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미어먼 스콧 마케팅 전문가  미국 케니언칼리지 경제학,  ‘팬덤 경제학’ 저자 사진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 마케팅 전문가 미국 케니언칼리지 경제학, ‘팬덤 경제학’ 저자 사진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

“팬들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성공시킨다.”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David Meerman Scott)은 3월 3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2022 유통산업포럼’에서 기업은 팬덤이 성공시킨다고 밝혔다. 기업이 고객과 유대감을 쌓으면 고객은 팬덤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활동하며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린다는 것이다. 스콧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정한 베스트셀러 ‘팬덤 경제학(Fan-ocracy)’을 쓴 마케팅 전문가다. 

스콧은 기업 팬덤의 핵심은 친절함·충성도·열정이라고 밝혔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친절한 기업은 고객을 감동시킨다. 고객은 충성도를 갖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기업을 알리고 홍보한다. 가치관이 같은 사람끼리 팬덤을 만들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기업을 성공시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콧은 이날 발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팬덤 경제학을 풀어냈다.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은 BTS 팬덤 ‘아미’가 그룹을 성공시킨 사례를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하이브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은 BTS 팬덤 ‘아미’가 그룹을 성공시킨 사례를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하이브

팬덤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스콧은 방탄소년단(BTS) 팬덤 ‘아미’가 그룹을 성공시킨 사례를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팬들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모였다는 안정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속감을 느낀 팬들은 기업의 성공에 참여하고 뿌듯해한다. 스콧은 “팬들은 공동체를 찾아 기쁨을 나눈다”고 했다.

스콧은 미국 자동차 보험 회사 해거티를 사례로 들었다. 보험은 재미없고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분야다. 해거티는 연식 25년 이상의 클래식 자동차를 기반으로 팬덤을 만들었다. 해거티는 북미에서 열리는 수많은 클래식 자동차 쇼에 참가했다. 

해거티는 홈페이지에 클래식 자동차 가격에 대한 정보를 올리고 사람들이 해거티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동차 가격을 확인하도록 했다. 클래식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해거티 홈페이지에 모여 토론하고 열광하게 만든 것이다. 해거티는 드라이버 클럽을 만들었고 회원 65만 명을 모았다. 

해거티는 사람들이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게 해줬고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며 보험을 판매할 수 있었다. 스콧은 “해거티는 성공을 거뒀고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고 했다. 


듀라셀은 미국 전역의 허리케인, 홍수 등 자연재해로 피해 본 사람들에게 배터리를 무료로 나눠주는 ‘듀라셀 파워포워드’ 사업을 하고 있다. 사진 듀라셀
듀라셀은 미국 전역의 허리케인, 홍수 등 자연재해로 피해 본 사람들에게 배터리를 무료로 나눠주는 ‘듀라셀 파워포워드’ 사업을 하고 있다. 사진 듀라셀

친절한 기업이 팬덤을 만든다

스콧은 글로벌 배터리 회사 듀라셀을 사례로 들며 친절한 기업이 팬덤을 만든다고 했다. 듀라셀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허리케인, 홍수 등 자연재해로 피해 본 사람들에게 배터리를 무료로 나눠주는 ‘듀라셀 파워포워드’ 사업을 한다. 재난 지역에 수년간 나눠준 배터리만 2000만 개다.

사람들은 듀라셀이 배터리를 기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열광했다. 자신도 듀라셀 배터리를 구매하고 지인들에게 추천했다. 미국 켄터키주에서 듀라셀이 배터리를 기부했다는 페이스북 게시글은 3000여 개의 좋아요와 248개의 댓글을 받았고 662번 공유됐다.

스콧은 “누구나 광고 모델 사진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실제 고객 사진을 사용하는 것도 인간미를 드러내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미국 코아(KOA) 캠핑장은 모델 대신 실제 캠핑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린다. 캠핑은 그간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았고 기업은 가족들이 캠핑하는 사진을 광고에 사용했다. 코아는 젊은 캠핑 고객이 늘어나는 것을 포착했고 밀레니얼 세대가 즐겁게 캠핑하는 사진을 올리며 팬덤을 구축했다. 사람들은 진짜 캠핑하는 사진을 보고 인간적이라고 느끼며 몇 번이고 다시 방문한다는 게 스콧의 설명이다. 


미언디스는 SNS에 올라온 자사 속옷 관련 글과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속옷 구독을 홍보한다. 사진 미언디스
미언디스는 SNS에 올라온 자사 속옷 관련 글과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속옷 구독을 홍보한다. 사진 미언디스

충성도와 열정이 핵심

스콧은 “고객을 충성도 높은 지지자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에 대해 SNS에 공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언디스(MeUndies)라는 속옷 구독 기업을 소개했다. 사람들은 보통 오래된 속옷에 구멍이 났을 때 새로운 속옷을 구입한다. 미언디스는 펭귄 무늬 등 새로운 속옷을 매달 정기적으로 보내준다.

사람들은 미언디스에서 받은 속옷을 SNS에 공유하며 즐긴다. 미언디스의 속옷을 입은 반려동물 사진까지 공개한다. 미언디스는 SNS에 올라온 사람들의 게시글을 자사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속옷 구독을 홍보한다. 미언디스는 인스타그램에 40만 명, 페이스북에 55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미언디스는 팬들 덕분에 최근 3년 동안 1583% 성장했다”고 했다.

스콧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면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존 마라시를 소개했다. 마라시는 스케이트보드를 즐겨 탄다. 스콧은 마라시에게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라고 조언했다. 

마라시는 SNS에 스케이트보드 타는 사진을 올렸다. 치과 진료실 벽도 스케이트보드로 장식했다. 마라시의 인스타그램에는 수천 명의 팔로어가 생겼다. 스콧은 “캘리포니아주에는 치과의사 수천 명이 있지만 마라시는 스케이트보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신규 환자를 30% 더 많이 받았고, 수익이 23% 늘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인 관심사를 드러내며 인간미를 보여야 한다”며 “대기업 경영진과 영업 사원 등도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치, 종교, 마약 등 논란이 될 수 있는 주제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중소기업도 팬덤 만들 수 있다

스콧은 월마트나 아마존 같은 대기업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에 전화하면 자동 응답 메시지가 나오고 매장에 방문해도 도움을 줄 직원을 찾기 힘들 때가 있다”며 “배송이 지연되는 등 회사가 실수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고객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중소기업도 팬을 만들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레인 서프보드는 직원이 몇 명뿐인 작은 서핑보드 회사지만 대기업보다 팬이 많다”며 “광고와 별개로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팬을 만들면 SNS에 사진을 공유하고 노트북 뒷면에 기업 로고가 그려진 스티커를 붙이며 기업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갖는 고객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홍다영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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