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한 지 올해로 7년째를 맞는 젊은 그룹이 재계에서 소리 소문 없이 입지를 굳히고 있다. 출범 당시와 비교해 매출은 약 3배, 자산 규모는 약 2.5배 성장했다. 2009년 기준 재계 순위는 15위. 바로 LS그룹 얘기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11월 LG그룹에서 독립하며 탄생한 그룹이다.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세 동생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구평회 E1 명예회장·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이 함께 분가했다. 분가 당시의 명칭은 LG전선그룹이었다. 이들 3형제가 들고 나온 사업체들은 LG전선(현 LS전선)·LG산전(현 LS산전)·LG니꼬동제련(현 LS니꼬동제련)·LG칼텍스가스(현 E1)·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 등으로 전선, 산업용 중전기, 동(구리) 제련, LPG·도시가스 공급 및 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었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사업 영역이 별로 많지 않은 탓에 LS그룹은 독립 후에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 밖에서 조용히 사업을 진행했다. LS그룹은 이후 6년여의 시간 동안 차근차근 그룹의 틀을 잡아나갔다. 그룹 명칭도 ‘리딩 솔루션(Leading Solution)’의 약자인 LS로 바꿨다. 단순한 기계부품 제조업이 아닌 종합 장비 및 서비스업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신생 그룹이긴 하지만 LS그룹이 자리 잡는 데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LG그룹에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들이 제몫을 충분히 해낸 결과다. LS그룹은 벌써 안정화 단계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기존에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던 비즈니스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고, 유망한 신규 사업에도 진출하며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룹을 이끄는 리더들 역시 분가를 주도한 창업세대들의 뒤를 이어, 구자홍 LS그룹 회장 등 ‘자’자 항렬 2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LG그룹에서 독립한 후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LS그룹의 성장 과정과 그룹 계열사들의 경쟁력,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을 다각도로 조망해본다.
LS그룹, 분가 6년 만에  ‘몰라보게’강해졌다

LS그룹 출범 후 6년 성과

매출 3배·자산 2.5배로 위상 ‘껑충’

덩치보다 내실경영으로 성장 추구

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7조3500억원과 5조1000억원’, 그리고 ‘21조원과 12조8000억원’. 이 수치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앞의 것은 LS그룹이 LG그룹에서 분가하던 무렵의 매출(2003년 기준)과 자산규모(2004년 공정위 첫 집계 기준)이고, 뒤의 수치는 가장 최근의 성과인 2009년 매출(그룹 추정치)과 자산 규모다. 즉 LS그룹이 6년 만에 이룬 성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숫자인 것이다. 6년 만에 LS그룹은 매출을 약 3배로, 자산은 약 2.5배로 불려놓았다.

LG그룹에서 분가하던 당시에 이미 LS전선·LS산전 등 주력 계열사들이 업계의 리딩 기업이었음을 감안하면 ‘땅 짚고 헤엄치기’가 아니었느냐고 폄하할 소지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다. 유수의 대기업에서 야심만만하게 분가한 후에 몇 년도 지나지 않아 힘을 소진해 버린 일부 대기업들의 사례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LS 분가 전 LG그룹의 주력 분야는 전자·화학·통신·상사 등이었다. 지금의 LS 계열사들은 LG그룹의 비주력 계열사였다는 말이다. LG그룹 내 투자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냈던 LS 계열사들은 LG그룹 내에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돈을 잘 벌었어도 다른 계열사 좋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LG 시절 비주력사 설움? “이젠 옛말”

그러나 LS그룹으로 독립한 후, LS전선 등의 계열사들은 LS그룹의 핵심사업 부문으로 위상이 올라갔다. 당연히 그룹 내 투자 1순위가 되었고, 벌어들인 돈도 자체 성장을 위해 쓸 수 있게 되었다. 성장의 기반이 갖춰진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LS그룹은 기업 체질도 바뀌었다. 메리츠증권의 전용기 애널리스트는 “LS가 지금까지는 내수시장의 과점적 지위로 인한 안정적인 수익으로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했으나, 지주사 전환, 슈페리어 에식스 인수, 대규모 설비 증설, 구조조정 및 인접 사업 진출 등으로 내부역량 면에서 성장기업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LS그룹을 이끄는 경영진들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탄탄한 것도 성장을 이끈 중요한 동력 중 하나다. 분가 전까지 LG전자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던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LG그룹의 오너 일가로 LG전자가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이끈 검증된 경영자다. 구자열 LS전선 회장도 LG그룹 시절 LG상사·LG투자증권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국제금융 전문가였다.

