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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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 4관왕이자 세계 테니스 랭킹 8위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6월 27일 일본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골프와 농구 글로벌 스타 선수들의 불참 선언도 이어졌다. 골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테니스 세계 랭킹 3위 라파엘 나달(스페인), 미국 프로농구(NBA) 간판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미국)도 불참을 선언했다.

월드컵과 함께 스포츠 마케팅의 꽃으로 불리는 올림픽이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팬데믹 심화로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하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무관중 올림픽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이후 125년 역사상 처음이다. 도쿄올림픽은 무관중 뿐 아니라 스타 선수 불참이라는 복병으로 흥행은커녕 적자 올림픽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올림픽 개막 직전 영국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는 가득찬 관중이 열기를 내뿜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12%에 머문 일본과 65%를 넘긴 영국이 만든 차이다. 지난해 엄습한 팬데믹이 냉각시킨 스포츠 마케팅 시장의 회복세를 좌우하는 게 ‘백신’임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지난해 12월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이전까지 야구·농구·축구·테니스 같은 스포츠 대회들이 줄줄이 취소됐거나 연기됐고, 스포츠 마케팅 시장은 역성장했다. 스포츠 관련 데이터 회사인 스포츠칼(Sport-cal)에 따르면, 지난해 스포츠 후원은 3297건으로 2019년 대비 약 40% 줄었다. 전체 후원금 역시 약 41% 감소한 129억달러(약 14조8350억원)에 그쳤다.

특히 코카콜라, 삼성전자 등 올림픽 공식 후원사 13곳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 도쿄하계올림픽 총후원 비용이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한 상황에서 역효과까지 우려하게 됐다. 감염력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약 반년 뒤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 역시 팬데믹 종식이 불확실해지며 기업들은 마케팅 비용 투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기업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 스포츠 현장에 관중이 돌아온 미국과 영국, 유럽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디지털 중심의 스포츠 마케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빨라진 디지털 전환이 스포츠 마케팅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스포츠’가 대표적이다. 팬데믹이 강타한 2020년 FIFA(국제축구연맹) 수입의 60%가 e스포츠 축구 게임 라이선싱에서 나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게임 수입 비중이 20%에 불과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원대에서 2020년 세 배 수준인 3조원대로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e스포츠를 올림픽에 접목시켰다. IOC는 5~6월 디지털 공간에서 개인이 참여하는 ‘가상 올림픽’을 열었다. 종목은 야구, 조정, 사이클, 요트, 자동차 경주 게임 다섯 가지로 IOC가 e스포츠 대회를 연 건 처음이다.

폴 블레이키(Paul Blakey) 미국 우스터(Worcester)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스포츠 마케팅은 디지털 주도의 접근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며 “틱톡(Tik Tok) 같은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해 스포츠 팬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스포츠 마케팅 기법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팬데믹은 스포츠 마케팅의 위기를 촉발했지만, 새로운 마케팅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코카콜라는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에서 1000박스의 콜라를 선수단에 제공하며 올림픽 1호 후원사가 됐고, 이후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며 90년 넘게 올림픽과 동반 성장했다. 팬데믹 탓에 사상 처음 무관중으로 진행하게 된 도쿄올림픽은 스포츠 마케팅 시장이 변곡점에 이르고 있음을 부각시켰다.

‘이코노미조선’이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스포츠 마케팅의 도전과 기회를 탐구한 이유다.


plus point

[Interview] 마이클 페인 초대 IOC 마케팅 국장
“팬데믹이 올림픽 마케팅 위기 초래? No”

마이클 페인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 대표, 전 IOC 마케팅 국장, 전 포뮬러원(F1) 특별자문위원. 사진 마이클 페인
마이클 페인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 대표, 전 IOC 마케팅 국장, 전 포뮬러원(F1) 특별자문위원. 사진 마이클 페인

올림픽이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의 무대가 된 건 1985년부터다. IOC는 1985년 캐나다 캘거리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오륜기 등 올림픽 관련 지식재산을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는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TOP·The Olympic Partner)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후원금을 낸 TOP 기업은 동계올림픽부터 하계올림픽까지 4년간 독점적인 올림픽 마케팅 권리를 가진다. 1회 TOP 기업들의 후원금 총액은 9600만달러(약 1104억원)였지만, 9회 때(2017~2021년)는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로 20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이코노미조선’은 7월 1일 IOC의 TOP 프로그램을 출범시킨 마이클 페인(Michael R. Payne·64) 전 IOC 마케팅 국장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2004년 IOC를 떠나기 전까지 올림픽 마케팅과 글로벌 방송 및 뉴미디어에 대한 업무를 총괄했다.

지금은 스포츠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팬데믹이 올림픽 마케팅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다
“팬데믹이 곧 올림픽 마케팅의 위기를 불렀다고 단정할 순 없다. 정보기술(IT) 발달로 이번 올림픽 때 방송 등 디지털 미디어 시청률이 과거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팬데믹 상황이지만 디지털 방식을 통해 마케팅 효과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토머스 바흐(Thomas Bach) IOC 위원장 역시 온라인에 올림픽 채널을 별도로 만들고 가상 올림픽을 여는 등 디지털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내 경험상 올림픽 마케팅의 위기는 1980년대에 있었다. 냉전시대인 당시에는 공산권 국가들의 단체 불참과 같은 정치적인 보이콧 문제로 올림픽 존립 자체가 흔들렸다. 또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져 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가 줄어든 것도 위기였다. 현재가 심각한 팬데믹 상황이긴 하지만, 감염병이 올림픽 존립 자체를 흔들 순 없다고 본다.”

코로나19 때문에 도쿄올림픽 성공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올림픽 때마다 부정적 요소들은 언제나 있었다.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했던 2016년 리우올림픽 그리고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 긴장감이 커졌던 2018년 평창올림픽 때도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청이 IOC에 쇄도했다. 그러나 이들 올림픽 모두 성공적인 대회로 기억되고 있다. 벌써부터 도쿄올림픽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는 마라. IOC는 아주 특별한 올림픽 게임을 열어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스포츠 마케팅도 변했나
“코로나19는 일상의 모든 부분을 바꿨다. 스포츠 경기 관람이 제한됨에 따라 스포츠 마케팅도 변하고 있다. 기업들은 디지털 전략을 통해 스포츠와 팬을 직접 연결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정비하게 됐다. 온라인을 통한 스포츠 마케팅 비중이 커진 것이다. 스포츠 후원사들이 팬데믹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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