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으로 강한 것만 육성

국내 수성 해외 시장 개척 '안간힘'

GS그룹의 유통 부문 전략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할 수 있다. GS그룹은 올해 마트와 백화점 부문을 롯데쇼핑에 1조3400억원에 매각하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한 영역을 정리했다. 대신 업계 상위에 있어 경쟁력을 보유한 GS리테일(편의점, 슈퍼마켓) 및 GS홈쇼핑(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카탈로그 쇼핑)의 경우 각 사업부문에 투자를 지속하며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쟁력 있는 편의점·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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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의 핵심 사업인 편의점(GS25)과 슈퍼마켓의 경우, 매출 기준으로 둘 다 업계 2위다. 슈퍼마켓은 롯데, 홈플러스와 함께 빅3를 형성하고 있다. GS슈퍼마켓은 줄곧 1위를 하다 작년에 간발의 차이로 롯데에 1위를 빼앗겼다. 편의점은 보광의 훼미리마트, 롯데의 세븐일레븐과 함께 시장을 이끌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 편의점 GS25 점포 800여 개를 새로 열어 5000점 돌파를 계획 중이다.

GS리테일의 브랜드 중 도넛·커피 전문점 미스터도넛의 경우, 아직 시장 진입 초창기이긴 하지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평가다. 제과업체나 도넛업체 등이 모두 커피와 결합하며 카페형 매장들이 함께 각축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도넛시장만 따지면 미스터도넛의 점유율이 낮지만, 카페 비즈니스는 국내 시장에서 아직 성장성이 높아 앞으로 미스터도넛의 성장 가능성은 밝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드러그스토어(Drugstore)로서 헬스·뷰티 전문 유통브랜드인 GS왓슨스는 내년 말까지 70호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서구에서는 일반화된 드러그스토어는 건강식품, 화장품, 약품 등을 24시간 취급하는 유통업태로, 가장 진화된 유통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드러그스토어가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는 드러그스토어에서 약품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드러그스토어의 강점을 살리지 못해 성장세가 둔한 편이다. 따라서 관련법이 정비되고, 시장이 탄력을 받을 때까지는 ‘버티기’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GS리테일이 내년에 주식시장에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마트, 백화점의 매각 대금에다, 리테일이 상장될 경우 들어올 자금까지 더하면 GS그룹이 M&A 등을 통해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운신의 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GS리테일 측은 “상장 문제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고 밝혔다.

GS샵은 매출액 및 취급고(총 거래대금) 기준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GS샵의 매출은 6939억원, 취급고는 1조8909억원 이었다. 하지만 같은 홈쇼핑 업계 경쟁사들을 비롯해, 인터넷쇼핑몰까지 영역을 확대중인 백화점 등 경쟁자들의 도전이 거세 안심할 형편이 아니다. 

이에 GS샵은 TV중심이던 기존 사업 구조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쇼핑을 전진 배치하며 맞서고 있다. 주력사업 부문의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TV, 인터넷, 카탈로그 등 채널 간 통합마케팅으로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9년 11월에 통합브랜드 ‘GS샵’의 출범은 이 같은 전략 변경에 따른 것이다. 

회사 측은 “통합마케팅을 하면 구매력(바잉파워)이 커지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판매가격을 확보할 수 있고, 다채널 판매 보장을 통해 독점 상품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GS샵 인터넷쇼핑몰 부문의 올해 상반기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30.6% 성장한 34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TV(취급고 6188억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16.8%), 카탈로그(취급고 886억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15.7%) 등 다른 사업부문과 비교해 두 배 가량 높은 성장률이다. 인터넷쇼핑몰의 호조에 힘입어 GS샵은 올 상반기에 업계 최초로 취급고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GS샵은 이 같은 인터넷쇼핑몰 부문의 선전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해외시장 개척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GS홈쇼핑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TV홈쇼핑 시장은 이제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홈쇼핑업체들은 뻔한 시장을 두고 다투는 중이다. 따라서 성장을 이어가려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홈쇼핑업체들이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으로 앞 다투어 진출하는 이유다.

SK증권의 김기영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홈쇼핑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며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진입만 성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홈쇼핑업체는 중국에서 낭보를 보내온 CJ오쇼핑 한 곳에 불과하다. 김경기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TV홈쇼핑은 방송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CJ오쇼핑은 중국 상하이의 방송국과 합작회사로 진출해 입지가 단단했지만, 독자법인으로 중국 충칭에 들어갔던 GS홈쇼핑은 방송 채널을 얻는 데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홈쇼핑, 해외시장 도전 중



시행착오를 통해 교훈을 얻은 GS홈쇼핑은 이후 진출한 태국에서 방송국과 합작회사를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며 심기일전하고 있다. 인도에서도 현지 홈쇼핑 회사에 지분 투자를 하며 기회를 모색 중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석유화학·정유 사업 비중이 큰 GS그룹에서 유통이 상대적으로 등한시 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 유선순위에서 유통이 뒤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화증권의 김경기 애널리스트는 “GS그룹의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둘 다 업계 1위였다가 지금은 2위로 쳐졌다”며 “유통 부문에 엄청나게 투자를 하고 있는 롯데, 현대 등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해 GS는 상대적으로 유통에 관심을 덜 쏟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세계의 경우, IT에 강한 삼성그룹의 유통부문 시절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신세계그룹으로 분리 독립한 후에는 할인점 이마트를 앞세운 공격경영으로 유통의 강자로 부상했다. GS그룹이 유통업계의 확고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유통 부문에 보다 큰 애정과 정교한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이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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