류플러스채권1클래스A’가 9.29%로 2위에 올랐다. 대한투신은 ‘클래스원장기채권S-1’ 등 3개의 펀드를 TOP10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한편 채권형 펀드는 경기 회복과 통화 당국의 긴축 정책, 증시 활황 등 악재가 겹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콜금리 인상 우려마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를 더욱 냉각시키고 있다. 주식 펀드에 돈이 몰리면서 채권 펀드의 설정잔액은 지난해부터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주식형 펀드 설정잔액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증가와 해외 주식형 펀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보다 12조6463억원이 늘어난 59조136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같은 기간 3조5980억원 줄어든 46조81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재헌 도이치투신운용 상무는 “최근 주식 시장이 급등하고, 금리가 오르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채권 펀드보다는 주식 펀드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채권과 주식 펀드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국 ‘뜨고’ 일본 ‘추락’

해외 주식 펀드 부문에서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극과 극으로 크게 차이가 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 펀드는 훨훨 난 반면 일본 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중국 펀드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종류A’가 48.07%의 수익률을 내며 독보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은 이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 등이 30% 이상의 고른 수익을 내며 10위권 내에 5개를 포진시키는 위력을 보였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펀드들은 평균적으로 수익률이 급감했다. 대한, 기은SG, 삼성 등의 일본 펀드들이 모두 1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 달리 일본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한투자신탁운용의 ‘대한FC일본주식해외재간접1클래스C’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9.50%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하지만 상반기 엔화 약세에도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유명인 펀드 

노대통령 펀드로 짭짤한 수익 올려

노무현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균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노 대통령은 고수익이 기대되는 코스닥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 2년여 만에 70%를 웃도는 평균 누적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8000만원을 투자해 거의 6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노 대통령은 2005년 7월 “부동산보다 자본 시장 쪽으로 자금이 몰리는 게 바람직하다”며 펀드에 가입했다. 주로 코스닥 주식이 편입된 여러 펀드 중 대표적인 8개 펀드를 선정해 각각 1000만원씩 투자했다. 노 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한 2005년엔 36.1%의 수익을 올렸으나 지난해 219만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노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가 어떤 것인지는 금융실명제 때문에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대략 8개 유력 펀드의 수익률이 평균 70%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최고의 수익률은 100%를 약간 넘었고, 최저 수익률은 3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펀드들이 강세장에서 수혜를 보면서 대통령 펀드들도 덩달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스트자산운용사 선정과정 및 평가결과, 상위수익률 펀드표 상세보기]

  INTERVIEW    베스트 자산운용사(주식 펀드) /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조직간 시너지, 효율적인 관리 체제 덕 봤다”

     1년 동안의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절반 차지

 태은경 기자 ektae@chosun.com

한반도를 휩쓴 펀드 열풍 한가운데 ‘미래에셋’이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년간 수익률 상위 20개 주식형 펀드 중 4개나 이름을 올리며 주식 부문 베스트 자산운용사로 뽑혔다. 해외 펀드의 경우는 더욱 놀랍다. 1년 동안의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절반을 차지했다. 전체 운용하고 있는 펀드 설정액도 31조3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펀드의 전체 규모가 250조원이니 10%를 훌쩍 넘는 간접 투자 자산을 한 회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읽고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회사의 풍토가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운용팀과 리서치팀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주는 미래에셋 고유의 운용 시스템에 구성원들의 열정이 보태져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엄격한 리스크 관리와 적절한 내부 통제가 이뤄지는 관리 체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효율적인 관리가 안정적인 수익률 달성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구 사장은 최근 금융 자산이 투자형 금융 상품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면서 펀드 투자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이 펀드 투자로 벌어간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소비가 늘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초 이후 간접 투자 시장에서 발생한 부가가치가 대략 15조원 정도입니다. 건전한 자산운용의 문화가 자리를 잡는다면 자본 시장은 안정되고, 투자를 통해 불어난 자금을 바탕으로 소비도 진작되며, 궁극적으로는 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투자형 상품에는 항상 리스크가 동반된다는 사실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에셋이 다양한 펀드 상품을 라인업하면서 업계에 주도적인 입지까지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는 인디펜던스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라는 효자 상품들의 역할이 컸다. 이 상품들은 2000년대 초반 금융 자산은 은행 예금에 넣어두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던 시절, 적립식 펀드 열풍에 불을 댕긴 상품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 초 IT 버블 붕괴로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됐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을 오랫동안 유지해오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줬기 때문이다. 구 사장은 두 상품이 한국 시장의 장기 투자 문화를 심어줄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인디펜던스는 6년간 600%에 달하는 누적 수익률을 달성했고, 디스커버리의 경우도 국내 주식형 펀드 2년간 수익률 상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 수출로 글로벌 시장 노려