이처럼 LS그룹은 ‘경영의 선수’들이 강력한 오너십을 발휘하는 가운데, 전문경영인들이 제 몫을 다 하면서 그룹이 빠르게 안정됐고, 이것이 실적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LS그룹 성장의 또 다른 미덕은 M&A를 통한 급격한 덩치 키우기가 아니라, 기존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이룬 ‘기초가 튼튼한’ 성장이라는 점이다. 물론 LS그룹도 M&A를 통해 몇몇 기업들을 인수했다. 그러나 규모 면에서 다른 대기업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LS그룹의 M&A가 집중됐던 시기는 2008년부터 2009년이었는데, 그 시기에 11개의 기업을 인수했지만 이중 가장 규모가 큰 M&A는 2008년에 약 9000억원(9억달러)에 사들인 북미 전선 시장 1위 기업 슈페리어 에식스였다. 그 다음으로 큰 M&A가 691억원(대성전기), 576억원(한성) 정도였고, 가장 작은 규모로는 5억5000만원(사우타코리아)짜리도 있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에 대우건설을 6조4225억원에, 유진그룹이 2008년에 하이마트를 1조9500억원에 인수했음을 고려하면 LS그룹은 그야말로 ‘스몰 딜’을 했던 것이다.    

인수한 기업의 매출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았다. 약 3조원대 매출의 슈페리어 에식스를 제외하면 인수한 기업들의 매출은 2500억원(대성전기), 1000억원(홍치전기) 정도로 그룹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낮다. 한마디로 LS그룹의 성장은 주력사의 본질가치 성장으로 이룬 성과였다는 뜻이다.

2007년부터 불어 닥친 글로벌 불황에도 LS그룹은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주력사들의 사업군이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어서였다. 

LS그룹 홍보팀의 허영길 부장은 “소비재 산업은 경기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고 거의 마지막 단계쯤에서 전선 분야에 영향이 오는 편인데, 우리가 경기 침체를 피부로 느낄 때쯤이면 각국 정부들이 경기 부양에 나서기 때문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연관이 깊은 LS그룹으로서는 유리한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S그룹은 2006년에 E1을 통해 프로스펙스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는 국제상사(현 LS네트웍스)를 인수하며 소비재 사업에 대한 실험도 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 주가 흐름

“분가 후 주력사들 주가 10배씩 올라”

▷▶▷ 기업의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가 바로 주가다. 지난 10년 동안의 LS그룹의 주력사인 LS전선과 주력 계열사 LS산전의 주가 흐름을 보면 LG에서의 분가가 이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짐작할 수 있다.

LS전선은 2008년 7월 초까지 상장기업으로 있다가, 지주회사 체제가 되면서 지주사인 LS와 사업회사인 LS전선과 LS엠트론으로 나뉘었다. 이에 2008년 7월8일에 지주사인 LS로 재상장을 했고, 사업회사인 LS전선과 LS엠트론은 비상장기업이 되었다. 따라서  LS전선 주가의 경우 2008년 6월까지는 LS전선의 주가로, 2008년 7월부터는 지주회사 LS의 주가로 이해하면 된다.

LS전선은 LG그룹의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주가가 1만원 미만 대에서 큰 등락 없이 움직이는 편이었다. 기업 가치에 별로 큰 변화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분가가 이뤄지고 난 2004년부터 주가는 슬슬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까지 상승세가 강하다가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았고, 2008년 금융위기 한복판에서 상장된 지주회사 LS는 약세를 보이다가 2008년 하반기에 상승세로 돌아서 현재 10만원대 주가를 보이고 있다.

LS산전도 큰 흐름은 LS전선과 대동소이하다. LG그룹 시절에 1만원 전후의 주가를 지속하던 LS산전의 주가는 현재 1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LS 계열사의 주주 입장에서는 LS그룹의 분가가 재테크 측면에서 ‘대박’을 안겨준 선택임이 분명해 보인다.

LS그룹 경쟁력 & 미래

원자재분야 리딩 컴퍼니 강점…

신성장 ‘그린 비즈니스’에 역량집중

LS그룹은 지난 2008년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긴 했지만 전 그룹사가 모두 지주회사 LS의 지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부분 지주사 체제다.

