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오후 2시, 전라북도 김제시 새만금간척지 광활시험지에 있는 비닐하우스. 비닐하우스 문을 열자마자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장마가 휩쓸고 간 터라 바깥 온도는 26℃에 불과했지만,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는 40℃에 육박한 탓이다. 529㎡(약 160평) 크기의 비닐하우스 안에는 초록색 모가 흙이 불룩 튀어나온 이랑 사이 푹 파진 고랑마다 심겨 있었다. 흙을 한 손으로 움켜쥐니 백사장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바다를 둘러막고 물을 빼내서 땅을 만든 곳이다 보니 사막과 토양이 유사해서 시험에 적합합니다.” 이충근 국립식량과학원 박사가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실행하기 위한 벼농사법을 현지와 유사한 토양 환경과 온도에서 시도해보기 위한 국내 시험실이다. 이 박사는 지난해 5월부터 이곳에서 UAE에 전달할 벼 재배 기술을 시험했다.

물이 부족한 사막 국가에 적합한 방식을 찾기 위해 일반적으로 밭작물을 파종하는 이랑이 아닌, 물을 머금기 쉬운 고랑에 모를 심었다. 이 박사는 지난 5월 수확에 성공한 한국표 벼 ‘아세미’를 보다 경제적으로 농사짓는 방법을 현지에 알려주기 위해 조만간 UAE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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