펀드 투자가 활발한 가운데 한편에서는 최근 지속되는 주가 상승에 많은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구 사장은 “한국 시장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로써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면서 “기업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주식 시장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에서 중국, 유럽, 인디아 등의 비중이 커지면서 경제 구도의 다원화가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섣부른 장기 시장 전망은 무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도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는 현재 시점에서 글로벌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유동성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ECB(유럽중앙은행)에서 기준 금리를 3.25%에서 3.5%로 올렸고, 중국도 과잉 유동성 억제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도 금리 인상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의 IT 버블 시기에 미국이 기준 금리를 6.5%까지 인상시켰던 때와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중국, 인도, 유럽, 일본 경제가 견조하게 상승하는 가운데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긴축이 아니라 중립적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도 지금은 금리가 경기에 중립적인 수준이며 급격한 인플레이션 우려만 없다면 현 수준에서 급격히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로 위축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조정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좋은 기회를 놓쳤던 것도 사실입니다. 리스크 관리는 분산·장기 투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매매 타이밍을 분산시키는 것도 투자의 기회를 넓히면서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올 상반기 조정기를 대비해 기다리는 방법보다 매수 타이밍을 분산시켜 투자에 임했다면 수익을 올릴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지 말고 펀드 투자의 기본인 장기·분산 투자로 자신의 성향에 맞게 위험을 관리해나간다면 최소 5~10년 시장의 전망은 밝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래에셋이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펀드를 통한 해외 진출이다. 올 하반기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런던까지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판매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 출시된 펀드가 해외에서 역외펀드로 출시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 사장의 기대는 크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금융업이 가장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제조업이나 건설업은 물론 유통업, 내수 기업들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2003년 국내 자산운용사 중 가장 먼저 해외 시장에 진출했지만 지금까지는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해외 유망 지역에 투자하는 국내 판매 펀드만 선보였습니다. 이제는 국내 투자 펀드 및 아시아 지역 투자 펀드에 대해 확보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각국에서 판매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간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운용사들은 선진 금융 시스템과 리서치 능력을 내세워 새롭고 다양한 금융 상품을 선보여 왔던 게 사실이다. 구 사장은 이에 대해 컨슈머, 인프라 펀드 등은 글로벌 운용사의 상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고 오히려 우수한 상품들이라고 자부한다. 또 해외 현지에서 우수한 리서치 팀이 활동할 수 있도록 인력 보강에도 만전을 기할 생각이다.

  INTERVIEW    베스트 자산운용사(채권 펀드) / 조강래 산은자산운용 사장

“조직 혁신으로 재도약 발판 마련…

  2010년 TOP10 진입”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

 “다양한 상품 개발 능력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여기에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의한 운용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 것이 요인입니다.”

조강래(51) 산은자산운용 사장은 베스트 자산운용사에 선정된 요인에 대해 ‘왕도’는 없다고 말했다. 산은자산운용은 한때 수탁고가 14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4위권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대우채 사태 등을 겪으며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5월 산업은행이 300억원의 증자를 완료해 최대 주주(지분 64.3%)가 되면서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현재 설정액으로만 따지면 산은자산운용은 49개 자산운용사 중 18위다. 하지만 2010년 10위 내 진입을 목표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5년 취임했을 당시 회사는 신설 법인이나 다름없었을 정도였죠. 짧은 기간 TOP 10에 오르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 겁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도 아니겠죠.”

하나증권 영업본부장, 우리투신운용 경영지원본부장과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그는 2005년 산은자산운용의 재도약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산은자산운용은 조 사장 취임으로부터 2년여가 흐른 지금, 수탁고 5조를 바라보는 중견 운용사로의 재기에 성공한 셈이다. 산은자산운용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된 것은 AI(Alternative Investment: 대체투자) 부문 특화, 장기적인 신뢰를 통한 대형 법인과의 거래 활성화라는 설명이다. 

“취임하자마자 맨 처음 한 일이 조직 혁신이었어요. 새로운 동력원이 될 AI본부와 상품전략팀을 신설했죠. 다른 시중은행 자회사들은 막강한 판매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산업은행은 지점이 거의 없어 판매망이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야 했죠.”

그는 또 본부장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 인력 채용을 포함해 운용에 이르기까지 권한을 본부장에게 완전히 위임했다. 막대한 권한을 준만큼 철저한 책임을 요구했다. 조직은 역동적으로 변했다.

산은자산운용은 ‘상품 잘 만드는 회사’로 불린다. 조 사장이 신설한 상품전략팀에서 맨 처음 내놓은 게 이른바 ‘기숙사 펀드’다. 산은자산운용에서 설정한 펀드로 민간자본을 유치해 프로젝트 파이낸스 기법으로 기숙사를 건립하는 구조다. 이미 이러한 방식으로 건국대 기숙사를 건립하고 있다. 기숙사 펀드는 공익 목적에 부합하면서 15년간의 장기 안정적인 구조화 펀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운용에서 벗어나 위험과 수익이 펀드 설정 시에 확정되는 장기 구조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수익성과 함께 공익성도 추구할 계획입니다.”

