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태순 와드 대표 전 NHN 사업 PM, 전 지노게임즈(현 펍지)  기획 및 사업총괄 사진 와드
용태순 와드 대표 전 NHN 사업 PM, 전 지노게임즈(현 펍지) 기획 및 사업총괄 사진 와드

한 끼에 5만~2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의 식사를 즐기는 미식가들에게 입소문 난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국내 3000여 개 식당의 실시간 예약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캐치테이블’이다. 날짜, 시간, 지역, 인원수를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레스토랑을 찾아 예약을 돕는 플랫폼인데, 많은 미쉐린 레스토랑과 파인다이닝(고급 식당), 오마카세 맛집을 예약할 수 있어 미식가들의 ‘필수 앱’으로 뜨고 있다. 인기 레스토랑 예약이 뜨는 날에는 한 달치 예약이 5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미식가들의 예약 전쟁이 치열하다. 

캐치테이블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소비양극화 문화에 따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월 이용자 수(MAU)는 2020년 9월 B2C 예약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시한 이후 1년 9개월 만에 130만 명을 돌파했다. 신규 가맹을 맺겠다고 먼저 연락하는 레스토랑 수도 월 10~30건에서 올해 3월 200건으로 늘었다. 4월 13일에는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액이 425억원에 달했다. 

‘이코노미조선’과 4월 19일 만난 용태순 와드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식당들의 예약을 관리하는 B2B 서비스로 시작해 2020년 소비자들의 실시간 예약을 돕는 B2C 플랫폼을 출시한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는 친구들의 음식 리뷰를 볼 수 있는 커뮤니티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개인별 맞춤형 추천을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식업에 어떻게 관심 갖게 됐나. 
“어머니께서 1996년부터 투다리를 운영하고 계신다. 대학생 때는 물론, 직장인이 된 뒤에도 어머니를 도우며, 요식업 관련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1999년 어머니께서 ‘가게 종이 장부를 포스(POS⋅판매 시점 관리 시스템)로 대체해야겠다’고 하셨는데, 그때 당시에는 ‘멀쩡한 종이 장부 두고 왜 포스를 가져오냐’고 내가 타박할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가져오니, 엄청나게 편했다.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했다. 2007년 동생과 함께 재고관리시스템을 개발한 경험도 창업하는 데 도움이 됐다. 당시 어머니께서 장사가 잘돼 24시간으로 영업시간을 늘리셨다. 매출은 33% 늘었는데 순이익은 그대로였다. 야간에 어머니가 안 계실 때 직원분들이 현금결제 건을 몰래 챙겼기 때문이었다. 포스 내역과 재고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하자마자 순이익이 쭉쭉 올랐다. 요식업 하는 어머니 지인에게 깔아드렸더니 굉장히 좋아하면서 명절 때 집에 선물을 잔뜩 보냈다. 작은 요식업 시장에도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날짜, 지역, 시간, 인원수를 입력하면 예약 가능한 레스토랑이 나온다. 사진 캐치테이블
날짜, 지역, 시간, 인원수를 입력하면 예약 가능한 레스토랑이 나온다. 사진 캐치테이블

그중 예약 관리 시스템을 택한 이유는. 
“창업할 때부터 포스, 레스토랑 예약, 배달 포장 주문까지 모두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까 했는데, 우리 인력도 적고 레드오션 시장이라서 힘들다고 봤다. 그래서 예약시스템 먼저 집중해보기로 했다. 다들 식당 예약을 하면서 고민해본 경험이 있을 거다. 금요일 저녁, 유동 인구 많은 역 주변, 방 있는 식당을 예약하려고 하면, 찾고 예약하는 데만 2시간 이상 걸린다. 룸이라고 하면 갑자기 노래방이 나오고, 겨우 식당을 찾아 예약하려고 전화하면 자리가 없다고 하고, 정말 쉽지 않다. ‘왜 식당 예약은 호텔이나 항공권처럼 볼 수 없을까’ 생각하다 창업 아이템을 선정했다.”

