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 리 MS IoT & MR 아시아 기술총괄 MIT 슬로안 경영대학원 /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제나 리
MS IoT & MR 아시아 기술총괄 MIT 슬로안 경영대학원 /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홀로렌즈2로 만든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속에서,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은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조립하고 있고, 석유업체 셰브런의 재택근무 직원들은 석유 개발 현장에 가지 않고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멀리 떨어진 설계 현장까지 가지 않아도, 사무실에서 홀로렌즈2만 착용하면 매뉴얼, 도면부터 설계 이미지, 각종 수치까지도 허공에 뜬 홀로그램(hologram·3차원 입체 영상)을 만지면서 돌리고, 현장에 있는 직원과도 소통하면서 협업할 수 있다. 반복 수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은 MS가 만든 메타버스상에서 약 90% 절감됐다.”

‘이코노미조선’과 4월 27일 화상으로 만난 제나 리(Jenna Lee) MS IoT & MR 아시아 기술총괄은 메타버스 관련 B2B 시장 선점 전략을 밝혔다. 올 3월 삼성증권이 낸 보고서는 MS를 ‘메타버스의 선구자’로 평가하고 “홀로렌즈와 자체 클라우드인 애저(Azure)를 기반으로 향후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과 함께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나 리 기술총괄을 통해 기업의 ‘언택트 협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할 메타버스 시장 개척에 대한 MS 계획을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를 착용하면 원격으로 협업할 수 있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를 착용하면 원격으로 협업할 수 있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B2C가 아닌 B2B 메타버스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 이유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기기 비용도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이를 도입하는 기업 혹은 사람 입장에선 디바이스 가격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투자 가치는 B2C 소비자 시장보단 B2B 기업 시장이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B2C의 경우, 콘텐츠의 질이나 소비자의 경험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기업이 만족하는 수준으로 일반 소비자를 기술과 비용상 만족시키기 어렵다. 이미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 등 많은 경쟁자가 B2C 시장에 있지만, B2B 시장은 MS가 선점하고 있어 여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기업에서 산업 현장에 갈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원격 협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시장이 더 커지고 있다.”

어떤 기업들이 메타버스에서 협업하나.
“제조, 항공, 교육, 에너지, 방산, 유통,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MS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협업하고 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벤틀리 시스템스, 석유업체 셰브런 등 모두 MS 기술을 활용해 언택트로 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에 어떤 도움을 주나.
“MS가 구현할 메타버스 속에서 기업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다. 멀리 있는 위험한 현장까지 직원을 보내지 않아도, 떨어져 있는 두 직원이 만나지 않아도, 현실공간에 컴퓨터로 구현한 가상현실(VR)을 입혀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예컨대 재택근무를 하는 전문가는 홀로렌즈를 착용하고 현장에 나와 있는 직원을 통해 그가 보고 있는 상황을 컴퓨터 화면으로 공유받고, 관련 데이터와 배관 및 계측 다이어그램 등을 홀로그램으로 바로 현장에 보낼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한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MS가 2019년 출시한 기업용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2다. 세계 최초의 웨어러블 홀로그래픽 컴퓨터인 이 제품은 스마트폰이나 PC 연결 없이 혼합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현실과 아예 별개로 새로운 공간을 보여주는 가상현실이나 현실에 단순한 가상 정보만 얹어주는 증강현실(AR)을 넘어,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간단한 손동작으로 가상의 아이콘 등을 클릭하고 옮기거나 확대·축소할 수 있고, 홀로그램으로 처리된 작업 내역을 공유하며 원격 지원받을 수도 있다. MS 팀스(Teams) 앱을 통해 홀로렌즈2 속 허공에 띄워진 스크린으로 다른 직원과 통화하며 소통할 수도 있다.”

MS 메타버스의 특징은.
“VR, AR이 아닌 MR을 구축하고자 한다는 점이 다른 주요 테크 기업과의 차별점이다. 예컨대 VR로는 아예 현실에 없는 가상공간을 만들어 거기서 게임을 진행한다거나 그런 형식이 많은데, MS는 MR을 통해 가상현실을 적절히 빌려 현실 기업의 일과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심할 것 같은데.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지만, 메타버스 태동기인 현 시점에서는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협업도 많이 한다. 메타버스 시장에선 지금 완벽한 경쟁자가 없다. 어제의 경쟁자가 오늘의 파트너가 된다. 결국 모두가 십시일반 힘을 합쳐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에겐 어찌 보면 경쟁사라고 볼 수 있는 페이스북 오큘러스, HP, HTC 등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제조업체와 협업해 MS의 MR 디지털 협업 플랫폼인 ‘메시(Mesh)’를 내놓았다. 메시는 MR을 구현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인데, MS 자사 제품이 아닌 오큘러스 등 다른 회사 메타버스 제품으로도 메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어느 회사 제품이든지 서비스든지 간에 시장이 커져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현재 관련 세계 시장 상황은.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MR 등 메타버스 관련 시장이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MS의 MR 관련 최근 시장 동향을 보면 아시아 성장률이 가장 높다. 아시아에는 에너지, 제조업뿐 아니라 오일, 가스 등 자원까지 MR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군이 주력인 국가가 많다.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전체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이 있어, 중국 회사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에선 스마트빌딩, 에너지, 자동차 등 모멘텀이 좋고, 글로벌 유통 기업도 많아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특히 보안에 더 신경 쓸 예정이다. 보안 장치 수준을 더 높여 정보 유출 위험 등을 최소화할 것이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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