산은자산운용은 이러한 투자 상품 개발에 있어서 단연 눈에 띈다. 재간접 펀드, 해외투자 펀드, 파생상품 펀드, 부동산 펀드, 구조화 펀드, 선박 펀드 등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판매함으로써 AI 부문 비중이 약 37%에 이른다.

우량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중소기업 성장 지원 펀드, 도덕성과 투명성이 뛰어난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 책임 투자(SRI) 펀드, 사회 간접자본인 발전소에 투자하는 펀드를 개발해 운용 중에 있다. 조만간 글로벌 인프라 펀드도 만들 계획이다.

대체투자부문 특화

산은자산운용은 상품을 잘 만들 뿐만 아니라 운용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장기적인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을 유치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인정받아 정통부, 노동부, 건교부 등 주요 연기금의 자금을 신규 유치했고, 국민연금으로부터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운용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 사장은 특히 회사채 펀드에 강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늦게 출발한 편이지만 회사채 펀드의 운용에 있어 중요한 신용 분석 기능과 위험 관리 기능이 탁월합니다. 모기업인 산업은행의 뛰어난 기업 분석 능력을 물려받았다고 할까요.”

그는 모기업인 산업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정책 금융보다 IB 분야로 방향을 바꾸면서 산은자산운용이 자금 조달 창구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베스트 자산운용사 사장이 가지고 있는 펀드 투자 원칙은 무엇일까.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펀드가 쏟아질 때 어떤 펀드에 가입해야 할까. 그는 펀드를 고를 때도 주식 종목을 고를 때처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의 실적에 얽매여서는 안 됩니다. 펀드 수익률은 과거 실적과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물론 수익률도 참고해야죠. 수익률을 참고할 땐 단기보단 장기 수익률을 먼저 체크해야 합니다. 그래도 수익률보다는 회사의 운용 능력을 먼저 봐야 합니다.”

해외 펀드가 인기 있는 요즘 유망 해외 투자처는 어딜까. 그는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나 이머징 마켓에 대한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머징 마켓 등에 대한 투자에 대해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너무 용감하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가 추천하는 해외 투자 지역은 브라질과 일본.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의 취임 이후 경제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만간 브라질 관련 펀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귀띔했고, 일본이 지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요? 개도국의 PER이 15~16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증시도 2700~2800선까지 성장할 겁니다.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추세도 좋을 뿐더러 인접한 중국의 성장 기조가 유지되면 최대 수혜국은 우리나라가 될 겁니다.”

추천펀드

산은S&P글로벌 테마펀드

스탠다드&푸어스(S&P)에서 발표하는 세 가지 글로벌 테마 인덱스를 복제해 운용하는 펀드로 산은자산운용이 S&P사와 제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출시한 상품이다. 지난 4월2일 출시해 운용중이다. 세 가지 테마는 인프라, 물 부족, 기후 변화 등으로 ‘산은S&P글로벌 인프라 주식형 펀드’ ‘산은S&P글로벌 워터 주식형 펀드’ ‘산은S&P글로벌 클린 에너지 주식형 펀드’로 구성돼 있다. 향후 장기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테마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장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기존 투자 자산과의 낮은 상관관계로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반기 투자 전략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설문 조사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 비중 높여야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식형 펀드에 대한 유입액이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펀드의 투자처도 갈수록 다양해져 각종 테마 펀드에 대한 투자가 증가 추세다. 결국 펀드가 대세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막상 투자자들은 선택에 갈피잡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또 상반기까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라 하더라도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도 예측은 모호하다.

<이코노미플러스>는 14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하반기 투자 전략 및 국내외 시장 전망과 유망한 투자 대상, 추천 펀드 포트폴리오, 그리고 위험 요인 및 대비 방안 등을 조사했다.

먼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투자 전략과 관련,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며, 특히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센터장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높여야한다’고 응답했다. 국내 주식 시장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고, 조정을 거친다하더라도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때문이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센터장은 “하반기 국내 기업 이익 증가로 주가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4분기 다소 조정이 예상되긴 하지만 2008년까지 상승 대세는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국내 주식 비중은 늘려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예상되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향후 15~40%.