순수지주회사인 LS는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LS전선을 (주)LS, LS전선, LS엠트론으로 물적분리하면서 출범했다. 현재 LS의 지배를 받는 자회사는 LS전선(지분율 100%), LS산전(46%), LS니꼬동제련(50.1%), LS엠트론(100%) 등 총 4개다. 그 외 E1, 예스코, 가온전선 등은 LS그룹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있는 한 식구라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LS는 순수지주사로, 그룹의 사업 방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주 수입원은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실적에 따라 얻는 지분법이익이다. LS는 지난 2009년 12월에 계열사들로부터 매월 LS 브랜드 사용료를 받기로 이사회에서 결의, 앞으로는 브랜드 라이선스 수입도 추가될 전망이다.

LS전선 : 고부가 해저케이블 주목… SPSX 시너지 기대

주력 자회사인 LS전선은 국내 최대 전선 회사이자 세계 3위 전선 업체다. 전력선 분야에서는 초고압 케이블, 가공송전선, 선박용 특수케이블, 초전도 케이블 등을, 광통신 분야에서는 광케이블, 광 부품 등을 생산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전선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 LS전선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S전선의 신규 사업 가운데 시장의 주목을 받는 분야는 단연 해저케이블 사업이다. 2009년에 강원도 동해에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해저케이블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상품으로 풍력·조력 발전 등 그린 에너지 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하는 분야다.

유럽 국가 간 발전 비용 절감, 해양·풍력발전의 증가, 서유럽·남유럽·북아프리카의 장기 해저 전력망 사업 및 동북아 전력 연계 사업 등의 영향으로 해저케이블 산업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유망 분야.

이 시장은 프랑스의 넥상스,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스웨덴의 ABB 등 빅 3 기업이 세계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구조였다.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LS전선은 이 기업들에 이어 250㎸급 해저케이블 개발에 성공하며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그리고는 2009년에 한국전력에서 발주한 제주와 전남 진도를 잇는 직류 해저케이블 공급 프로젝트에서 해외 업체들을 따돌리고 수주에 성공하며 무사히 이 시장에 진입했다. 세계시장 진출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었다.

한화증권의 정영권 애널리스트는 “전선 중 가장 고부가가치인 해저케이블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함으로써 수익성 면에서도 글로벌 선두 업체와 견줄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며 “한 단계 레벨업된 모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LS전선은 특히 지난해 북미 최대 전선 회사 슈페리어 에식스(SPSX: Superior Essex)를 인수하며 북미·유럽 등 해외 사업에 유리한 거점을 마련했다. 슈페리어 에식스는 권선(동 또는 알루미늄 와이어에 절연물질을 코팅한 것) 및 통신선 분야 북미 1위 기업으로, LS전선의 대표상품인 초고압선을 생산하지 않아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슈페리어 에식스는 유럽에도 30여 곳 이상의 생산·판매망을 보유하고 있어서 이에 따른 이점도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슈페리어 에식스 인수에 따른 재무적인 부담이 늘어났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김혜용 애널리스트는 “LS전선이 내는 영업이익으로 슈페리어 에식스 인수에 따른 차입금 이자를 충분히 갚고 있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LS전선은 이외에도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풍력발전용 전선을 개발해 관련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며, 지능형 송전 운영 솔루션 등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분야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LS산전 : 그룹 내 그린 비즈 견인차

LS산전은 송배전 시스템, 변압기 등 전력기기 및 자동화기기와 시스템 제조, 동관·스테인리스관 생산, 그린 에너지 사업 등을 하는 회사다.

2009년에는 자동화 솔루션 분야의 수출 증대로 인해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좋아졌으며, 교통·SOC 분야는 고속철도·경전철 등 정부 주도 SOC 투자가 확대되면서 수혜를 받아 역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S산전은 지난 1986년에 국내 최초로 태양광발전 사업을 시작한 ‘태양광발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2007년에 20년간 쌓은 노하우를 발휘해 인천국제공항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청주공장에 연간 40㎿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설비도 보유하고 있다.

