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로 올 상반기 중국 내 굴착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했다. 사진은 중국 옌타이시 한 굴착기 제조 공장.

경기 안산 시화공단에서 제강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지난해 이맘때 가입한 중국펀드를 환매할 계획이다. 최씨가 가입한 펀드는 A자산운용의 차이나H인덱스주식형펀드로 1년 수익률 겨우 5.95%를 달성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운용수익이 내려가고 있다. 그나마 다른 펀드에 비해서는 괜찮은 수익을 거뒀지만 요사이 중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것을 보고 과감히 환매를 결정했다.

펀드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 경제와 관련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울하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가까스로 시장 예상치를 충족시켰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지난 7월11일 기준 연초 대비 마이너스 8.8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단일국가 펀드로는 브라질주식형펀드(-20.04%)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많은 펀드전문가들이 추천한 장기투자방식을 대입시켜 봐도 중국펀드 투자는 사실상 실패작에 가깝다. 제로인 통계에서 중국 주식형펀드 5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17.37%를 기록했다. 장기투자로 접근해도 손실만 입었다는 뜻이다.

국내 펀드시장에서 중국 관련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다. 순자산으로 환산하면 50.5%, 펀드수로는 24.5%를 차지한다. 순수 중국펀드가 아닌 친디아(중국+인도),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펀드까지 더하면 31.8%나 된다. 사실상 국내 판매 중인 펀드 3개 중 1개가 중국과 연관된 셈이다.

연초 이후 중국펀드 6000여억원 환매

최근 중국 경제와 관련해 불안한 보도가 줄을 이으면서 펀드 환매 수요는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7월11월 기준 중국 주식형펀드는 연초 대비 6964억원어치나 환매됐다. 글로벌신흥국 주식형펀드(7272억원) 다음으로 환매금액이 크다.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초 꾸준히 설정액이 늘다 단기 신용경색이 불거진 지난 6월 321억원어치가 환매된 데 이어 7월에는 11일 현재 238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익률이 감소하다보니 외형 또한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7월11일 기준 중국 주식형펀드(ETF제외) 순자산은 8조9692억원으로 연초보다 14.2% 감소했다. ETF까지 포함해도 9조3606억원에 불과하다. 그만큼 펀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펀드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 28.3%로 중국 관련 펀드 중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운용설정액이 532억원인 ING차이나Bull1.5배펀드도 수익률이 마이너스 22.9%를 나타냈다.



※ 자료 : 제로인, 7월11일 기준, ETF는 제외

중국 내수 업종 투자 유망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미 역외펀드시장(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과 미국펀드 시장에서는 2011년부터 중국펀드 투자자금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중국 경기 회복 시점을 언제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중국 등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갈아탈 시기”라고 말했다. 동양증권이 지난 7월17일 펴낸 보고서 ‘리커노믹스; 중국신용 버블의 진실’을 보면 2004년 8%에 불과했던 신흥국 펀드 내에서 중국(홍콩 포함) 비중은 지난해 말까지 24%까지 늘어났고 아시아(일본 제외)펀드 비중은 같은 기간 26%에서 32%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올 들어 비중은 매달 급속도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중국은 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다. 신용경색 이슈가 커지면서 대표 중간재 산업인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은 최근 주가가 약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중국 철강 순수출량은 421만t을 기록해 전년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초 이후 두 자릿수 증가가 계속됐으나 5월부터 3%대로 떨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이유는 공급과잉 우려 탓이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 장비 제작 업체들도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굴착기 판매대수는 7722대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업종은 경기 침체에도 낙관적인 전망이 많다. 주요 증권사들은 대표적인 소비재 품목인 제과·유가공·의류 등을 수출하는 종목들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도시화에 따른 소비량이 여전히 기대치를 넘고 있으며 경쟁상대인 현지 중국기업들의 기술력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매출 상승을 예상하게 만드는 이유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10일 펴낸 ‘중국 음식관련 종목, 지금이 중요하다’라는 보고서에서 중국 내수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우리 수출기업들의 조건으로 △시장의 유망성(시장규모 성장성, 과점화 정도, 현지 업체 역량 등) △브랜드파워와 제품의 차별성 △기술적 역량·원가 경쟁력 △수익성 △중국실적 대비 국내실적 규모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최근 입국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여행관련 업종과 한류 콘텐츠를 다루는 엔터테인먼트주, 인터넷·게임주 역시 경기 침체와는 상관없이 주가가 ‘우상향’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다만 중국 정부의 부정부패 정책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좀더 지켜볼 대목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시진핑 정부가 공무원 부정부패 척결에 강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고급 외식, 주류 소비가 다소 감소했다. 또 지금까지 보조금 정책을 펴 소비심리를 이끌어온 가전시장이 정책 만료 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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