나머지 두 명은 ‘중국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경우 단기 과열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긴축 의지가 과열을 진정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높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수급상 수요가 우세하다고 여겨지지만 정부 지분 매각을 위해 IPO 물량을 과도하게 출하하면 주가 조정이 될 수도 있다”며, “위안화 평가절상, 금리 인상 등의 성장통을 겪게 되면 출렁일 수 있겠지만 좀 더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좋은 투자처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위험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한 각국의 긴축 재정으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경우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서명석 센터장은 “3분기 중 2~3개월 조정기가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적립식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단기 과열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높은 이익 증가율로 인해 12개월 예상 PER은 15.8배, 내년 예상 PER은 14.7배로 5월말 현재 선진국 증시의 12개월 예상 PER인 15.1배, 내년 예상 PER인 14.4배와 비교할 때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높은 수준이 아님을 강조했다.

단기간 급등으로 인해 조정을 거칠 경우, 오히려 펀드 투자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다만,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시장 내에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어 펀드의 수익률 편차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펀드를 선별해내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경우 1년간 예상 수익률에 대해서는 연 15% 수준으로 보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 이는 증시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5% 수준도 가능하다고 답변했는데 이유는 한국의 밸류에이션이 선진 아시아 수준까지 올라가는 시점으로 보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펀드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만한 펀드로는 아시아, 선진 유럽 관련 해외 펀드를 가장 많이 추천했고, 해외 부동산 리츠 펀드, 환경 에너지 섹터 펀드 등이 분산 투자해 볼 만한 펀드로 꼽혔다.



이런 펀드 피해라!

판매사가 과도하게 캠페인 하는 펀드 조심

소규모·종목 교체 잦은 펀드도 피해야

 “가끔씩 본사에서 영업점 PB들에게 특정 펀드를 판매하라는 할당량이 떨어진다. 만기가 가까워진 고객들에게 전화해서 권유하지만 정작 친하고 중요한 고객에게는 펀드 가입을 권유하지 않는다. 본사에서 소위 ‘드라이브’를 거는 펀드는 통상 수익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 은행 PB가 피해야 할 펀드의 대표적 경우가 ‘판매 캠페인용’ 펀드라고 지목하면서 한 말이다.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올려주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가입하고 나서 해지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골칫덩이인 펀드도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피해야 할 펀드’에는 어떤 게 있을까.

먼저 판매사에서 대대적으로 판매 캠페인을 하는 펀드라고 해서 덥석 가입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물론 100% 해당되는 기준은 아니지만 이런 펀드들은 일단 검증을 거친 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새로 출시된 펀드가 대다수이다 보니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채 판매 규모만 늘어나고 실적이 좋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은행에서 판매하는 경우 그 규모가 커서 투자자들이 인기 펀드로 오인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많은 지점을 거느린 은행에서 판매한 일부 펀드들은 판매 초기 많이 팔렸지만, 설정 후 환매가 가장 많이 일어났던 시점의 수익률은 시장 대비 수익률보다 훨씬 저조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펀드일수록 대형 판매사의 판촉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시장의 검증을 거친 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소규모 펀드도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6월13일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는 펀드는 모두 8732개. 펀드 수로만 따지면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다. 하지만 펀드 시장이 활성화한 가운데서도 설정액 규모가 작아 ‘버려지는’ 펀드들도 늘고 있다.

특히 이렇게 버려지는 펀드 중 설정액 1만원 미만 펀드가 21개에 이른다. 이중 설정액이 5000원인 펀드가 8개이며, 수탁액이 1원에 불과한 펀드도 3개나 된다. 이러한 펀드들로 인해 우리나라는 ‘펀드 난립국’이라는 오명을 쓸 정도다.

이렇게 버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3년부터 현재까지 상환된 펀드만도 6122개로, 평균 운용 기간은 15개월에 그친다.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사라지는 이런 펀드는 성과가 좋지 않아 판매사와 투자자에게 외면 받은 결과다. 수탁액 규모와 수익률의 관계를 단정하긴 어렵지만 채권 펀드의 경우 펀드 규모가 작으면 운용 자체가 어렵다. 주식 펀드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편이지만, 1억원 미만인 경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설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펀드가 소규모로 남아 없어지게 될지, 대규모 펀드가 될지 예측하긴 쉽지 않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의 경우 이미 일정 규모 이상의 설정액을 유지하고 있는 펀드 중에서 투자 대상을 선정하거나 과거 펀드 관리 능력이 우수한 운용사를 고르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적정 규모의 펀드를 찾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밖에 피해야 할 펀드로는 자산 배분 및 종목 교체가 잦은 펀드도 꼽힌다. 국내 펀드는 매월 단위로, 해외 펀드는 3개월 단위로 펀드의 자산 목록을 공개하므로 자신이 투자한 펀드의 자산 배분과 종목 교체를 정기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운용 스타일이 자주 바뀐다면 운용 시스템이 불안정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또 시스템적인 운용이 아닌 특정 스타 펀드매니저에 의해 운용되는 펀드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장시형,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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