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금융학, 전 골드만삭스 상무,  전 UBS 상무, 전 크레디트 스위스 상무 사진 코빗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금융학, 전 골드만삭스 상무, 전 UBS 상무, 전 크레디트 스위스 상무 사진 코빗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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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 리서치센터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국내 유일 가상자산 거래소 리서치센터다. 2021년 11월 첫 리포트를 낸 후 매주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증권사 출신 연구원을 추가 영입하는 등 리서치센터 규모도 확장하고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를 이끄는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금융학을 전공한 이후 골드만삭스, UBS, 크레디트 스위스, 노무라증권 등 주로 해외 금융투자 업계에서 근무하다가 2018년 9월 코빗에 합류했다.

지난 4월 12일 서울 역삼동 코빗 본사에서 만난 정 센터장은 가상자산 업계 전망에 대해 “사람들은 1년 후 변화는 과대평가하는 반면 10년 후 변화는 과소평가한다”며 “앞으로는 비트코인을 샀는지 안 샀는지가 화두일 정도로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관 투자자도 머지않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금융투자 업계에서 가상자산 업계로 이직한 이유는.
“20년 동안 금융투자 업계에서 일을 해보니 성장 가능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20년 전에 하던 일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업계가 얼마나 정체돼 있는지 알 수 있었다. 2017년 코인 광풍이 불었을 때 금융권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가상자산 업계로 넘어가는 것을 보며 용기를 얻었고, 이후 지인이 코빗 창업자인 유영석 전 대표를 소개해줘서 입사하게 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정체기다. 이직을 후회하지는 않나.
“입사할 때까지만 해도 코빗이 전 세계 거래량 톱 10에 들어갔다. 그러나 2018년 12월 비트코인 가격이 3000달러 정도까지 떨어졌고, 2019년 1월이 되니 희망퇴직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나에게는 고뇌의 시간이었다. 그 시기에 오히려 공부를 많이 하며 코인 관련 지식을 더 쌓는 기회가 됐다.”

금융투자 업계와 가상자산 업계의 차이점은.
“가장 큰 차이점은 가상자산 시장은 정부의 개입이 없는 100% 자유시장이라는 점이다. 가상자산 업계를 흔히 탈중앙화라고 하는데 다르게 말하면 중개인이 없다(Disin-termediation)는 뜻이다. 중개인이 없고, 인터넷처럼 24시간 작동한다. 또 가상자산은 가치 창출의 주체가 회사(기업)가 아니라 네트워크다.”

전통 금융권에서 가상자산 업계로 인재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홍콩에서 근무할 때는 금융권 사람들이 이쪽 업계로 많이 넘어왔는데 한국에 들어오니 업계 사람들은 IT 기업 출신, 엔지니어 출신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금융권에서 온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증권사에서도 많이 넘어온다. 4월 초에 새로 영입한 연구원도 삼성증권, 다올투자증권을 거쳤다. 전통 금융은 하향 산업이다. 업계 사람들도 동의하는 내용이다. 젊고 똑똑한 사람이면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트래블 룰(Travel Rule·자금 이동 규칙)을 주목하고 있다.
“나쁜 자극을 막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국제기구 권고 사항이라 회원국으로서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국가들의 사례들을 보고 장단점을 파악한 후에 도입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감하게 한국이 먼저 도입하기로 한 만큼 3개월이나 6개월에 한 번 리뷰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트래블 룰은 거래소 간 100만원 이상 코인을 주고받을 때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성명·국적·주소 등)를 함께 보내도록 한 제도다. 3월 25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될까.
“일반인들의 투자 성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은 최소 4년, 이상적으로는 10년 이상 들고 있을 생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런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단기적인 시장 등락과 무관하게 항상 매수 기회가 있다. 부동산을 보더라도 30년 전에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오를지 몰랐듯이 10년 뒤에는 비트코인을 샀냐 안 샀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2500만원에 샀냐 3000만원에 샀냐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 전망은.
“이더리움 2.0 업데이트가 오는 6월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데이트 시기가 조금 지연됐지만, 이 이상의 지연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이더리움에 굉장히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이더리움 2.0’이란 확장성 확보 등 네트워크를 개선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절차다. 이더리움 2.0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고유 자산으로서의 이더리움의 수급 균형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관 투자자의 투자 참여가 언제부터 허용될까.
“머지않은 미래에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 wrapper(ETF, ETN, 기타 유사 투자상품들)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거래, 크립토 펀드 운용 자산, 사업체 중에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끔 지원해주는 업체들을 보고 미국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측정하는데 미국은 블랙록 등 기관 참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가상자산의 법제화, 제도권 편입은 어떻게 진행될까.
“가상자산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이해도를 높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가상자산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가상자산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태에서 코인 발행(ICO)을 진행하면 피해 보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이 자산군이 왜 가치가 있고 성장할 수 있는지, 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사업하는 사람들도 이상한 아이템을 끌어올 수 있고, 투자자들도 속을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가상자산 시장이 더 활성화할까.
“윤 당선인의 공약 중 세금 부분은 중장기적으로 업계를 육성하기보다는 단기적인 혜택을 일반인에게 주는 것이어서 업계 육성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 같다. 다만 디지털진흥청 설립과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 활성화, ICO 발행 등은 업계 성장에 영향을 줄 것 같다. 가령 NFT를 판매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코인이라는 자산이 생긴다. 현재는 법인 명의로 코인을 가질 수 없는데 그때가 되면 법인이 가상자산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ICO도 마찬가지로 국경 없이 아무나 참여할 수 있게 하려면 코인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활성화할 것이다.”

최근 증권사들도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증권사들이 가상자산과 관련해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많다. 가장 쉬운 것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이다. 

비트코인 스와프 계약을 통한 관련 상품 출시도 가능할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가상자산 벤처 펀드를 출시할 수도 있다. 개인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증권사도 경험치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고유 계정을 사용해서라도 가상자산에 투자해보고 각종 서비스도 이용해보면서 가상자산 문해력을 높이고 인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김효선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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