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승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대표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 전 판도라티비 부사장,전 씨티엘 부사장, 전 가온미디어 상무이사 사진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배상승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대표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 전 판도라티비 부사장,전 씨티엘 부사장, 전 가온미디어 상무이사 사진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회사)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월 15개 유망 스타트업 집중 신속 투자 계획인 ‘2022년 아기 유니콘 육성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대상 분야에는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대체불가토큰(NFT), 디지털헬스케어, 커머스와 인공지능(AI),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과 함께 ‘반려동물’이 포함됐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매년 15건 안팎의 신규 투자와 5~7건 규모 후속 투자로 연간 7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운용사가 됐다. 현재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의 투자사는 총 47곳으로, 이 중 △야옹섬 △오브젝티보 △블록펫 △펫팜 △베텍코리아(블루엠텍 자회사) 등 5개 사가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이다. 

‘이코노미조선’이 3월 21일 만난 배상승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본인을 16세 반려견 ‘푸름이 아빠’라고 소개했다. 배 대표는 “반려견을 키우면서 반려동물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몸소 경험했다”며 “반려인의 고충을 제대로 이해하고, 반려동물은 물론, 반려동물 산업 종사자의 복지까지 향상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이 있는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3월 3일 연 제9회 반려동물분야 비즈니스 컬래버 세미나와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가 3월 3일 연 제9회 반려동물분야 비즈니스 컬래버 세미나와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반려동물 산업을 주목한 계기는.
“장모 닥스훈트 믹스견 ‘푸름이’ 아빠다. 16세 노령견인데, 나이가 들면서 병치레가 잦아졌고, 6개월 전쯤에는 심장비대증까지 발생했다. 푸름이 치료를 위해 매달 심장약과 콩팥 보호제를 먹이고 있는데, 사실 한 달 처방약이나 병원 진료 비용이 만만치 않다.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은 15세로 반려인과 비교하면 매우 짧은 편인데, 조기에 질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반려견의 경우 선천적·유전적 요인으로 당뇨, 종양 등 위험을 안고 있고, 반려묘도 상당수가 신장 질환 위험이 있다. 이러한 질병은 조기 예방이 어렵다. 반려인이 질병을 늦게 발견해 치료 비용 및 기간 등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 검사비 등 동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의료 수가 표준화가 안 돼 있다. 또 노령 반려동물의 경우, 보험 가입도 어렵다. 반려인의 심리적·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유기나 파양의 원인이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반려인 중 26.1%가 양육을 포기하거나 파양을 고려한 적 있다고 응답했는데, 그 이유로 ‘예상보다 지출이 많음(22.2%)’ ‘동물이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함(18.9%)’이 40%를 넘었다. 이런 현실을 접하며 반려동물 산업 구조와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반려동물 산업이 급성장한 요인이 뭘까.
“저출산과 고령화로 1인 가구,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가구의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빨라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까지 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604만 가구, 총 1448만 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약 50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4명 중 1명이 반려인인 셈이다. 현재 반려동물 산업은 5만여 개 사업주, 30만 종사자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반려인 수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돌봄, 건강, 의료, 교육, IT 서비스 등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하는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가 반려동물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소통하면서 소비 증가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의 증가로 반려동물용품이나 서비스 고급화를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도 더 세분화, 전문화했다. 일례로 펫사료 분야에서는 사료 제조 방식이나 원재료 프리미엄화, 차별화는 물론, 반려동물의 품종이나 나이 등을 고려한 맞춤식이 등장했고 비타민, 유산균, 영양제 등으로 제품 스펙트럼이 다변화했다.”

투자 업계에서 주목하는 산업 분야는.
“과거 반려동물의 사료, 배변패드와 같이 일반적인 펫케어용품이 주력이었다면, 이제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복지나 라이프스타일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가 주목받는다. 즉, 헬스케어나 바이오 기술 관련 펫테크 분야가 뜨고 있다. 반려동물 음성으로 감정 패턴을 분석하는 디바이스, 센서를 통해 체중, 소변량, 화장실 체류 시간 등 데이터를 수집하는 스마트 화장실, 전 생애주기 관리가 가능한 헬스케어 플랫폼 등이 있다. 이처럼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펫테크의 발전은 앞으로 반려동물 영양 관리, 의료 검진 관리, 헬스케어 분야 고성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반려동물 아바타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반려동물을 양육하면서 가상과 현실을 연결해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생애주기를 기록·관리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도 등장할 것이다.”

어떤 기업에 투자하고 있나. 투자 심사 시 고려 사항은. 
“펫케어와 펫테크 분야에 대한 대표이사의 전문성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창업팀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반려인의 고민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그리고 공급자와 경쟁 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려동물 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는 5개 사다. ‘야옹섬’과 ‘오브젝티보’는 반려묘와 반려견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반려동물용품 개발을 통한 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블록펫’은 블록체인 기반 반려동물 안면인식 기술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펫팜’과 ‘베텍코리아(블루엠텍 자회사)’는 동물약국과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반려동물을 위한 의약품 통합주문관리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투자 유망 분야는.
“반려동물 산업은 단순 의식주 단계를 넘어 전 생애주기에 대한 빅데이터 구축과 알고리즘 고도화를 기반으로 취향 맞춤형 고가 상품들이 더 전문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가의 스마트 관련 용품 소비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특히 반려동물과 관련해 가장 규모가 큰 시장 중 하나는 동물병원, 즉 반려동물 의료 시장이다. 의료 진단 및 의약품 분야와 함께 사료 제조와 맞춤 영양 간식 분야, 펫보험 시장도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 산업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점은.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반려동물에 대한 정책 및 주관 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로서 반려동물 연관 산업에 관한 법은 동물보호법이다. 이는 반려동물을 포함해 소, 돼지 같은 대동물과 실험동물까지 포괄하고 있고, 동물 등록 및 보호를 위한 규제 위주로 만들어졌다. 즉, 반려동물 산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담 부처가 없고 관련 법이나 제도도 유기동물 위주로 관리되는 실정이다. 반려동물 가구 증가와 동물 생명권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라 반려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반려동물 분야 종사자의 삶의 질도 높아져야 반려동물 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새 정부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반려동물 산업 육성법 제정 및 펫산업 발전 공약집에 △반려동물 표준 수가제 도입 및 치료비 부담 경감 △반려동물용품 미용 카페 훈련 장례 등 서비스 산업 육성 △불법적인 강아지 공장 근절 등 반려동물 보호 체계 정비 △개 물림 등 안전사고 예방조치 강화 △반려동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쉼터 확대 △동물 학대 예방 및 처벌 강화 △반려동물 관련 전담 기관 신설 등이 포함됐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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