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촉발한 경제 위기가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쇼크 이전부터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성장 동력이 위축됐으며 일자리 창출 능력과 기업 역동성이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경기 호조를 누리다 쇼크를 맞은 미국 등에 비해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한국의 충격은 훨씬 더 클 수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과거 국가 위기 당시 한국을 이끌었던 경제 사령탑들을 인터뷰해 이번 위기를 돌파할 방법과 경제 기저질환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 들었다. 실물경제 부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 재정경제부 차관)과 금융 부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전 금융위원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정덕구고려대 상학과, 행정고시 10회, IMF 외채협상 수석대표,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17대 국회의원, 서울대·중국 북경대·중국 인민대 초빙교수, 중국 사회과학원 정책고문 / 사진 니어재단
정덕구
고려대 상학과, 행정고시 10회, IMF 외채협상 수석대표,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17대 국회의원, 서울대·중국 북경대·중국 인민대 초빙교수, 중국 사회과학원 정책고문 / 사진 니어재단

“현 상황에서 어떤 해답을 낼 수 있겠나. 그건 건방진 생각이거나 말하는 이가 사기꾼이라는 얘기다.”

정덕구(71) 니어재단 이사장은 3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니어재단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 직전 흰 마스크 위 두 눈을 부릅뜨며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를 뒤덮은 ‘보이지 않는 공포’가 현재 진행형인 탓에 속단은 금물이라는 뜻으로 들렸다.

정 이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과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IMF 외채협상 수석대표를 맡아 국난(國難) 극복에 공헌했다. 그가 ‘아름다운 부인’을 비유로 들며 IMF가 내건 조건의 실행이 어렵다고 설득한 건 유명한 일화다. 그는 “벼랑 끝에 매달린 나한테 와서 목숨을 구해줄 테니 그 대신 너의 아름다운 부인을 달라고 한다면 내가 어떻게 선택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당시 ‘아름다운 부인’이 파산 위기에 몰린 한국 정부·기업·가계였다면, 현재는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다. 아름다운 부인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위기의 파고(波高)가 높아진다면 바다 위 배는 그대로 버틸 수 없다. 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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