LS산전은 LS그룹의 그린 비즈니스를 이끄는 회사로 스마트 그리드 분야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주도에 건설될 한국형 스마트 그리드 시범단지 조성 사업에도 깊이 관여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1% 미만인 전자태그(RFID), 전력용 반도체 모듈,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자동차용 전장 부품 등 신사업의 비중을 2015년에는 30%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신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 : 세계 3위 동제련 기업… 해외 자원 투자 박차

LS니꼬동제련은 국내 유일의 동(구리)제련 회사이자 아시아 1위, 세계 3위 규모의 회사다. 일본 니꼬와 합작해 설립했다.

2004년 페루 마르코나 동광산 지분 15%를 인수한 이후 콘데스타블(지분 7.3%), 페루 리오블랑코(지분 10%), 볼레오 광산 투자 등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 1위 동제련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목표다. 신규 사업으로는 자원재활용 사업(Recycling Business)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선 업황 호전에 따른 전기동 판매 증가, 황산 가격 반등에 기반을 둔 화성 분야 흑자 전환으로 올해 이익이 회복세에 들어섰다. 2009년에 광물자원공사와 함께 파나마 구리광산의 지분(20%)을 인수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김지산 애널리스트는 “안정적인 자원 공급처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LS엠트론 : 전기차 전장 부품 등 성장세 기대

LS엠트론은 2008년에 LS전선의 기계(부품 포함)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되어 설립된 회사다. 산업용기계·농기계, 전기전자 및 회로소재, 자동차 부품 등을 제조한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저장장치로 쓰이고 있는 울트라 캐패시터(UC),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전지박, 음극재, 그리고 2008년 11월에 인수한 대성전기의 DC-DC 컨버터 등을 통해 미래 자동차용 전장 부품 사업도 진행 중이다.

LS엠트론이 가장 기대하는 사업은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이자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라 불리는 울트라 캐패시터 분야다. 2차전지가 갖지 못한 고출력, 긴 수명, 넓은 동작 온도로 인해 하이브리드 버스, 풍력발전, UPS, 하이브리드 중장비 등에 두루 활용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울트라 캐패시터 분야의 매출 1000억원, 시장 점유율 5위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용할 모듈제품 상용화를 위해 공동 연구 중이며, 두산인프라코어와 하이브리드 굴삭기 개발도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최문선 애널리스트는 “LS엠트론은 전자부품부문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기계부문이 비수기의 영향을 받아 2009년 하반기에 실적이 다소 주춤했는데, 전자부품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E1과 LS네트웍스 : 소비재 시장 경험 쌓는 중

LS의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E1(옛 LG칼텍스가스)은 친환경 에너지인 LPG 산업의 활로 모색을 위해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도 다각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1은 2006년에 프로스펙스 브랜드로 알려진 국제상사(현 LS네트웍스)를 인수해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룹에서 유일하게 소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LS그룹 관계자는 “LS네트웍스를 통해 그룹이 소비재 사업도 공부하고, 옛 국제상사 빌딩(현 LS용산타워)도 요지가 되면서 투자에 따른 성과도 얻었다”고 말했다.

LS그룹에 따르면 LS네트웍스는 구자열 LS전선 회장의 관할하에서 과거의 명성을 찾기 위한 여러 가지 도전을 하고 있다. 구 회장이 사이클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구 회장은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고 한다. 

LS네트웍스는 현재 자체 브랜드인 프로스펙스 사업 외에도, 몽벨(일본 아웃도어), 잭울프스킨(독일 아웃도어)같은 외부 고급 브랜드 사업을 병행하면서 고급 브랜드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있다. 미국의 신발 브랜드 스케처스도 들여와 젊은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전선 중심 수직계열화 강점…

그린 비즈 추진에도 유리


▷▶▷ 우리투자증권의 김혜용 애널리스트는 “LS그룹은 전선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가 잘 되어 있는 그룹”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해외 초고압 송배전망 관련 수주전이 있을 때 LS전선이 전선을, LS산전이 변압기를 맡는 식으로 그룹 안에서 패키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전선의 주재료인 전기동을 LS니꼬동제련이 공급하면서 그룹 차원의 원가절감도 가능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김 애널리스트는 “LS의 4개 자회사들은 사업 분야가 성숙단계에 있어서 성장성이 약했지만, 이제는 LS전선의 초고압선이나 해저케이블, LS산전의 스마트 그리드, LS엠트론의 전기차 부품 등 각 계열사들이 전망이 좋은 신규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LS그룹 계열사들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의 김지산 애널리스트는 “LS그룹에 있어서 2009년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해외 진출 등 의미 있는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해외 입지가 강하지 못했다는 것이 약점이었지만 미국 슈페리어 에식스와 중국 홍치전기 등을 인수하며 대안을 마련했고, 계열사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그린 비즈니스에서도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봤다. LS니꼬동제련의 광산 투자와 LS엠트론의 전장 부품 체질 강화도 긍정적이라는 시각이다.

