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베루가 미국 글로벌 X CEO 스페인 마드리드공대 통신공학,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MBA, 전 모건스탠리 매니저 사진 글로벌 X
루이스 베루가 미국 글로벌 X CEO
스페인 마드리드공대 통신공학,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MBA, 전 모건스탠리 매니저 사진 글로벌 X

2008년 설립된 ‘글로벌 X(Global X)’는 전 세계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ETF 운용사다. ‘평범한 ETF들을 넘어선다(Beyond Ordinary ETFs)’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운 글로벌 X는 등장과 함께 신선한 ETF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기술 발전, 인구 구조 변화, 인프라 등의 주제 아래 관련 종목들을 테마형(사회·경제 트렌드에 투자)으로 묶어 내놓는 게 글로벌 X의 주특기다. 미국에서만 순자산 규모가 40조원에 육박한다.

글로벌 X가 국내에 알려진 건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이 2018년 2월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다. 한국 자산운용 업계와 연을 맺은 글로벌 X는 다음 해인 2019년 다이와증권그룹과도 일본 현지에 합작법인 ‘글로벌 X 재팬(Global X Japan)’을 설립했다. ‘이코노미조선’은 글로벌 X를 이끄는 루이스 베루가 최고경영자(CEO)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베루가 CEO는 미국 주(州)들의 부채 탕감 이슈,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국제 사회의 위기 대비 등의 움직임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눈여겨보는 테마로는 블록체인을 꼽았다.


ETF의 역사를 평가한다면
“30여 년이 긴 시간이긴 하나 ETF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란 사실을 고려하면 아직 초창기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ETF는 1990년 처음 등장한 이래 꾸준히 발전해 왔다. 미국 ETF 시장 규모만 해도 6조5000억달러(약 7540조원)를 넘어섰다. 2024년에는 10조달러(약 1경1600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하고자 하는 모든 주식에 접근하도록 하면서 매매의 편리함과 신속함, 저렴함까지 안기는 ETF의 매력은 강력하다. 최근 들어 테마형 투자가 주목받는데, ETF를 통하면 전 세계의 강력한 테마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어떤 테마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최근 글로벌 X가 출시한 신규 테마 상품을 보자. ‘블록체인 ETF’ ‘농업 기술 & 식품 혁신 ETF’ ‘수소 ETF’ 등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자산의 채택 가속화(블록체인 ETF), 증가하는 식품 수요 충족을 위한 농업 분야 발전(농업 기술 & 식품 혁신 ETF), 친환경 규제 강화(수소 ETF) 등 현재 빠르게 부상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테마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이다.”

이 중 특히 주목하는 테마가 있나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를 수집·유지하기 위한 분산된 접근 방식으로, 중앙 집중적인 기존 방식보다 높은 수준의 정확성·투명성·불변성·보안을 제공한다. 비대면 비즈니스가 크게 성장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블록체인 기술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스마트 계약 시스템, 공급망 모니터링, 의료 데이터 수집 등이 블록체인 기술을 필요로 한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불과 일 년 동안 글로벌 블록체인 솔루션 시장은 50% 이상 성장해 66억달러(약 7조65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팬데믹 이후 눈여겨볼 테마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아주 많지만 세 가지만 말해보겠다. 첫 번째는 ‘부채 탕감’ 테마다. 미국의 경우 현재 많은 주 정부가 예산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연방정부의 원조가 수입 감소를 잠시 해결해줄 순 있겠지만, 재택근무 등의 증가로 적자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레 정부는 새로운 세금 수익원 창출을 시도할 텐데, 오락용 대마초 합법화는 그런 방법 가운데 하나다. 대마초 관련주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이 좋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두 번째 테마는 ‘공급망 확대’다. 최근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과 같은 이슈가 또 발생할 수 있다. 현재의 글로벌 공급 시스템은 늘어나는 수요나 예기치 못한 악재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공급망 강화에 투자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로봇 중심의 자동화 시스템은 안정적인 생산을 담보할 뿐 아니라 생산 비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세 번째는 ‘위기 대비’ 테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향후 몇 년간 국제 사회가 위기 대응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게끔 할 것이다. 글로벌 X는 언젠가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 상황을 대비하는 투자 중에서도 청정 기술과 재생 에너지를 주목한다.”

트렌드를 간파하는 글로벌 X만의 노하우가 있나
“글로벌 X는 2008년 설립됐다.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시각과 혁신을 앞세워 ETF 업계에서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예컨대 10여 년 전에 설정한 ‘리튬 & 이차전지 ETF’는 에너지 패러다임이 화석연료 추출·판매에서 이차전지로 넘어가는 분위기를 빠르게 포착해 만든 상품이다. 금속 채굴과 정제, 배터리 생산에 이르는 리튬 사이클 전반에 투자한다. 이 ETF는 지난해 코로나19 악재로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도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모바일 제품 등의 사용 증가에 힘입어 순자산이 126.5% 불어났다. 여기에 다양한 인종과 지리적 배경을 가진 이들로 임직원을 구성한 점도 유망 테마 포착에 도움을 준다. 여러 대륙에서 온,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이 전 세계의 감성을 반영한 상품을 기획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의 경영 전략인가
“그렇다. 글로벌 X와 미래에셋의 무대는 세계다. 전 세계 신흥 시장에 있는 250명의 글로벌 X 투자 전문가는 미래에셋과 힘을 합쳐 혁신의 태동과 기존 질서의 붕괴를 파악하고 다가올 미래를 예측한다. 양사의 튼튼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투자자들에게 선도적인 테마와 수익을 제공한다.”

ETF에 대한 관심은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 세대별로 추천하는 ETF 종류가 다른가
“물론 다르다. ‘시간’이라는 요소는 리스크를 허용하는 정도와 투자 대상 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지키는 투자가 중요한 은퇴자에게는 배당 수익 위주의 안정적인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나. 부침이 큰 성장주를 고배당주나 우선주 등으로 전환하면 투자자가 은퇴 후 마음 편히 노후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반대로 20~30대는 수십 년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시간이 있다. 이들에게는 장기적인 테마 상품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국에서도 ETF의 인기가 뜨겁다. 투자 전문가로서 조언해달라
“ETF가 투자하는 종목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일부 ETF는 ‘로봇’ ‘기술’ 등의 이름을 달았는데, 실제로 속을 들여다보면 무관한 종목을 담고 있다. 투자자는 상품명과 운용역, 수수료를 ETF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 그보다 투자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리고 투자 태도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분산 투자는 ‘무료 점심’에 가장 가깝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하나의 기업·섹터·국가·자산 등에 너무 많이 투자하지 말자. 또 시장의 단기적인 변화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습관도 지양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자신을 알아야’ 한다. 큰 폭의 하락을 감수할 능력이 없다면, 위험한 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해서도 안 된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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