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60%, 대선 후 부동산 값 ‘오를 것’

투자 1순위는 아파트 밀어내고 토지… “강북 ‘강세’, 강남 ‘하락’ 더 이어질 것”

“대선 후 국내 부동산 가격은 1~4% 소폭 상승할 것이다. 상승 시점은 대선 직후인 내년 초가 될 것이다. 투자 유망 상품은 아파트보다는 개발 호재가 있는 토지(땅)가 더 좋아 보인다. 서울 지역 아파트는 서대문·중구·도봉구 등 ‘소외 지역’의 상승이 내년 초까지 더 이어질 것이다. 과도한 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이 현 아파트 시장 침체의 주범이다.”

올 연말 대통령 선거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까를 묻는 <이코노미플러스>의 긴급 전화·이메일 설문에 응답한 25명의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내년 초 1~4% 소폭 상승에 무게

전문가들은 우선 올해 대선과 부동산의 함수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체적으로 “올 대선은 부동산 값을 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대선이 부동산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를 묻는 질문에 전문가 25인 중 15명(60%)이 ‘상승시킬 것’에 표를 던졌다. ‘영향이 없을 것’이며 대선 후 집값이 보합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중립’적 입장을 보인 전문가는 9명(36%)이었고 ‘하락시킬 것’이라는 응답은 1명(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 4%)에 그쳤다.

이분법적 논리로 설명한다면 대선 후 집값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60%가 ‘상승’에 무게를 뒀고 40%는 ‘보합’ 내지 ‘하락’에 표를 던진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002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에서도 부동산에 미치는 ‘대선 프리미엄’의 존재를 전문가들이 인정한 셈이다.

올 연말 대선이 부동산에 ‘상승’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근거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실장은 “대선 결과 어떤 후보가 되어도 양도세 중과 해제 등 과도한 규제가 일부 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김학환 대한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장은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와 부동산 개발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실수요자에 대한 세금 완화 가능성이 높다”며 “정책 변화에 따른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 논리만 본다면 과도한 규제에 따른 가격 하락 압력이 높지만 대선이란 돌발 변수가 가격 하락 압력을 상쇄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대선 후 집값이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이라는 ‘중립’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 폭을 묻는 질문에는 대다수가 1~4% 정도의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마디로 대선을 기점으로 부동산 가격이 움직여도 그동안의 침체에서 추세의 변화를 뜻하는 급격한 상승이 아니라 완만한 회복세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새 정부도 부동산 값 안정과 집값 안정화 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봤고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등 시스템이 갖춰져 폭등은 어렵고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총 응답자 22명 가운데 50%인 11명이 대선 직후(12월말~내년 초)라고 답했다.

전문가 64%, “아파트 값 다시 상승할 것”

전문가들은 향후 투자 유망한 부동산 상품으로는 아파트(23%)보다는 토지(27%)를 1순위로 꼽았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유력 상품이었던 아파트가 2순위로 밀려난 셈이다. 특히 그동안 후순위에 머물렀던 상가·오피스텔(15%)을 꼽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단독주택과 빌라·연립주택, 타운하우스를 포함한 전원주택을 투자 유망 상품으로 꼽은 사람은 각각 8%에 머물렀다. 기타(12%) 가운데서는 재개발(신영균 부동산플라자 사장, 정요한 텐커뮤니티 사장)과 오피스(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를 유망 상품으로 꼽은 전문가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아파트 투자 인기는 이대로 끝날 것인가. 올 들어 서울 지역 아파트 값 상승률이 1.07%로 수치상 ‘상승’이지만 내용상 ‘정체’ 양상이 뚜렷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파트 투자 무용론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파트 투자 무용론’에 대해 ‘반대’ 의견이 훨씬 많았다. 전문가 25명 중 16명(64%)은 ‘아파트 값이 재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8명(32%)만 ‘아파트가 주도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답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아파트가 재상승할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 셈이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서울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는 향후 5년 이상은 여전히 인기 투자처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대선을 전후한 기간(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아파트 가격 전망에 대해 약 70%의 전문가들이 ‘상승’에 무게 중심을 뒀다. 이 가운데 64%(16명)가 1~4% ‘소폭 상승’이라고 답했고 5% 이상 상승한다는 의견(1명)도 나왔다. 반면 1~4% 소폭 하락이라는 답변은 4%(1명)에 그쳤고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보합’ 의견이 28%(7명)이었다. 실제 전문가들은 대선 후 집값 뿐 아니라 대선 전인 10월부터 아파트 값이 조금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인 셈이다.