그는 LS그룹의 그린 비즈니스와 관련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그린 비즈니스에 유리하게 짜여있다”고 말했다. “전력과 에너지 등 기존 주력사업들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LS전선이 슈페리어 에식스 인수로 차입금이 늘어나 재무적인 부담이 다소 늘어났다”며 “이는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LS그룹 M&A 전략

스몰 딜 많았던 이유? …

“철학 맞는 매물이면 덩치는 무관”


▷▶▷ 지금까지 최고로 큰 금액의 M&A가 9000억원에 불과했던 LS그룹의 ‘스몰 딜’ 전략은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LS그룹은 왜 이 같은 M&A 전략을 구사하는 걸까?

이는 M&A를 그룹의 규모 확장이 아닌, 사업상 연관된 부문의 추가를 선호하는 LS그룹의 기업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쪽을 키워라.” LS그룹을 이끄는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지론이다. 구 회장은 언제나 임직원들에게 “제일 잘 할 수 있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과 연관된 것을 하라”고 주문한다고 한다. 핵심역량을 더 키우거나, 사업을 확장할 때는 시너지 낼 수 있는 분야에만 관심을 쏟으라는 말이다.

즉 애초에 M&A 대상을 규모가 작은 회사들로 제한했던 것이 아니라, 철학에 맞는 매물을 찾는 과정에서 만난 M&A 후보기업들의 규모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의 김지산 애널리스트는 “LS그룹의 모태인 LG그룹은 보수적인 경영 문화를 지니고 있는데 LS그룹도 그런 분위기가 있다”며 “이런 경영 스타일은 금융위기를 겪는 와중에 LS그룹이 행했던 여러 M&A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효과로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김혜용 애널리스트도 “LS그룹 경영진은 안정적·보수적으로 경영을 하는 모습”이라며 “M&A 사례를 봐도 그룹이 이미 사업 발전상 로드맵에서의 큰 뼈대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을 조금씩 추가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LS그룹 리더들

오너들은 그룹사업부문 챙기고

전문경영인은 개별기업 책임져

LS그룹은 지난 2009년 말 인사에서 그룹의 사업 부문을 전선·엠트론부문, 산전·가온전선부문, 동제련·예스코부문 등 크게 셋으로 구분해 오너 경영자들에게 맡기고, 각 부문의 개별 기업들은 전문경영인들이 책임지는 전문경영 구도로 개편을 완료했다.

LS그룹은 앞서 2008년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 같은 전문경영 체제 구축의 기반을 마련해뒀다. 당시 LS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CEO(최고경영자)와 COO(최고운영책임자)를 함께 두고 두 사람이 함께 대표이사를 맡는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CEO에는 오너 일가, COO에는 전문경영인을 배치해 균형을 맞췄다. 대개 CEO가 COO 역할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지만 LS그룹은 이를 분리해 CEO는 큰 방향을 제시하고, COO가 실무를 관할하는 체제를 택한 것이다.

