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경영학·관광학 석사, 퍼듀대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현 퍼듀대 호텔관광 및 리테일 산업비즈니스 애널리틱스센터장,현 아시아·태평양관광학회 학술위원장 사진 장수청
장수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경영학·관광학 석사, 퍼듀대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현 퍼듀대 호텔관광 및 리테일 산업비즈니스 애널리틱스센터장,현 아시아·태평양관광학회 학술위원장 사진 장수청

“페스티벌 프로그램이 매년 똑같으면 사람들은 흥미를 잃는다. 핵심 테마는 유지하되 행사 및 프로그램을 시대 흐름에 맞춰 업그레이드해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 장수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8월 19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페스티벌의 성공 조건으로 이같이 꼽았다. 장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3년 만인 올해 4월 열린 미국 최대 야외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밸리 뮤직 앤드 아트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이하 코첼라)’을 예로 들며, “라이브 스트리밍은 물론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등 새로운 기술을 페스티벌에 적용하며 사람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감동, 재미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아시아·태평양관광학회 학술위원장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현장 페스티벌이 다시 열리고 있다. 미국 현지는 어떤가. 
“미국에서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덕에 페스티벌 규모나 참가자 수가 거의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이르렀다. 대다수 페스티벌 참가자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거의 없는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이다 보니, 페스티벌 산업의 원상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
“코첼라를 예로 들어 보자. 코첼라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4월 15일(현지시각)부터 2주간에 걸쳐 주말 6일간 개최됐다. 셔틀버스비를 포함해 700달러(약 95만원)에 가까운 티켓과 1000달러(약 135만원)가 넘는 VIP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하루 평균 약 12만5000명, 6일간 총 75만 명이 행사장을 찾아 해리 스타일스, 빌리 아일리시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겼다. 이 페스티벌은 입장권 수입을 포함해 약 7억400만달러(약 9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첼라가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코첼라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지만, 1999년 시작부터 세계적인 록그룹을 다수 초청하면서 그 이미지를 프리미엄급으로 단번에 올렸다. 음악도 팝, 힙합, 일렉트로니카(전자음악)는 물론 최근 K팝을 포함하는 등 다양하게 구성해 왔다. 올해 코첼라에는 블랙핑크 등 한국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주 사막 지역에서 열리는 특이점과 비주얼 아트 등 흥밋거리도 가득하다. 특히 코첼라는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노력한다.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코첼라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시도했나. 
“증강현실(AR), NFT 등 다양한 정보기술(IT)을 행사 곳곳에 적용했다. 행사 자체는 유튜브에 스트리밍해 세 개 채널로 실시간 시청이 가능했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집에서 코첼라를 관람한 수백만 명의 시청자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들은 뮤지션의 공연 중 무대 위로 날아오르는 거대한 나비와 앵무새, 관객 위를 떠다니는 황금빛 꽃 등 초현실적 형상 등을 즐길 수 있었다. 주최 측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에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을 활용한 AR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가능했다. 코첼라는 NFT 기술을 적용해 평생 입장권을 판매하는 ‘코첼라 키 컬렉션’이라는 행사도 진행했다. 이 NFT 평생 입장권에는 공연장 앞줄 관람 권한, 세계적인 셰프의 저녁 식사 초대 등 다양한 혜택이 포함돼 있는데, 큰 인기를 끌었다. ‘코첼라 포토북’ ‘코첼라 포토 앤드 뮤직’ NFT도 성황리에 판매됐다.” 

젊은층의 취향에 맞았을 것 같다. 
“그렇다. 코첼라는 또 MZ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코첼라버스’라는 공식 앱을 통해 행사 스케줄, 공연장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고, 코첼라에 참가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활용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코첼라는 단순한 음악과 예술 페스티벌을 넘어 공연 산업의 확장과 수익성 개선을 지향해, 현장과 온라인 시청자를 하나로 묶으면서 새로운 감동을 만들어 내기 위해 신기술을 적용한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한 이벤트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올해 재개한 또 다른 세계적인 페스티벌은. 
“작년에 취소했다가 올해 재개한 브라질 ‘리우 카니발’이 있다. 리우 카니발은 규모와 참석자 수에서 월등해 세계 최대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 사순절 전날까지 5일간 열리는 남미를 대표하는 축제인데, 올해는 4월에 열렸다. 매년 8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의 경우 2020년 취소됐다가 지난해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고, 올해도 8월 3주간 진행 중이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상처받은 시민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문화·예술 축제로, 지금은 전 세계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하는 행사로 성장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페스티벌을 효과적으로 개최하려면.
“여러 사람이 한곳에 모이는 페스티벌로 인해 코로나19 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페스티벌 주최 측은 페스티벌 개최 기간은 늘리고 개최 공간은 넓혀 참석자를 분산하는 것은 물론 최대 인원수를 제한하는 등 위드 코로나 시대를 고려한 페스티벌을 기획해야 한다. 또한 행사 기간 내 대면 참석 인원도 소단위로 분리하고, 참석자가 코로나19 방역 수칙도 철저하게 준수하는지 관리하는 등 세심한 운영 노력이 필요하다. 페스티벌을 온·오프라인으로 적절히 융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기획해 코로나19 이전보다 참석자 수가 줄더라도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오랜 기간 성공한 페스티벌의 공통점은. 
“페스티벌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콘텐츠다. 페스티벌 주제 및 콘텐츠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재미있어야 한다. 성공한 페스티벌의 대체적인 특징은 참가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적극적 참여 자체가 페스티벌을 에너지와 흥이 넘치는 재미있는 이벤트로 만든다. 즉, 단순 볼거리나 먹거리의 나열에서 벗어나 참여 형태의 프로그램 존재가 성공의 필요 조건이다. 또 아무리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똑같은 형태로 오랜 기간 지속하면 흥미가 점차 감소하기 때문에 핵심 테마는 유지하되 프로그램의 형식을 일부 바꾸는 방식으로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이벤트를 기획할 때 우선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성공한 세계적인 페스티벌은 젊은 세대의 참여도가 높은 것이 특징인데, 이벤트 내용을 젊은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내용으로 꾸미는 것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홍보에 효과적이다. 페스티벌 기획자에 해당하는 지역 주민 단체 또는 정부의 유기적인 협조도 필요하다. 지방 및 중앙 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주민 참여가 적은 페스티벌은 일회성 행사로 그칠 가능성이 크고, 정부 지원이 없는 페스티벌은 소규모 지역 축제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 민간이 중심 역할을 하되, 정부도 필요한 지원을 해야만 성공적인 페스티벌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 

페스티벌 개최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성공한 페스티벌은 해당 지역 사회에 활력을 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또 지역의 전통과 역사, 특징, 자원 등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에 페스티벌이 없었으면 잊히거나 버려질 전통 등을 행사를 통해 계승, 발전시키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지역 특화 주제를 활용한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 중에 주민 스스로가 지역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갖게 되고, 거주 마을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 지역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주민끼리 화합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국내 페스티벌이 성공하려면.
“해외 유명 페스티벌의 경우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 자원으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지역 페스티벌은 대부분 국내용에 머물고 있고, 규모나 완성도 면에서 해외 방문자를 대상으로 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K팝, K드라마, K푸드 등 한류(韓流)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보면, 관광 자원이 부족한 한국에서 국가 차원의 한류 페스티벌을 기획해 볼 최적의 시점이라 생각한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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