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정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 서울대 의대, 워싱턴대 의대 류마티스 (면역학) 전문의, 전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전 이뮨온시아 CEO김명지 기자
송윤정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 서울대 의대, 워싱턴대 의대 류마티스 (면역학) 전문의, 전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전 이뮨온시아 CEO 사진  김명지 기자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4300㎡(약 1300평) 규모의 cGMP급 세포·유전자(CGT)치료제 생산 시설이 준공됐다.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마티카바이오)의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이다. 500L 용량의 바이오리액터(세포 배양기)를 갖춘 이 시설은 세포·유전자치료제에 들어가는 바이럴 벡터를 생산하게 된다. cGMP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생산시설 인증을 뜻한다.

이 공장은 착공 당시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의 소병세 마티카홀딩스 대표가 주도한 것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공장 준공을 앞둔 지난 4월 송윤정 마티카바이오 대표가 영입되고, 소 대표는 일선에서 물러났다. 

송 대표는 항체 바이러스 관련 혁신 신약에서 입지를 쌓은 인물이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워싱턴대,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에서 류마티스(면역학)로 전문의를 땄다. 삼성종합기술원(SAIT) 전문 연구원을 지냈고, 사노피(2014년),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의 합작 기업인 이뮨온시아(2016년)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소 전 대표가 글로벌 전문가로 미국에 전략 기지를 구축했다면, 송 대표는 바이오 전문가로서 사업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 차바이오텍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중견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신규 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마티카바이오를 2030년까지 세계 5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송 대표를 직접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마티카바이오)가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준공해 5월 3일부터 가동했다. 사진 뉴스1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마티카바이오)가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준공해 5월 3일부터 가동했다. 사진 뉴스1

미국 텍사스에 생산시설을 완공했다고 들었다. 규모가 예상보다는 크다.
“CDMO라고 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론자 캐털란트의 대규모 항체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는 이런 항체 의약품 CDMO와는 결이 다르다. 전자가 대규모 생산으로 승부를 건다면, 세포·유전자치료제는 대학·기업 등의 주문에 맞춘 ‘맞춤형’ 생산이 특징이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으로 항체 의약품이 꼽힌다. 허셉틴, 리툭시맙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항체 의약품은 정형화돼 있고, 오랜 기간 연구가 진행돼 있어서 접근이 쉽다. CDMO도 생산시설의 규모, 즉 스케일로 경쟁하게 된다. 하지만 세포·유전자치료제는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
“항체 의약품은 제약사에서 유전자 레시피(서열)를 전달하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CDMO가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세포·유전자치료제는 고객사에 따라서 커스터마이즈(맞춤) 생산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벤처들이 ‘이런 바이러스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아이디어를 내면 함께 고민해서 개발하고 생산한다. 그렇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론자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를 못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대규모 시설에서는 회사별 맞춤화가 힘들단 뜻이다.”

그렇다면 마티카바이오만의 특장점이 있나.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은 이미 CDMO가 다 세팅돼 있다. 이런 큰 회사들을 상대하는 CDMO로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론자 등이 꼽힌다. 세포·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은 (화이자나 노바티스처럼) 큰 회사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론자처럼 큰 회사와 일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한다. 마티카바이오는 복잡한 의사결정과정 없이 기술자들과도 곧바로 접촉해 해결할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장비가 최신식이다. 과학자들이 최신식 장비로 만들어낸다고 생각해 봐라. 얼마나 잘 만들겠나. 하하”

그나저나 텍사스에 생산시설을 지은 이유가 있나. 
“바이오텍이나 스타트업은 보스턴이나 샌디에이고 같은 동부와 서부에 몰려 있지만, 그들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서비스 업체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다. 미국의 의약품 생산기지는 전통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 많이 있고, 중부 쪽도 많다. 세계 최대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기지를 론자가 갖고 있는데, 그 시설도 미국 텍사스에 있다.”

텍사스가 바이오 생산에서 미국에선 유명한가.
“텍사스는 미국 바이오 의약품 생산 분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지역이다. MD앤더슨 암센터가 텍사스 메티컬센터(TMC)에 있다. 일본의 다케다 제약에 항암치료제 플랫폼을 기술 이전한 곳이 MD앤더슨 암센터다. 미국 최대 세포·유전자치료제 회사 중 하나도 텍사스주 북부 댈러스에 있다. 그리고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땅값이 비싸 생산기지를 짓기 어렵다.”

미국 텍사스주는 워싱턴·캘리포니아·노스캐롤라이나주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첫 해외 생산기지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텍사스 A&M대학은 생명공학 분야 평가에서 미국 내 4위 대학이기도 하다. 송 대표는 미국 현지에서 관리자급 연구원들을 충원했다고도 말했다.

한국 기업에 미국 직원이 많으면 운영이 어렵지 않나.
“일본의 다케다 제약은 일본 회사이지만, 현재는 미국 사업이 더 크다. 다케다 제약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통한다. 더욱이 CDMO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고객사에 눈높이를 맞춰서 일해야 하지 않겠나.”

환율, 유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자본시장 상황이 어려운데, 사업엔 영향이 없나. 
“이런 시장 상황이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라고 본다. 투자금이 몰리던 시기에는 고객사인 바이오벤처들이 자체 생산시설을 만들겠다고 하는 곳도 꽤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해졌다. 우리가 시설을 완공한 타이밍이 참 좋았다고 본다. 그리고 차바이오텍은 세포를 오랜 기간 다뤄온 기업이다. 이런 차바이오텍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반드시 기회가 있을 것이다.”

샌디에이고(미국)=김명지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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