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민 즈위프트 대표 전 JP모건 뉴욕 부사장, 사코넷 테크놀로지 창업자
에릭 민 즈위프트 대표
전 JP모건 뉴욕 부사장, 사코넷 테크놀로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지난 2016년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실외 자전거 훈련을 하던 중 팔이 부러졌다. 밖에서 운동하기 어려웠던 저커버그가 팔이 회복되는 동안 애용한 실내 사이클링 시뮬레이션 앱이 있다. 바로 즈위프트(Zwift). 즈위프트 사이클링은 실내 자전거나 일반 자전거를 실내 자전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치(로라 등)만 있으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센서를 자전거에 장착하면 화면을 통해 실제 밖에서 사이클링하는 환경을 구현한다. 영국, 미국 등 해외 각국의 산악, 오르막, 내리막길을 달릴 수 있다. 처음 7일간은 무료지만, 그다음부터는 월 구독료 14.99달러(약 1만7000원)를 내야 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외 운동이 어려워지자 즈위프트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즈위프트의 신규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3% 늘었다. 현재 200여 개국에 250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즈위프트는 지난해 9월 세계적인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아마존 알렉사 펀드, 유럽계 사모펀드 운용사 퍼미라(Permira) 등으로부터 4억5000만달러(약 508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즈위프트를 2014년 창업한 에릭 민 최고경영자(CEO)는 5월 1일 ‘이코노미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공적인 창업 비결과 국내 유니콘에 대한 조언을 들려줬다. 그는 “즈위프트는 이용자들이 커뮤니티를 줄줄이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피트니스 시장에서 비교할 만한 경쟁사가 없다”며 “단순히 운동을 넘어 실외 운동에서 경험한 친구와의 교류, 경기‧훈련‧탐험을 실내에서 가능하게 해준다”고 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민 CEO는 일곱 살 때 부모와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다. 즈위프트 본사는 미국에 있고 그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사이클링을 창업 아이템으로 고른 이유는.
“JP모건에서 부사장까지 오른 후 창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에너지 교역 솔루션 업체인 ‘사코넷 테크놀로지’를 창업했지만, 늘 새로운 창업에 목말랐다. 사업 파트너이자 즈위프트의 공동창업자인 알라릭 마이린과 대화하던 중 내가 가장 열정을 불태우는 사이클링이 떠올랐다. 나는 일곱 살 때 처음 자전거를 탔다. 어릴 때부터 지역 사이클링 경기 팀에 들어갈 정도로 일생을 사이클리스트로 살아왔다. 도시에서 커 바쁜 일상생활 중 종종 실내 사이클링을 했지만, 이는 흥미롭지 않았다. 내가 사이클링을 좋아한 이유는 운동을 넘어 사람들과 교류하고, 경쟁하는 재미 때문이었다. ‘사회적 연결’이 부재하니 재미가 떨어졌던 것이다. 결국 실외 자전거에서 느낀 경험을 실내로 끄집어 오는 데 게임의 기술을 활용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후 실내 사이클 분야 VR(가상현실) 개발자인 존 메이필드를 설득했다. 그렇게 즈위프트 역사가 시작됐다. 아이디어를 개발해나갈 때 사실 ‘즈위프트 러닝’을 먼저 선보일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달리기보다 사이클링이 날씨와 시간 제약을 더 크게 받는다는 점에서 실외 경험을 실내로 옮겨오는 데 효과가 클 것으로 봤다. 사이클링이 니치(틈새) 시장이라고 여겨지지만, 우리는 오히려 기회가 더 크다고 봤다. 사이클링은 한 번 빠져들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에릭 민 즈위프트 창업자가 즈위프트 사이클링을 즐기고 있다. 사진 즈위프트
에릭 민 즈위프트 창업자가 즈위프트 사이클링을 즐기고 있다. 사진 즈위프트

즈위프트 인기 비결은.
“크게 △커뮤니티 △지속 참여를 유도하는 방대한 콘텐츠 △용이한 접근성 3가지다. 페이스북에는 수천 개의 즈위프트 커뮤니티가 있다. 회원들은 이 커뮤니티에서 동반 라이딩을 계획하고 경기에 참여한다. 즈위프트 로고를 문신하는 사람도 있다. 즈위프트가 한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 회사는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즈위프트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신경 쓴다. 훈련 계획, 경기, 대형 이벤트는 물론 즈위프트 유튜브 채널에서 ‘월드 오브 즈위프트’라는 쇼를 제작하고 이 스포츠 경기를 중계한다. 유튜브 채널GCN(글로벌사이클링네트워크) 등과 협력해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즈위프트는 체육관으로 이동하는 시간 압박 없이 집에서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수백 명의 사람과 언제든지 사이클링은 물론 러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다른 플랫폼이 제공하지 않는 즈위프트만의 경험이다.”

펠로톤(Peloton)이 경쟁사 아닌가.
“홈트레이닝 업체 펠로톤과 즈위프트가 종종 비교된다. 펠로톤은 상품 제안을 통해 고객들이 서비스를 쉽게 이해하고 경험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다른 점은 펠로톤은 피트니스 시장을 목표로 체육관에서의 운동 경험을 가정으로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운동과 함께 야외에서의 경쟁, 교류, 훈련 경험을 실내에서 가능하도록 한다. 야외 느낌이 나도록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페달을 멈추면 도로에서 나는 소리마저 들린다.”

이용자가 200여 개국에 걸쳐 있다.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유니콘의 조건이 뭘까.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문화도 각국에 맞춰 다양화돼야 한다. 각 지역에 맞는 진정한 지역화를 달성해야 한다. 특히 순수 인터넷 사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사용자 중 절반은 유럽, 25%는 미국에 있지만 직원들은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 곳곳에 있다. 각국의 문화를 민감하게 보고 이를 서비스에 적용한다. 가령 광고를 소비하는 방식만 봐도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미국과 영국은 온라인 미디어의 힘이 매우 크지만, 독일에서는 젊은층 사이에서도 여전히 인쇄 매체가 영향력이 있다. 각 국가의 특성에 맞춰 적절한 인프라를 적합하게 구축해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지원을 모국어로 받을 수 없다면 답답할 것이다.”

사이클링 서비스뿐 아니라 하드웨어 사업도 확장 중이다. 어떤 회사가 되려고 하나.
“현재는 성장 잠재력이 큰 핵심 사이클링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늘 ‘사이클링 회사’가 아닌 ‘피트니스 회사’라고 소개한다. 종목을 점차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하드웨어(운동기기) 사업 확장은 준비 중에 있다. 하드웨어 사업은 즈위프트에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줄 것이다.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하드웨어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글로벌 K유니콘이 탄생하려면.
“한국인은 엄청난 재능과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모든 사업의 세계적인 성공에 영어가 매우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대내외적으로 영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팀이 필요하다. 한국에 기반을 둔 다양한 국제 팀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투자를 잘 받기 위한 조언은.
“즈위프트는 6억달러(약 678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확장하는 기업과 확고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는 크다. 분명한 것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으려면 △대규모 시장 기회 △확장 가능한 사업(디지털이 이윤이 가장 높음) △어느 정도의 경쟁 우위가 필요하다. 경쟁 우위라 하면, 최초로 시장에 진출했거나, 지식재산권을 가졌거나, 단순히 다른 기업보다 잘할 수 있는 팀을 말한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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