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폰 안 듀오링고 창업자 겸 CEO 미국 듀크대 수학과,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공학 박사, 캡차·리캡차 개발, 현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사진 듀오링고
루이스 폰 안 듀오링고 창업자 겸 CEO
미국 듀크대 수학과,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공학 박사, 캡차·리캡차 개발, 현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사진 듀오링고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과테말라에서는 돈 있는 사람만 고품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외국어, 특히 영어 구사 능력이 개인의 직업과 급여를 크게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 부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세계 경제의 불평등을 줄여줄 핵심 열쇠는 교육이다. 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교육 기회를 주는 게 듀오링고의 미션이다.”

7월 말 나스닥 상장을 앞둔 세계 1위 외국어 교육 앱(애플리케이션) 업체 ‘듀오링고(Duolingo)’ 창업자 루이스 폰 안(42) 최고경영자(CEO)는 7월 20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창업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에서 5번째로 가난한 나라, 과테말라에서 태어났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9년 과테말라 인구의 49.3%는 빈곤선(일평균 소득 1.9달러) 아래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폰 안 CEO는 의사 집안의 중상류층 가정에서 자란 덕에 어려서부터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미국 듀크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폰 안 CEO는 카네기멜런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땄다. 그는 박사 과정 중이던 2000년대 초반 로그인 시 사용자가 사람인지 자동 로그인 프로그램인지를 구분해 악성 로봇 프로그램 활동을 막는 캡차(CAPT-CHA)와 리캡차(reCAPTCHA)를 개발했다. 그는 이 기술을 2009년 구글에 매각하고, 2011년 무료 외국어 교육을 내세운 듀오링고를 창업했다.

듀오링고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가 5억 회에 이른다. 영어·독일어 등 서방 언어는 물론 한국어·중국어·베트남어 등 아시아권 언어, 하와이어 등 사멸 위기에 놓인 언어까지 40개 언어, 106개 학습 코스를 제공한다. 학습자는 퀴즈 게임 형태로 외국어를 배우는데, 목표를 설정하면 듀오링고가 수준을 평가해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학습자는 앱 이용 시 광고를 봐야 한다. 광고를 보기 싫다면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도 프랑스어를 배우려고 듀오링고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폰 안 CEO는 “(듀오링고를 통해) 억만장자나 가난한 자 모두 같은 언어 학습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했다.

듀오링고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성장에 탄력을 받았다. 지난해 전년보다 129% 증가한 1억6170만달러(약 18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는 2019년 2730만 명에서 올해 1분기 3990만 명으로 늘었다. 유료 구독자도 같은 기간 90만 명에서 두 배 수준인 180만 명으로 증가했다. 듀오링고는 기업 가치가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듀오링고가 7월 20일 제시한 공모가 범위를 감안하면 시가 총액이 34억1000만달러(약 3조9556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작년 11월 투자 유치 때 평가받은 기업 가치(24억달러)보다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가 더 불어난 수준이다. 다음은 폰 안 CEO와 일문일답.


다른 외국어 교육 업체와 다른 점은
“무료 제공으로 높인 접근성, 동기 부여를 이어 가기 위한 게임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깨우치는 기술) 기반의 개인 맞춤형 교육이 차별화 포인트다. 무료 교육을 통해 듀오링고는 (더 이상) 더 많은 돈이 더 나은 교육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듀오링고 학습자들은 하루 평균 5억 개의 문제를 푼다. 이는 회사가 학습과정을 개선시키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쌓아준다. 기술 기반의 접근 방식 덕분에 듀오링고 학습자들은 4학기 분량의 대학 어학교육을 절반의 기간에 끝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듀오링고 운영 원칙은
“어학 교육 기회를 누구에게나 열어주는 듀오링고의 미션 덕분에 회사는 전 세계 유능한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세계 유명 기술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인재들이 듀오링고를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업무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회사의 미션은 듀오링고가 지금보다도 훨씬 작은 스타트업일 때 큰 이점이 됐다. 듀오링고는 또 업무 방식, 문화 형성, 의사 결정에 있어 ‘장기적 시각’ ‘모든 것을 테스트하라’ 등 몇 가지 원칙을 두고 있다.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일이라도, 장기적 측면에서 성장을 방해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회사가 하는 모든 것을 측정하고 테스트한다. 이런 운영 원칙이 회사 문화의 일부로 자리잡은 게 지난 몇 년간 큰 폭의 성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코로나19가 듀오링고 성장을 가속화했나
“듀오링고는 2012년 앱 출시 후 매년 높은 성장을 해왔다. 오프라인 교육이 온라인으로 전환된 트렌드가 코로나19로 빨라진 건 사실이다. 지난해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성장이 탄력을 받았지만, 지금은 예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어학 교육은 오프라인 장소에서 대면 수업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감염병 창궐로 이런 교육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단됐고, 그 결과 학습자 다수는 보다 유연한 온라인 교육을 찾기 시작했다. 교육 산업 전반적인 측면에서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교육의 미래에 ‘기술’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특히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던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기술은 우리가 모두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줬다.”

듀오링고가 개선해야 할 점은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교육을 통해 학습자의 어학 능력을 CEFR(Common Euro‑ pean Framework of Reference·유럽연합에서 개발한 전 세계 어학 능력 평가 척도) 기준 6단계 중 네 번째로 높은 등급인 B2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B2를 목표로 삼은 이유는 B2가 좋은 직업을 갖는 데 요구받는 외국어 능력 수준이기 때문이다. 듀오링고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과정에서는 학습자를 B1 수준으로까지 이끌고 있다. 다만, 아직 다른 언어 과정에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특히 한국어와 같은 아시아 언어를 가르치는 방법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만간 소개할 ‘캐릭터 빙고’라는 기능이 이런 언어를 더 잘 가르칠 것이라 기대한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내 꿈과 비전은 세계의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두 가지 큰 문제가 불평등과 기후 변화라고 본다. 나는 교육이 불평등을 줄일 핵심 열쇠라 생각한다. 이 때문에 듀오링고 같은 회사가 다른 사람에게 그들의 일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방법을 찾도록 영감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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