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e-book)은 사실 두 가지 의미가 혼용돼 쓰이고 있다.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진 책(콘텐츠)과 그 디지털 책을 보여주는 단말기가 전자책이라는 한 단어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요즘 ‘전자책 시대’가 활짝 열린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자책을 볼 수 있는 킨들(아마존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이나 아이패드(애플의 태블릿PC) 같은 새로운 디지털 기기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착각이다. ‘전자책 시대’가 열린 게 아니라 ‘전자책 단말기 시대’가 왔다고 해야 한다. 전자책 시대가 본격화하려면 지금의 종이책을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더욱이 전자책 단말기로 책을 읽는 관습을 세상 사람들이 가져야 한다. 물론 킨들은 제법 성공을 거뒀고, 아이패드도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과연 전자책은 종이책을 밀어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물음에 전자책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출판계 전문가 3인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유재건 그린비출판사 대표,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이 그들이다. 출판계는 콘텐츠의 최대 생산지다. 전자책 이슈에 가장 예민한 일차 당사자이기도 하다. 당연히 전자책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한 고민과 검토를 하고 있다. 출판계 고수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6월말 KT&G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 열린포럼에서 개최한 ‘E-Book: 책의 미래인가, 아니면 해프닝인가’ 토론회에서 세 전문가가 내놓은 뼈 있는 진단과 전망을 들어본다. (*전문가들의 고유한 견해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지상중계 형식을 취한다)

출판계 고수들 ‘e-북 토론회’ 생중계

콘텐츠 확보·사회적 합의 관건

여건 되면 ‘쓰나미’처럼 올 수도

백원근 | 국내 출판계도 전자책 잇달아 출시 ‘불꽃’

전자책이 지금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초반 대형 출판사를 중심으로 컴퓨터를 도입해 책 만드는 것을 시작했다. 전자책 시대라는 말은 20년 전에도 이미 있었다. 그러다 90년대 중반 출판 유통에서 혁신적인 신기원이 이뤄지는데 바로 아마존닷컴이다. 이후 오프라인 서점들이 온라인에서 활동하게 된다. 2000년대에는 전자책이 학교나 공공기관 중심으로 널리 확산됐다. 그러나 대부분 종이책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한 것에 그쳤다.

사태가 급변하게 된 것은 2007년 ‘킨들(Kindle)’의 등장이다. 이전과 차이점은 아마존닷컴이라는 막대한 지배력을 가진, 전자책의 선두 유통업체가 전용 단말기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킨들이 출시되면서 전자책 시장은 증폭됐다. 또 올해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전자책은 급속한 확장 계기를 맞게 됐다. 전자책을 보는 수단이 확대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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