유망 투자 평수는 108~150㎡(33~45평)대 ‘중대형’

유망 투자 평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108~150㎡(33~45평)의 ‘중대형’ 평수가 가장 좋을 것(48%)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전세 물량의 인기 평수인 66~108㎡(20~33평)의 ‘중소형’ 평수를 꼽는 전문가들은 36%에 그쳤다. 150㎡(45평) 이상 대형 평수가 낫다는 전망은 16%에 불과했다. 진명기 JMK플래닝 사장은 “아파트가 투자보다는 향후 주거 가치가 커지기 때문에 대형 평수는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서울·수도권 투자 유망 지역이 어디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강남·서초·송파를 꼽는 전문가(10명)들이 40%로 가장 많았다. 올 들어 아파트 값이 하락했음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향후 반등 시점에 이들 ‘강남 3구’의 탄력적 상승을 점친 셈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주식 투자에서 대세 상승기에는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이 주도하듯 아파트 가격 회복 시점이 오면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인 강남 3구의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포와 용산·서대문 등 최근 상승률이 높았던 서울 강북 지역이 36%(9명)로 뒤를 이었다. 봉준호 닥스플랜 사장은 “개발 계획이 몰려있고 대형 평수, 고급 주택 분양 계획이 몰려있는 용산·뚝섬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파주와 양주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수도권 북부를 꼽는 전문가(12%·3명)도 눈에 띄었다.

반면 불과 1~2년전 까지만 해도 인기 지역이었던 분당·용인 등 경기 남부를 꼽은 전문가들은 단 2명에 불과했다. 특이한 점은 은평 뉴타운과 지난 6월 분당급 신도시로 발표된 동탄신도시는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편 올해 서울 지역 아파트 값 상승률 1~3위인 서대문구·중구·도봉구 등 소외 지역의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내년 초까지는 계속 오를 것(54%)’이라는 의견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46%)’는 의견보다 약간 우세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뉴타운 등 개발 이슈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 상승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 침체의 주범으로는 과도한 대출 규제(38%)와 공급 부족(19%), 금리 인상(15%) 등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세금(12%)이나 분양가 상한제(4%)보다는 대출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책’이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가져온 핵심 변수라는 지적이다.

설문에 응해준 분들(25인) 

고종완 RE멤버스 사장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 김광석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실장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 김학환 대한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장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 박병호 한국리츠에셋 이사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 봉준호 닥스플랜 사장 신영균 부동산플라자 사장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 유영상 상가114 소장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이영호 닥터아파트 실장 이종구 에셋메이커 사장 이호상 대한주택건설협회 기획부장 정연수 도시와사람 전무 정요한 텐커뮤니티 사장 진명기 JMK플래닝 사장 최영원 유니에셋 컨설팅팀장(이상 가나다순)

  네티즌 301명 설문 결과 

대선 후 집값 ‘오른다(73%)’, ‘떨어진다(16%)’, ‘보합(11%)’ 순

전문가보다 오히려 네티즌들이 대선을 기점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10명 중 6명이 ‘상승’ 전망을 한 반면, 네티즌들은 73%가 대선 후 집값 전망을 ‘오른다’ 쪽에 표를 던졌다.

<이코노미플러스>가 포털사이트 ‘엠파스 랭킹’에 의뢰한(조사기간: 9월14~17일) 결과 총 301명의 응답자 가운데 ‘소폭 상승(177명·59%)’과 ‘폭등(43명·14%)’ 등 상승 의견이 73%에 달했다. 반면 ‘소폭 하락(45명·15%)’과 ‘폭락(3명, 1%)’ 등 하락 의견은 16%에 그쳤고 ‘보합’이라고 답한 네티즌은 33명(11%)에 불과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 시기를 묻는 질문에서는 ‘대선 직후’가 34%로 가장 많았고 대선 직전(24%), 내년 봄(20%), 대선 후 6개월 뒤(12%) 순으로 많았다. 특히 네티즌들은 전문가와는 달리 여전히 아파트(43%)를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이 향후 부동산 투자 1순위로 꼽은 땅은 31%로 2위에 머물렀다.

한편 네티즌들은 향후 가장 중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펀드(간접 투자)를 꼽았다. 응답자 가운데 40%인 120명이 펀드를 가장 유효한 재테크 수단이라고 대답했고 부동산(36%)은 그 다음 순위였다. 이어 주식(직접 투자)과 예·적금, 채권 순으로 나타났다.

박인상 기자 / 사진 : 오종찬 조선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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