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영 활동에 인간가치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가치경영(인권경영)을 내세우는 기업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늘고 있는 것과 달리 인권경영이라는 국제적인 추세의 동참에는 어딘가 미온적이란 인상이다. 인권에 자신이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고개를 들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기업에서 인권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신장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도대체 진실은 무엇일까. 기업에 몸담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결과는 썩 긍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희망의 단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 중 인권침해 경험 72.9<%BR>국내기업 인권경영 후진적 94.2<%/FONT>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 대리는 기분이 좋지 않다. 부장에게 불려가 ‘혼찌검’이 났기 때문이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질책을 당할 때마다 심한 정신적 몸살을 앓는다. 업무를 잘못 처리했으니 싫은 소리를 듣는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치솟는다. 욕설을 섞어, 그것도 여러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데는 인간적인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놈의 회사 때려치워야지’라는 생각으로 김 대리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6개월 동안 이어온 금연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김 대리와 같은 경험은 희귀한 것이 아니다. 설문조사 결과 웬만하면 한 번쯤은 겪는 일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인권을 침해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72.9%가 그렇다고 답한 것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사회 초년생이든 고참 직원이든, 남자든 여자든 응답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다만 외국계 기업 직장인들의 응답률이 60.0%로 다른 직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을 뿐이었다.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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