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솅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회장 전 미국 와코비아은행 애널리스트, 전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저자 / 사진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제이슨 솅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회장
전 미국 와코비아은행 애널리스트, 전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저자 / 사진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로봇과 인공지능(AI), 자동화에 대한 거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는 자동화가 어려워 현장에서 일할 노동자가 많이 필요하다. 향후 10년간 급격히 성장할 직종이 될 것이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회장은 6월 14일 ‘이코노미조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로봇과 일자리의 미래를 이렇게 내다봤다. 솅커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저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통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미칠 파장과 함께 미래를 전망했고,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에선 로봇의 발전과 그 역할을 분석했다.

2009년 미래 전망 컨설팅 업체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를 설립한 그는 블룸버그가 각종 통화·원자재·농산물 가격과 미국의 일자리 등 46개 항목의 예측 정확도를 평가해 선정하는 미래학자 중 한 명이다. 2011년 이후 총 24개 항목에서 미래 예측 정확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솅커 회장은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제조업 회귀 전략과 관련, 정치인들이 제조업 리쇼어링(본국 회귀)으로 일자리 창출을 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의 자동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그렇게 돌아온 일자리는 로봇이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솅커 회장은 그럼에도 “로봇은 인간이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며 “로봇이 모든 인간의 노동을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인간은 현명하고 과거 산업화 역사에서 이를 보여줬다”라고 로봇 시대의 미래를 낙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 팬데믹이 로봇 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우리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로봇, AI, 자동화에 관한 거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19가 로봇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과거 사람 대 사람이 만나는 게 보통이었다면, 이제는 사람 대 로봇(인터넷 소프트웨어 로봇 포함)이 만나는 게 더 흔하다.”

그러면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1차, 2차, 3차 산업혁명 등 산업화 역사에서 실업 등 노동 시장의 변화는 빠지지 않는 현상이었다. 1930년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이런 현상을 ‘기술적 실업’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력을 투입할 새로운 영역을 찾는 속도보다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의 발견이 빠를 때 발생하는 실업을 뜻한다. 현재 로봇,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 발전 속도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 빠르다. 이에 따른 노동의 본질적 변화 역시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로보칼립스(robocalypse)’란 말이 나온다. 로봇(robot)과 종말을 뜻하는 라틴어 아포칼립스(apocalypse)의 합성어로, 로봇이 결국 모든 인간의 노동을 빼앗고 인간 종말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현명하고 아포칼립스 상태까지는 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로봇이 모든 인간의 노동을 빼앗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자동화로 대체하기 힘든 일자리는.
“코로나 시대에 의료 분야는 확실히 승자다. 의료 직종은 사람과 긴밀히 접촉해야 하는 일이라 자동화에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 일할 노동자가 많이 필요해 자동화 충격에 탄력적이다. 실제로 미국 노동청 통계를 보면 의료 분야 일자리 증가율이 가장 높다. 향후 10년간 급격히 성장할 직종이 될 것이다. 9·11 사태 이후 자원 입대자들이 늘어난 것처럼 애국심과 소명 의식을 갖고 의료를 선택할 사람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 인구 고령화로 의료에 대한 사회·경제적 선호가 커졌고, 팬데믹은 이를 강화했다.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에도 의료는 장기간 선망의 직업이 될 것이다.”

로봇이 대체하기 힘든 또 다른 분야는.
“인간과 감성적으로, 진정한 접촉을 해야 하는 일들은 로봇이 할 수 없다. 운동 트레이너를 보자. 수많은 운동 영상과 홈 트레이닝 장비가 있지만, 여전히 운동 트레이너는 우리 옆에 존재하며 고객을 가르친다. 물론 빅데이터, AI 기술은 사람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그들이 원할 만한 이른바 개인 맞춤형 추천 및 지원을 한다. 이는 그 개인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것보다는 정확하지만, 개인을 잘 아는 사람이 하는 것과 비교하면 부족하다. 또 공감하고 감성적으로 접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지역적으로도 고학력, 고도화된 기술, 고소득 인력이 있는 도시는 상대적으로 로봇으로 인한 실업 문제에서 벗어난다. 단순 노동집약적인 공장들이 있는 곳은 로봇이 투입되고 자동화가 이뤄지면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우수한 인력이 있는 연구소,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등이 있는 지역은 로봇 자동화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갈수록 로봇 활용 분야가 늘어나는 데 따른 충격이 있지 않을까.
“기술 발전은 늘 경제 성장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로봇은 AI·빅데이터 등의 기술과 함께 노동 생산성을 증대하고 있다. 기술 발전이 한 국가, 나아가 세계 사회·경제 발전을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로봇은 인간이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과거 사람이 했던 일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이미 비숙련·저임금 직업과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일은 로봇이 대체하고 있고, 관련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조만간 로봇 시대가 올 것이다.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 발전으로 트럭 운전사는 30년 뒤 사라질 수도 있다.”

로봇 시대란.
“로봇의 역할과 기준에 따라 로봇 시대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현재도 로봇은 제조·의료·방산·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로봇 시대라고 말하진 않는다. 인간이 하기 싫은, 할 수 없는 일들을 완벽히 대체하거나, 일상생활의 로봇 침투 정도 등을 보고 로봇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로봇 시대가 선진국의 제조업 리쇼어링 경쟁력을 높인다는 시각이 있다.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수는 1979년에 정점에 달했고,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해외에 아웃소싱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해외로 나간 제조업을 다시 자국으로 가져와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논의 중이다. 그러나 그렇게 돌아온 제조업 일자리조차 로봇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제조업에서 자동화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고국으로 돌아오는 제조업은 비싼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는 노동자를 로봇, 자동화 기술로 대체할 것이다.”

로봇이 창출하는 경제 가치에 세금을 매기자는 ‘로봇세’ 논란을 어떻게 보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포함해 여러 다국적 기업의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들이 로봇세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었다. 로봇세를 거둬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을 시키고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도록 지원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어떤 로봇에 세금을 부과할 것이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로봇이 있고, 현재 우리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도 일종의 로봇이다. 로봇에 대한 정의도 쉽지 않다.”

로봇 시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자는 주장도 나온다.
“로봇이 모든 직업을 대체해 노동자들이 빈곤해지거나, 로봇이 세상을 풍요롭게 해 더는 인간이 일할 필요가 없어지면, 정부가 모든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을 뜻하는데, 난 부정적인 입장이다. ‘게으른 손’은 악마가 될 수 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고 있으면 그 틈을 타 나쁜 일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보편적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미래 로봇 시대 이야기지만 신중해야 한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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