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업체의 추격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자동차 배터리 3사는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추격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자동차 배터리 3사는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온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과 삼성SDI(이하 삼성), SK이노베이션(이하 SK) 등 국내 자동차 배터리 3사가 ‘샌드위치’ 위기에 몰리고 있다.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서진(西進)하고 있고, 독일 폴크스바겐과 미국 테슬라 같은 완성차 업체는 자체 배터리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저가 선박인 벌크선(원자재나 곡물을 실어나르는 선박)과 중소형 컨테이너선을 장악하고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과 대형 컨테이너선까지 넘보며 세계 1위 조선 강국 한국을 흔든 2012년의 상황이 배터리 시장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2021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80% 증가한 약 236GWh(기가와트시)로 전망된다. 커지는 시장 규모에도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국내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사용량 기준) 1위는 중국 CATL(15.1GWh)이다. LG(9.8GWh·2위)와 삼성(2.5GWh·5위), SK(2.4GWh·6위)를 모두 합쳐도 CATL의 점유율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CATL은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LG와 파나소닉, 삼성, SK에 이어 5위에 머물러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전기차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로 발을 넓히는 상황인데,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CATL을 필두로 중국계 업체들의 추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손을 놓은 건 아니다. LG는 미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LG와 제너럴모터스(GM)는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제2 합작공장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BMW와 폴크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의 경우 올해 2월 약 1조원을 투입해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헝가리 북부 괴드 지역에 30GWh의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인데, 이번 증설로 헝가리 공장의 생산 능력은 40GWh 후반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SK는 올해 1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 산하 교체형 배터리 플랫폼인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BPSE)’ 지분 13.3%를 취득했다. 배터리 렌털, 충전, 재활용 등 BaaS(Battery as a Service) 산업에서 향후 이 회사와 협력하기 위해서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소장은 “한국 업체도 제작뿐만 아니라 서비스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4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찾아 추가 투자 의지를 밝혔다. SK가 미국에 짓고 있는 1·2공장 투자 금액은 3조원에 이른다. 3·4공장 투자까지 진행하면 2조5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전망이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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