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시니어 고객을 잡으려는 금융권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주력소비층으로 부상한 뉴 시니어 마케팅은 향후 업계 판도를 가를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금융·투자 부문

건강상담에 유언신탁 서비스까지…

아이디어 총동원 뉴 시니어 ‘유혹’



부자 뉴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해 금융권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평생플러스통장을 만든 은퇴준비 고객에게 전화금융사기 단체보험을 무료로 가입해 준다. 보험기간 중 전화금융사기를 당했을 때 피해액의 70%를 보상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1000만원 이상 와인정기예금에 신규가입한 시니어 고객에게 건강검진 예약권과 24시간 통화할 수 있는 건강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특별우대금리만으로는 더 이상 다른 은행과 차별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수 국민은행 수신팀장은 “뉴 시니어 고객의 주요 관심사가 건강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부와 건강을 동시에 챙겨 준다는 이미지로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속시장에 눈을 돌린 보험사도 있다. 대한생명은 상속재산이 안전하게 전달되도록 돕는 유언신탁상품을 내놓았다. 재산관리와 증식도 가능하다. 보험사들은 이런 서비스를 전담할 공증담당 변호사 등 전문가를 채용하기도 한다.



증권사들이 상품설명서의 글자를 크게 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도 쉽고 단순하게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자산관리·주식·펀드매매 등 꼭 필요한 11개 메뉴만으로 꾸민 뉴 시니어 전용 HTS를 개발했다.

은퇴준비는 연금보험·라이프사이클 펀드로

상품경쟁은 주로 보험사와 증권사에서 벌어지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선 은퇴 후 연금형태로 돌려받는 거치형 변액연금과 즉시연금보험이 인기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게 생겨날 정도. 삼성·교보·미래에셋생명 등은 2~3개의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0여개 펀드에 투자해 운용성과대로 원금·이자를 받는 변액연금은 최근 원금보장도 되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안전성을 더했다. 교보3업인덱스와 동양리셋플러스는 납입된 보험료의 200%를 보장한다. 물가상승률만큼 연금을 보장하기도 한다. 삼성인덱스업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비해 개발된 물가연동상품이다.



즉시연금은 가입한 직후 바로 다음 달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기존의 연금보험처럼 매월 일정금액을 내고 10년, 20년을 기다리지 않아도 돼 미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실버세대에게 인기다. 원금을 보존하면서 매월 이자 부분만 연금으로 수령하다, 사망 때 원금은 원하는 자녀에게 상속해 줄 수 있으며(상속형), 만기 생존 시 원금을 본인이 수령할 수 있다(환급형).



증권사는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펀드로 뉴 시니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라이프사이클이라는 이름은 나이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자동전환하고 인생을 설계해 준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젊었을 땐 주로 주식에 투자되다가 은퇴가 가까워지면 안정적인 채권비중을 늘린다. 현재 63개의 라이프사이클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4월 14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을 넘은 라이프사이 펀드는 20개다. 이들 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21.05%를 기록했다.<표 참조>



금융권의 이러한 뉴 시니어 유치경쟁은 베이비부머의 은퇴를 먼저 맞이한 일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일본 금융회사들은 뉴 시니어를 새로운 부유층으로 정하고 2004년부터 전담서비스를 시작했다.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UFJ증권은 회원제 서비스를 도입했고, 니혼생명과 야마토생명은 전문의 소개와 손자용돈보험을 개발했다.





Tip
l  우재룡 삼성생명은퇴연구소장



“아파트 평수 줄여 금융자산 늘려야”



“뉴 시니어는 전체자산의 80%가 부동산입니다. 이것을 50% 내로 줄여야 돼요. 아파트 평수를 줄이는 게 좋은 대안이죠.”



우재룡(50)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자산의 비중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포트폴리오가 노후대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나이별로 다르게 짜야 한다”며 “40대의 경우 주식형펀드에 70%를, 50대의 경우 30%를 투자하라”고 권한다.



이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몇 년 후 어떤 상황이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은퇴가 길게 남은 40대는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회복의 기회가 많지만, 은퇴가 코앞인 50대는 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렇다면 뉴 시니어의 은퇴 후 생활비는 매달 어느 정도 들까. 한국의 뉴 시니어들은 노후대비가 잘돼 있을까. 우 소장은 뉴 시니어는 해외여행과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며 여유로운 은퇴를 즐기기 위해선 도시생활 기준으로 월 생활비는 적어도 250만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직장생활 25년에, 급여가 월 400만원이며, 개인연금 20만원을 10년 동안 납입한 뉴 시니어라고 가정하면 매달 수령 받는 돈은 158만원에 불과합니다. 매달 92만원이 부족하단 얘기죠. 85세로 전제한 수명이 늘어나면 돈은 더 부족해집니다. 은퇴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우 소장은 “현재 만40세의 경우엔 평균수명이 94세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소득이 안정적인가, 직장생활 기간이 얼마 남았는가, 투자지식과 경험이 풍부한가를 모두 따져 본 후 노후대비 상태를 점검하고, 은퇴준비에 제대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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