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957년 대졸 공채 1기를 시작으로 50여 년 동안 호황기든 불황기든 인재교육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경영환경이 어려우면 교육 투자부터 줄이는 것이 타사의 경우라면, 삼성은 중장기적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해온 것이다.
인재제일’ 문화가 ‘최고인재’ 키운다

GE 등 선진기업도 깜짝 놀라는 교육환경·제도 강점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도 사람이다. 또 그 사람을 만드는 곳이 기업이다.”

삼성그룹의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은 일평생 ‘인재제일’을 경영활동의 근간으로 삼았다. 1987년 11월 선대회장이 돌아가시고, 이듬해인 1988년 3월 창업 50주년을 맞이하여 이건희 회장은 ‘제2창업’을 선언하면서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라는 새로운 경영이념을 공표했다. 이건희 회장 역시 선친과 마찬가지로 ‘인재제일’을 경영의 핵심과제로 삼은 것이다.

1938년 창업 이후 70년이 넘는 동안 삼성을 국내 1위 기업으로 끌어올리고 이제는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시킨 지속성장의 원동력은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하고,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 데 있었다.

인재선발-사람 됨됨이가 핵심 기준

필자가 1973년 삼성 대졸 공채로 입사하여 첫 발령을 받은 곳이 회장 비서실 인사팀이었다. 이병철 회장을 가장 근거리에서 모시며 배울 수 있는 크나큰 행운을 얻었던 셈이다.

이 회장은 인재선발 기준으로 학력 50점, 면접 50점을 반영하는 원칙을 갖고 있었다. 특히 “밝고 씩씩한 사람을 뽑으레이”라고 누차 말씀하시던 신입 초년생 시절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으나 차차 시간이 흐르면서 깊은 속뜻을 이해하게 되고 그것이 곧 삼성 인재선발의 일관된 기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우수한 두뇌를 가졌다 하더라도 사람됨이 앞서야 한다. 그것은 단정한 용모에서부터 먼저 나타난다. 또한 진취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명랑하고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라야 한다.

삼성은 학력이나 필기시험에 치중하는 다른 회사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인재선발 방식이었으며, 어둡고 소극적인 사람은 채용에서 제외시켜 왔다. 요컨대 사람 됨됨이가 삼성 인재선발 기준의 근간인 것이다.

그 덕택에 삼성에는 매우 다양한 출신의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매년 전국 150여 개 대학에서 신입사원이 선발되었다. 적은 곳은 한두 명에서 많은 곳은 70~80명까지 대졸 공채로 입사하였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그물망 같은 인적 구성이 삼성 조직의 강점이기도 하다.

인재육성-차원이 다른 교육 투자

삼성에 입사한 인재는 우선 대졸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통해 기본을 튼튼하게 무장한 채 동일 선상에서 스타트한다. 1개월 동안 동기생들과 함께 합숙하면서 직업관을 확립하고 도전과 개척 정신,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운다. 신입사원 입문교육부터 최고경영자 과정까지 끊임없는 인재육성을 통해 그 힘으로 기업을 일으키고 지속성장을 해나가자는 것이 삼성의 인재철학이다.

삼성의 연수원은 경기 용인에 있는 창조관, 호암관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시설도 최고급으로 꾸며 놓았다. 삼성 연수원은 삼성 임직원들이 일하면서 동시에 교육을 받는 시스템으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물샐틈없이 흡수하는 전초기지 구실을 한다. 또한 연수원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에도 충분한 교육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삼성은 1957년 대졸 공채 1기를 시작으로 50여 년 동안 호황기든 불황기든 인재교육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경영환경이 어려우면 교육 투자부터 줄이는 것이 타사의 경우라면, 삼성은 중장기적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해온 것이다.

그 예로서 이건희 회장 지시로 1990년부터 시작한 글로벌인재 양성 프로젝트인 ‘해외지역전문가제도’를 들 수 있다. 1인당 연간 5만달러씩 주어 세계 각국에 보내 1년 동안 현지 언어를 마스터하는 한편 현지 문화를 습득하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약 6000여 명의 지역전문가가 양성되어 수출전사로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글로벌인재 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해온 곳이 바로 삼성이다. GE 등 일류기업 관계자들도 삼성 연수원을 둘러보고는 교육 시스템과 투자 철학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인사원칙-능력주의와 권한위양

삼성의 인사원칙은 능력주의, 적재적소, 신상필벌의 세 가지다. 아무런 배경이나 인맥이 없어도 능력만 있으면 승진할 수 있고 남다른 처우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공정한 인사정책은 삼성의 전통적인 기업문화로 뿌리내리고 있다. 삼성에서는 지방대학을 나왔지만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유능한 글로벌 CEO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도 여럿 된다.

또 한 가지는 권한위양(Empowerment)이다. “오랫동안 사업을 해오고 있지만 그 동안 내 손으로 수표나 전표에 도장을 찍거나 물건을 직접 산 적이 없다.” “의심하려면 사람을 쓰지 말고, 쓴다면 철저히 믿어야 한다.”고 이병철 회장께서 생전에 자주 강조했던 말씀이다. 이런 권한위양 기조는 지금도 삼성의 조직문화로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

조직 내에서 팀장이나 담당자의 권한이 가장 많은 곳이 삼성이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속도경영(Speed Management)을 가능하게 하며 격변하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앞설 수 있는 경영무기이기도 하다.

조직의 결속과 정이 통하는 믿음, 동질적 가치관의 공동체의식도 삼성의 뚜렷한 특징이다. ‘삼성인’은 누구나 삼성을 대표한다. 선배는 후배를 지도하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는 조직문화가 있다. 삼성에 있든 삼성을 떠났든, 삼성인은 누구나 마음속에 삼성이라는 울타리를 간직하고 삼성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 삼성에 입사하여 오랫동안 한솥밥을 같이 먹고 그런 속에서 배우고 성장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삼성의 이러한 ‘인재제일’ 기업문화에서 성장한 수많은 인재들이 현재 글로벌 삼성에서 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삼성을 떠난 많은 인재들도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삼성의 인재철학, 즉 ‘인재제일’이라는 뿌리 깊은 나무는 어떠한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리라고 본다. “삼성은 인재의 보고”라는 말은 삼성인 모두에게 긍지를 심어주고 있다. 대한민국에 삼성이 있다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의 꿈이며 자랑일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발판이 될 것으로 본다.

(사)CEO지식나눔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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