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서울대 의학 학·석·박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학 석사,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안철수연구소 창업, 전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제19·20대 국회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서울대 의학 학·석·박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학 석사,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안철수연구소 창업, 전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제19·20대 국회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집값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대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돕겠다며 여권의 대권 주자들이 각종 현금 지원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해 “진통제만 놔주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5월 1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현금 지원 정책에 대해 “맹장염이 생기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모르핀 놔주며 참으라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맹장염이 터지면 수술을 해서 염증을 제거해야 하는데, 모르핀으로 진통만 억제하는 식으로 대응하다가는 복막염으로 번져서 환자가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현금 뿌리기식 청년 대책이 딱 이런 모양새”라고 했다.

여권 대권 주자들은 최근 앞다퉈 청년층 대상 현금 지원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세계 여행비 1000만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억원 통장’,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군 제대 시 3000만원’ 등을 약속했다.

안 대표는 20대 일자리·주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경제 구조를 바꾸는 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 주도 경제’로는 20대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대가 질 좋은 일자리와 안정적인 주거권을 보장받으려면 “기업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도 공정 경쟁이 가능한 자유시장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다음은 안 대표와의 일문일답.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조선비즈 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조선비즈 DB

20대 고용 ·실업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해법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
“20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일자리와 주거 문제다. 그런데 현 정부는 기업에서 만들어야 할 일자리를 공공에서 계속 만들고 있다. 공무원 수를 늘리고 단기 알바를 고용해 통계를 내세워 국민 눈속임만 계속하고 있다.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선 주택이 원활히 공급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민간과 공공이 서로 상호 보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그런데 주택 공급도 모두 다 국가 주도로 하고 있다. 이것이 국가의 잠재성장력을 빠른 속도로 갉아 먹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첫 번째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에 모두 자율을 줘야 한다. 자율성을 가장 억제하는 것이 관치경제, 관치금융 그리고 규제다.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자유시장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경제에 활력이 생기고 20대가 고민하는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다.”

정부 여당은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기보다는 현금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 586세대는 아버지 세대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 베트남 전쟁에 파병 가고 독일에서 광부, 간호사로 일하며 외화를 벌었다. 그 덕에 우리 세대는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직업을 가질 수 있었고 전세부터 시작해 집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세대는 역사상 가장 좋은 스펙을 가진 20대가 직업도, 집도 가질 수 없게 만들었다. 그 주범이 우리 기성세대다. 이것을 바꿀 책임도 기성세대와 정치권에 있다.”

20대가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암호화폐다.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해 과세를 하겠다면서도 정작 투자 자산을 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을 가졌는지 의문이다. 투명성을 강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을 다한 뒤 과세를 해야 하는데, 책임을 지지 않고 과세만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앞서 지난 2018년 암호화폐 거래를 양성화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5세대 이동통신(5G)·블록체인 등 인프라망 구축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고 한 것이 3년 전이다. 그런데 여전히 국가에서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문 정부는 지난 4년간 ‘경제 무능’을 보여줬다.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경제가 잘 안 된 것이 아니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잘못된 경제 정책, 지구상 어떤 나라도 해보지 않은 대규모 실험을 대한민국이라는 10대 경제 대국을 상대로 한 것이다. 코로나19로 경제가 망가진 게 아니라 오히려 코로나19 이전에 ‘기저 질환’을 앓게 만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 주도 성장으로 분배의 개선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뭘 보고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다. 그래야 잘못된 게 무엇인지 진단하고 그에 따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온다. 정책을 실행하는 사람들도 의사가 환자의 병을 진단할 때와 마찬가지로 해야 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도 안 올랐다고 하고, 분배가 오히려 개선됐다는 식으로 말한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 위기 때마다 사회적 약자가 더 피해를 많이 봐서 빈부격차가 악화하고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더 심할 텐데 아니라고만 하니 앞으로도 더 악화할 일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plus point

“코로나, 4차 혁명, 美·中 신냉전 3대 메가트렌드 주목해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 세계적인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로 ‘코로나19 사태’ ‘4차 산업혁명’ ‘미·중 신(新)냉전’을 꼽았다. 안 대표는 이를 ‘3대 메가트렌드’라고 이름 붙였다.

인류사적 대전환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 흐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걸렸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곧 4차 산업혁명과 직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안 대표는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의사 출신 정보기술(IT) 전문가이자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그런 그는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 부문에 관심이 많았다. 안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AI의 경우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와 있을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라고 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파운드리)인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초미세 공정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기술력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적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TSMC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6조원으로 사상 최고였다. 반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조3700억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안 대표는 미·중 무역갈등이 신냉전으로 번지고 있는 국제 정세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전선에 있는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다. 미국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의 현지 투자를 요구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동맹을 중요시하는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출범으로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고 안 대표는 평가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5G 등의 기술은 물론 군사 동맹,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국 안보 협의체)까지 모든 것을 연결해 동맹을 요구할 것”이라며 “우리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보연·양범수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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