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규 가톨릭대 심리학과, 고려대 심리학 박사, KU마음건강연구소 연구교수, 중앙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
고선규
가톨릭대 심리학과, 고려대 심리학 박사, KU마음건강연구소 연구교수, 중앙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사별자를 대상으로 애도 상담을 하는 임상심리학자입니다. 소중한 이를 잃고 고통 속에 빠진 사별자는 첫 상담에서 대개 ‘이 고통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고통이 끝나긴 할지’에 대해 재촉하듯 묻습니다. 저는 “언젠간 끝나겠지만, 당신이 바라는 것처럼 빨리는 아닐 겁니다”라고 답합니다.

사별은 상실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입니다.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생소한 감정을 경험하고 계실 겁니다. 회의 중 갑자기 눈물이 터질 수도 있고, 감정이 마취된 것처럼 아예 슬픔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다른 사별자도 흔히 하는 경험입니다.

이러한 흔들림은 고인이 없는 시간에 적응하며 차차 나아질 겁니다. 만 1년, 첫 기일이 올 때쯤이면 어느 정도 삶의 균형을 회복하게 될 겁니다. 당신이 마땅한 슬픔을 마주하도록 앞으로 어떤 일을 경험할 수 있는지 안내해 드리고 싶습니다.

첫 1주

갑작스러운 사별은 당신을 신체적·정신적으로 탈진시킵니다. 특히 첫 일주일간은 기절할 것 같거나 무언가에 압도된 것처럼 멍해질 수 있습니다. 누전 시 전기차단기가 내려가는 것처럼 우리의 감정 시스템은 용량을 넘는 충격에서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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