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파트너스 캐치프레이즈. 사진 미라파트너스
미라파트너스 캐치프레이즈. 사진 미라파트너스
박미라 미라파트너스 대표 성신여대 전산학, 전 이앤인베스트먼트 관리팀장, 전 미시간벤처캐피탈 과장 사진 미라파트너스
박미라 미라파트너스 대표 성신여대 전산학, 전 이앤인베스트먼트 관리팀장, 전 미시간벤처캐피탈 과장 사진 미라파트너스

“벤처 투자자들이 벤처캐피털(VC) 등을 설립해서 벤처투자조합 등 벤처펀드를 결성한다고 해도, 벤처펀드 행정 관리 업무 인력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았다.”

박미라 미라파트너스 창업자 겸 대표는 11월 24일 인터뷰에서 벤처펀드 행정 관리 서비스를 아웃소싱 형태로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국내 최초로 만들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창업 5년 만에 900여 개 벤처펀드를 관리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2023년에는 업무 자동화 비중을 기존 대비 두 배가량 높인 벤처펀드 행정 관리 플랫폼을 론칭해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벤처펀드 관리 업무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이다. 1999년 제일창업투자 관리팀에 입사한 이후 미시간벤처캐피탈, 충남창업투자, 이앤인베스트먼트를 거쳐 2017년 국내 1호 벤처펀드 행정 관리 서비스 업체인 미라파트너스를 세웠다. 미라파트너스는 쿼드벤처스, GS벤처스, 킹슬리벤처스 등 약 300여 개 업무집행조합원(GP·운용사)이 운영하는 약 900개의 벤처펀드에 대한 행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1년에는 당해 국내에 신규 결성된 개인투자조합(엔젤펀드·910개) 중 약 18%인 164개가 미라파트너스의 고객이 됐다. 

미라파트너스는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 운영 효율화도 현실화하고 있다. 창업 초기만 해도 100% 수동으로 사람이 직접 모든 행정 관리 업무를 처리했지만, 벤처펀드의 행정 관리 업무 중 투자 및 비용 발생 등과 관련된 자동 전표 생성, 전자서명을 통한 총회 결의, 세무와 관련된 전자 영수증 처리 및 출력, 각종 펀드의 행정 관리 양식 템플릿화 등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현재 행정 관리 업무 중 자동화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2023년에는 그 비중을 80%까지 높인 새 플랫폼 ‘미라판(MIRA FAAN)’을 출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새로 오픈하는 미라판에서는 외부 기관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통한 등기부등본 조회, 단계별 업무 완료 시 자동 알람, 조합 계좌 거래 내역 연동을 통해 월 마감, 이자 배당소득 원천징수 자동 계산 등의 자동화 작업이 추가된다”며 “직원들이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처리되도록 해 인력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내에 없던 회사를 세웠다. 
“벤처 투자 업계에 수많은 GP가 수많은 벤처펀드를 결성하고 운용하지만, 이를 관리해 줄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벤처펀드 행정 관리 업무의 경우, 일반 회사의 행정 관리 업무와는 다르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다. 그러나 GP 중에는 세금 계산이나 관련 법령에 따른 행정 처리에는 미숙한 경우가 많았다. 신규 진입한 GP의 경우, 숙련된 인력을 채용하기도 어렵고, 업계에 가이드라인이 되는 업무 지침이나 프로그램이 없어 신입직원을 교육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러한 어려움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19년 정도 벤처펀드의 행정 관리 업무에 대한 업력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두 명의 직원으로 창업했다. 지금은 22명까지 직원이 늘었다.” 

해외에도 이런 회사가 있나. 
“주주 명부 관리 같은 특정 행정 관리 업무 서비스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하는 업체가 해외에도 있다. 미국의 카르타(Carta)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미라파트너스처럼 벤처펀드 운용에 필요한 행정 관리 전반의 서비스를 모두 지원해주는 업체는 아직 들어보지는 못했다. 우리는 행정 관리팀이 하는 업무 전체를 아웃소싱 서비스로 제공한다.” 

업무 자동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벤처펀드 행정 관리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자동화 플랫폼 구축이 필수다. 사업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허브디앤씨에 투자해,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맺었다.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보안상 필요한 기술적 지원을 이 업체로부터 받고 있다.” 

행정 업무를 단순히 대행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고 들었다.
“벤처캐피털이나 창투사를 설립하는 방법, 액셀러레이터가 되는 방법 등에 대해서 상담해주는 일도 하고 있다. 물론 벤처펀드를 만드는 방법도 우리가 지원한다. 벤처 투자는 하고 싶은데 GP나 유한책임조합원(LP·투자자)이 되는 법을 모르거나, 벤처펀드를 만드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는 걸 돕는 일을 하는 것이다. 상담 후 벤처펀드를 만들고, 그 관리를 우리에게 맡기는 경우도 많다.”

결국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사업화한 것 같다.
“그렇다. 미라파트너스는 국내 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즉 GP, LP, 기업(스타트업) 등이 투자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여러 지식과 정보들을 A부터 Z까지 제공하는 업무부터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각 이해관계자가 업무하는데 요구되는 솔루션을 ‘서비스형 팀(TaaS)’ 형태로 공급함으로써 고객 맞춤형 서비스 형태로 발전시키고 있다. 투자자는 투자만, 기업은 사업만 하라는 것이다. ‘관련된 제반 관리 업무는 미라파트너스가 한다’라는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가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다.”

스타트업 행정 관리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고.
“기존에 벤처펀드 관리로 다져진 네트워크와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 스타트업 행정 관리 시스템인 스타트업판(STARTUP FAAN)의 기획 단계에 들어갔다. 향후 스타트업의 설립, 벤처기업 등록, 각종 이사회와 주주총회 개최, 재무 회계, 급여 지급, 주주 관리 등 스타트업 행정 업무 전반에 대해서도 아웃소싱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행정 관리 서비스를 오픈하기에 앞서, 2023년 정기총회 시즌에 맞춰 우리에게 벤처펀드 행정 관리 업무를 맡긴 GP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행정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정기총회 시즌마다 개별 투자자에게 보고하느라 정신없는 스타트업의 업무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핵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개인은 벤처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금이 소액이라 접근이 어렵다. 
“‘벤처 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창투사가 만드는 벤처펀드의 최소 출자금(최소결성금액)은 20억원, 엑셀러레이터가 만드는 벤처펀드의 최소 출자금은 10억원이다. 출자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큰 금액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49인으로 인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적으로 개인투자조합은 1억원 이상의 자금만 모여도 결성이 가능하다. 최소 투자 금액 단위가 100만원이기 때문에 발굴만 잘한다면 개인도 벤처 투자를 할 수 있다. 특히 벤처 투자에 대해선 세금 공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