B2B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힘들지 않았나. 
“고객에게 실시간 예약 현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식당의 예약 내역을 아는 게 먼저였다. 2017년만 해도 대다수 매장은 수기로 예약을 관리했기 때문에 예약 관리를 할 수 있는 B2B 앱을 먼저 선보였다. 방문한 적 있는 고객에게 전화가 오면, 아이패드에 방문 이력과 이름, 메모가 뜨게 하고, 시간, 인원수, 요청 사항 버튼을 누르면 바로 예약이 되게 했다. 점주 입장에서는 한 손으로 전화 받으면서도 예약을 할 수 있으니 편하고, 우리 입장에서는 실시간 예약 DB를 확인할 수 있으니 좋았다. 맨 처음에는 우리 회사를 잘 모르니까 잡상인 취급하면서 오지 말라고 욕도 하고 소금도 뿌리고 했지만 점차 나아졌다. 장기적으로는 B2B부터 하고 B2C로 한 게 레스토랑 시장을 장악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예약이 많은 인기 있는 매장들이 많이 유입됐고, 고객들이 이 매장들 때문에 캐치테이블을 사용하게 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B2C에서도 자리를 잡았다. 
“다른 곳과 달리, 실시간 예약 현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게 비결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집중적으로 노력했던 건 ‘고객들의 습관 바꾸기’였다. 고객들의 패턴을 보니, 인스타그램을 둘러보고 네이버 검색을 한 뒤 블로그 후기를 보고 예약 전화를 하는 거였다. 우리는 ‘이 고객들을 단 한 번이라도 캐치테이블로 예약하게끔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인스타그램같은 소셜미디어(SNS)에 캐치테이블을 노출해 유입시키거나, 특정 식당을 캐치테이블에서만 예약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렇게 세 번 정도 이용하고 나면 다른 곳을 거치지 않고 바로 캐치테이블을 이용해 식당을 찾는다는 걸 알게 됐다.”

창업 당시와 비교해서 시장이 변했나. 
“창업 당시에도 ‘유니클로 아니면 루이비통’ ‘김밥천국 아니면 스시야’라는 말이 있었다. 소비 양극화 트렌드가 있다는 거였다. 우리도 소득 증가와 양극화 트렌드로 비싼 레스토랑을 찾는 사람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봤는데, 예상보다 이러한 추세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 시장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고, 고급 식당에서 20대 초반 친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캐치테이블 이용자층을 보면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고루 분포돼 있긴 하지만, 예상보다 20대가 많은 편이다.”

캐치테이블이 이끈 트렌드도 있나. 
“예약금 문화와 노쇼(No-Show·예약 부도) 방지 문화다. 5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예약금을 받으면 손님이 안 온다’고 했다. 식당 측에서 고객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고객은 입금해야 하고, 점주가 이를 확인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들에게 예약 확정 조건이나 계좌, 환불 규정을 자동으로 안내하고 기한 내 예약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취소한다. 업주도 노쇼를 줄일 수 있다 보니 예약금 제도를 도입하게 됐고, 고객들도 예약금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캐치테이블에서 ‘노쇼 없는 VIP’를 뽑기도 하는데, 선정된 분들이 자랑스럽게 SNS에 인증하는 걸 보고 문화로 자리 잡고 있구나 싶었다.” 

투자금으로 무엇을 할 건가. 
“커뮤니티와 큐레이션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맛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음식점을 고를 때 지인이나 인플루언서 추천을 많이 따르는 편이다. 그래서 지인들이나 유명인들이 방문한 곳이나 남긴 리뷰를 확인할 수 있는 앱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현재 레스토랑 추천 페이지가 모든 고객에게 똑같이 보이는데, 하나의 음식을 두고 어떤 고객은 너무 비싸다고 하고, 어떤 고객은 너무 싸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고객 개인 취향에 맞춰서 자신에게 맞는 레스토랑을 추천해주면 더 많이 사용할 거라고 생각한다. 꼭 비싼 레스토랑만이 아니라, 예약이 가능한 모든 레스토랑과 함께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식당과 제휴를 맺을 거다. 올해 말까지 제휴 레스토랑 수를 50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장기 비전은 무엇인가. 
“5~10년 후 장기적인 비전은 B2B, B2C를 아우르는 요식업 통합 솔루션이다. 포스부터 예약, 대기, 매출 관리를 다하는 거다. 레스토랑 예약뿐 아니라 온라인 대기를 확인할 수 있고, 월정액 스마트 주문까지 할 수 있게 만들 거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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