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용 마스크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MB필터(멜트블로운)가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의 공조 덕에 해외로부터 MB필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로써 6월까지 최대 5300만 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3월 6일 오후 부산 사하구 마스크 제조 업체 네오메드의 생산 기계가 멈춰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보건용 마스크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MB필터(멜트블로운)가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의 공조 덕에 해외로부터 MB필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로써 6월까지 최대 5300만 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3월 6일 오후 부산 사하구 마스크 제조 업체 네오메드의 생산 기계가 멈춰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주요 그룹사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 사업을 쏟아내고 있다. 성금을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는 단순한 지원책 외에도 마스크 원료 공수, 연수원 치료 시설 전환, 협력사 자금 지원 등 기업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방법으로 전방위 지원을 펴고 있다. 


1│계열사 역량 총동원, 기업 특성 살린 지원책

그룹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족한 방역 물자를 확보하는 지원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그룹은 마스크 대란이 이어지자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디스플레이·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 등 계열사의 해외 지사와 법인을 활용해 캐나다·콜롬비아·중국·홍콩 등에서 마스크 28만4000장을 긴급 확보해 이를 수입해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대구 지역에 기부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를 도와 해외에서 산업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MB·melt-blown) 총 53t을 공수해 화제를 모았다. 이는 최대 5300만 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LG그룹 역시 국내 의료진을 위한 보호장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용 방호복 1만 벌과 방호용 고글 2000개, 의료용 마스크 10만 장 등을 확보해 피해가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에게 지원했다. LG상사·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LG 계열사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확보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마스크 제조공장에 스마트 공장 컨설팅을 제공,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리기도 했다. 일례로 전라남도 장성군에 있는 화진산업의 경우 삼성 스마트 공장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마스크 제조 라인의 레이아웃을 최적화하고 병목 공정을 해소하는 등 설비 효율을 높인 덕에 일일 생산량이 4만 장에서 10만 장으로 늘었다.

CJ그룹 역시 계열사를 십분 활용해 지원책을 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구시와 경상북도 의료진, 격리 환자, 취약 계층의 식사를 위해 햇반·컵반 등 가정간편식(HMR)을 제공했고, 2월에는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에 격리돼 임시생활 중인 우한 교민을 위해 자사 HMR 제품과 스낵류 등 식료품을 지원했다. 뚜레쥬르는 대구 지역 아동센터에 빵을 제공했다. CJ대한통운은 3월 1일부터 한 달간 대구·경북 지역 주민에게 개인 택배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LG그룹이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울진 LG생활연수원 전경. 사진 LG
LG그룹이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울진 LG생활연수원 전경. 사진 LG

2│대규모 연수원, 치료 시설로 전환

신천지 종교 단체 활동의 여파로 확진자가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에 연수원 등 시설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잇따라 해당 시설을 치료 시설로 전환해 의료 대란 방지에 나섰다.

삼성은 경북 영덕의 삼성인력개발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을 파견했다. 파견 의료진은 자발적으로 나선 지원자들이며 사태가 종식할 때까지 2주 단위로 순환 근무 형태로 의료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LG그룹은 경북 구미의 LG디스플레이 기숙사와 울진의 LG생활연수원 두 곳을 제공했고, 가장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경주시 양남면의 경주인재개발연수원과 글로벌상생협력센터 두 곳을 제공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연수원 시설은 정식 개소가 5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시급한 상황인 만큼 필수 시설 보완과 점검만 서둘러 마무리한 뒤 제공하기로 했다.

그 외 지역에서도 연수원을 치료 시설로 탈바꿈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화생명 연수원을 코로나19 경증 환자 격리 치료를 위한 시설로 개방했다. 우리금융그룹도 경기도 안성에 있는 연수원을 치료 시설로 전환했다.

이렇게 기업들이 각종 시설을 십시일반으로 제공해 마련된 전국의 생활치료센터 시설은 14곳에 달하며, 현재까지 2300명이 넘는 경증 환자들이 입소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재택근무 중인 올리브영 본사 임직원 200여명이 ‘면 마스크 만들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CJ
재택근무 중인 올리브영 본사 임직원 200여명이 ‘면 마스크 만들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CJ

3│협력·관계사 부담 완화 총력

주요 그룹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협력사·관계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각종 지원책도 쏟아내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포항과 광양 지역의 복지시설 및 상업시설 내 임대 매장 총 135곳의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 기간은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이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포항은 80%, 광양은 50%를 인하키로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기간 연장을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CJ푸드빌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을 위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식빵 5만 개분의 원료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3월 한 달간 대구 지역 가맹점 대상 반품 지원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위해 △3080억원 규모 경영 자금 무이자 지원 △납품 대금 5870억원 및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원 조기 결제 등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손실을 겪고 있는 서비스 협력사 블루핸즈와 오토큐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가맹금을 감면키로 했다. 감면액은 22억원 규모다. 이와 함께 승객 감소로 매출 손실을 겪고 있는 택시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개인택시 및 법인택시 운전자 중 신청자를 대상으로 4월부터 6월까지 할부금 상환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3000여 개 중소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의 상품 결제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협력회사의 납품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 기일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신세계TV쇼핑은 중소 협력회사에 250억원 규모의 상품 결제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고, 이마트24 역시 중소 협력회사가 결제 대금 조기 지급을 요청할 경우 일정을 앞당겨 지급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조성한 동반성장펀드를 활용한 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동반성장펀드는 중소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과 경영 안정 지원을 위해 협력회사가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조성한 기금이다. 신세계는 이 중 870억원의 가용 재원을 활용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회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사업장에 우선적으로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에 입점한 중소 협력회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000여 개 소상공인과 중소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3월과 4월 임대료를 3개월간 납부 유예키로 했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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