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 확실히 달라졌다. 직원들이 경쟁하듯 ‘일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른 부처에선 자기 일이 아니라고 서로 미루는 데 비해 중기청에선 말하기 무섭게 ‘내가 하겠다’고 얼른 채간다”고 칭찬하면서도 마치 의외인 듯 놀란 표정이다. 중기청 직원들이 발 벗고 나서다 보니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그야말로 ‘실질적’인 정책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4월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보고된 중기청의 ‘소상공인 영업환경 개선 대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반 음식점에서 회갑연, 칠순연 등에 한해 노래방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나, 소규모 떡집(16.5∼33㎡)에서도 일반 쌀 가격의 절반 수준인 가공용 쌀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 등 28개의 ‘비현실적인’ 규제를 개선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바로 이런 게(중기청의 보고 내용) 손에 잡히면서 영업에 직결되는 생활 공감형 정책이다”며 중기청을 치하했다. 중기청의 ‘놀라운 변신’을 이끈 주인공은 홍석우(56) 청장이다. 홍 청장이 부임한 것은 지난해 3월. 홍 청장은 마치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서글서글한 스타일이다. 이런 홍 청장이 중기청 조직을 180도로 확 바꿔놓은 엄청난 괴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기자는 4월15일 여의도 모 식당에서 홍 청장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지난 1년 간의 중기청 변신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끝장팀’ 만들어 중기제출서류 확 줄였죠”

Point1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라 중기청은 딸린 식구는 많은데 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인, 한마디로 ‘힘만 들고 폼은 하나도 안 나는’ 정부부처 중 하나다. 예컨대 중소기업들이 크게 도움의 목소리를 내는 수출이나 조달업무 등은 지식경제부와 조달청이 마지막 열쇠를 쥐고 있다.“그래도 눈 씻고 찾아보니 분명히 우리가 할 일이 있습디다. 큰 범주 내에서의 수출 지원은 지식경제부가 하면 되는 것이고, 우리는 100만달러도 수출하지 못하는 틈새 기업들을 찾아 도와주면 되는 거죠. 예컨대 ‘수출 500만달러 중견기업 500개 육성 지원책’ 등과 같은 겁니다. 올 초부터 음식업중앙회, 목욕업중앙회 등 41개 소상공인 업종 단체장들을 만나 보니 진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더라고요.”



Point2 끊임없이 소통하고, 반드시 답을 줘라 정부부처 기관장들은 산하 단체장들과 자주 간담회를 갖는다. 정책의 흐름을 잡기 위해서다. 그러나 대체로 1회성으로 끝나고 만다. 밥 먹으면서 업계 얘기 듣고 “검토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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