2009년 인사는 이 같은 경영 체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다. 그 동안 계열사별로 행해진 오너십을 사업 부문제 도입으로 더 큰 영역으로 묶고, 오너들과 짝을 이뤘던 COO들을 CEO로 올렸는데, 이는 LS그룹의 전문경영 체제가 어느 정도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S 오너 일가의 ‘자’자 항렬 사촌 경영자 가운데 맏형이다. 미국 프린스턴 대 경제학과 졸업 후 LG상사에 입사, 10년이 넘는 해외근무를 거쳐 LG전자로 옮긴 후에는 해외사업 본부장, 사장, 회장을 역임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디지털 CEO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울 정도로 구 회장의 넓은 인맥은 국내외를 망라한다. IT 업계에서의 이 같은 구 회장의 입지는  IT 기술을 활용하는 LS그룹의 신규 사업 추진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오너 경영자들 … 전문성 겸비한 검증된 리더들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그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를 통해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경영 성과를 촉진하는 ‘그룹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구자열 전선·엠트론사업부문 회장은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78년 LG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뉴욕지사·동남아지역 본부장 등을 거쳐, LG투자증권에서 국제부문·영업부문을 이끌었던 해외금융 전문가다. 오랜 해외근무 경험으로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그는 LS전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자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최근 6년간 LS 사명 변경, 진로산업(현 JS전선) 인수, 33만 평방미터 규모의 중국 우시(無錫) LS산업단지 조성, 전선 업계 최초로 도입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과 경영 인프라 재구축, 슈페리어 에식스와 중국 홍치전기(현 LS홍치전선) 인수, 국내 최초의 해저케이블 공장 준공 등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구자엽 산전·가온사업부문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2남으로 구자홍 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1976년 LG화재(현 LIG손해보험)에 사원으로 입사해 런던 근무를 거쳐 20여 년간 LG화재에서 업무담당 이사, 수도사업부장을 역임했다. 1996년부터는 LG건설(현 GS건설)에서 SOC개발본부장, 관리지원본부장을 지내며 경영수업을 했고, 2000년부터는 LG건설 대표를 맡았다.

2004년에 가온전선 대표로 자리를 옮긴 구자엽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정체되어 있던 가온전선에 변화의 바람을 주도했다. 취임 첫 해부터 경영 시스템 개편, 기업체질 변혁 등을 통해 가온전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4000억원을 돌파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ACF케이블 등 신제품 개발을 통해 2007년에는 매출 7000억원, 세전이익 245억원 등의 성과를 올렸다. 2008년부터 LS산전을 함께 관할하고 있다.

동제련·예스코사업부문을 맡은 구자명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3남으로, 구자홍 그룹 회장과 구자엽 산전 회장의 동생이다. 

1983년 GS칼텍스정유의 주주사인 미국 셰브론을 거쳐, 1984년 GS칼텍스정유의 전신인 호남정유로 옮긴 후 14년간 재직했다. 재직 중 원료구매, 해외수출입 업무, 영업기획, 윤활유 부문장 등을 지내며 경험을 쌓았다. 1998년부터 LG상사 동남아 본부장, 지역장을 역임한 후 2000년에 예스코 CEO를 거쳐 2010년 현재는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 회장과 예스코 회장을 맡고 있다. 1년 중 100일 이상을 해외에 나가 BHP, 리오 틴토, 콜데코 등 세계 굴지의 광산 업체 등 세계 동(銅) 산업의 거물급 인사들과 교류하며 LS그룹의 해외자원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구자용 E1 대표이사 부회장은 구평회 명예회장의 2남으로, 구자열 LS전선 회장의 동생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06년에 LS네트웍스(옛 국제상사) 인수를 주도했고, LS네트웍스의 사업영역을 기존 프로스펙스 등 스포츠 브랜드와 함께 물류사업으로도 확장시키는 등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자균 LS산전 대표이사 부회장은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3남으로, 구자열 LS전선 회장과 구자용 E1 부회장의 동생이다. 그는 10여 년간 국민대와 고려대에서 경영학 교수를 지낸 학구파 CEO다. 2005년 LS산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 부회장은 탄탄한 경영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CEO로, 최근에는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을 맡아 LS의 그린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경영인들 … 오너와 COO로 호흡 맞춘 LS맨들

이광우 (주)LS 사장은 LS산전에서 경영전략을 담당했었으며, 그룹 지주회사인 LS로 옮긴 후 구자홍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았다. 구 회장이 그룹 내 사업 조정과 신규 투자 등을 결정하며 이사회 의장의 업무를 수행하고 이 사장은 브랜드 및 계열사 보유 지분 관리 등을 책임지고 있다.

손종호 LS전선 사장은 LS전선 기계사업본부장 출신으로, 슈페리어 에식스 인수와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 설립 등을 통해 LS전선을 글로벌 3위 전선 기업으로 발돋움시키는 데 기여했다.

심재설 LS엠트론 사장은 LS전선의 부품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만성적자였던 LS전선의 기계 사업(현 LS엠트론)을 맡아 흑자로 전환시켜 효자사업으로 변모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손종호 사장과 심재설 사장은 그룹 내의 대표적인 실무형 경영자로 알려졌다.

강성원 LS니꼬동제련 사장과 김성은 가온전선 사장도 지난 2009년 연말 인사에서  CEO로 선임됐다.

이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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