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하나가 없어서 편자(horseshoe)가 사라졌고, 편자가 없어서 말을 잃었다. 말이 없어 전쟁에서 졌다. 결국 왕국이 멸망했다.”

2월 24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속담을 읊었다. 그의 손에는 손톱만한 작은 반도체가 들려 있었다. “반도체는 ‘21세기 편자의 못’이다. 공급망에서 작은 실패가 발생하면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다.” 결연한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바이든은 이날 반도체, 배터리 등 4개 품목의 공급망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부터 약 2주가 지난 3월 9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는 10%를 밑도는 유럽의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기 위해 1345억유로(약 182조원)를 투입한다는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부위원장은 “반도체 같은 핵심 기술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EU 당국의 행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실과 무관치 않다. 폴크스바겐, 도요타, 포드 등 굴지의 자동차 제조 업체는 올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줄줄이 공장을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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