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만 있던 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올해부터 전국 공항으로 확대된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진 조선일보 DB
인천국제공항에만 있던 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올해부터 전국 공항으로 확대된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진 조선일보 DB

올해부터 입국장 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전국 공항으로 확대되고 입국장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도 허용된다. 주말이나 밤에 아픈 아이를 업고 문을 연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일이 줄어든다. 신용카드 포인트를 하나의 통장(계좌)으로 받아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된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0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된 생활 경제 정책들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 생활 편의 개선과 소비 촉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이코노미조선’이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1│입국장 면세점 늘고 담배도 판매

우선 지난해 5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입국장 면세점을 전국 공항으로 확대한다.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의 입장을 수용한 것이다. 특히 입국장 면세점에서 금지했던 담배 판매도 허용한다. 이는 야심 차게 문을 열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지지부진한 입국장 면세점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담배는 출국장 면세점에서 매출이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효자 상품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020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애초 입국장이 혼잡해지고, 국내 담배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담배의 경우 1인 1보루로 면세 한도를 제한하는 등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2│국내 여행 숙박비 30%도 소득공제

올해부터 국내 여행 숙박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도서·공연비 등과 마찬가지로 30%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안도 발표됐다. 또 제주도 및 고용위기지역·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경남 거제·창원, 전남 목포·해남, 전북 군산 등) 소재 회원제 골프장 이용 시 2021년 말까지 개별소비세 75%를 한시 감면한다. 이는 모두 국내 여가 증진을 통한 소비 진작책이다.


3│병원 야간·주말 진료 확대

의료 분야의 경우 야간·휴일에도 진료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어린이의 경우 심각한 질병이 아닌데도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어 병원비 부담이 컸다. 이를 줄여 가계의 실질 소득을 조금이라도 늘린다는 취지다. 야간과 휴일에도 진료하는 소아과 병원인 ‘달빛어린이병원’을 애초 정부가 지정한 병원만 시행하던 ‘지정제’에서 절차가 단순한 ‘신고제’로 전환해 확대를 도모한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일몰 시점이 올해 6월 말까지 6개월 연장된다. 사진은 서울 혜화동에서 노후 경유차 단속카메라가 운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일몰 시점이 올해 6월 말까지 6개월 연장된다. 사진은 서울 혜화동에서 노후 경유차 단속카메라가 운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4│실손 보험금 청구 간소화

소비자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보험회사에 신청하는 실손 보험금 청구 절차도 쉬워진다. 기존에는 환자가 먼저 병원비를 수납하고 영수증과 진료명세서 등 증명서를 발급받아 직접 보험회사에 서류를 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환자가 요청하면 병원이 직접 보험사로 서류를 전자 송부해 소비자 편익이 증대된다.


5│카드사 포인트, 통장 1개로 받는다

여러 개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카드사 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이를 현금화해 통장으로 받는 기능이 추가된다. 기존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 서비스’는 포인트 조회만 가능했지만, 이를 소비자가 지정한 하나의 계좌로 이체해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매년 사라지는 카드사 포인트가 1000억원 정도 된다”라며 “이를 소비자에게 반납하면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6│ ‘K팝’ 패키지 관광 실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다시 한국을 찾고 소비를 늘리도록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K팝 공개방송·시상식 등을 보기 위해 입국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이들에게 외국인 방청권을 따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방청권과 여행 업계에서 만든 상품을 연계해 ‘K팝 패키지(가칭)’로 만들면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또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 온 단체관광객이 다른 지방 공항을 통해 제주도를 방문할 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 등 민생 관련 주요 혜택도 연장

이 밖에 일몰이 연장되는 민생 관련 주요 혜택도 있다. 지난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올해 6월 말까지 반년 더 연장된다. 10년 이상 된 경유차뿐 아니라 휘발유나 액화석유가스(LPG) 차를 교체해도 개별소비세의 70%(100만원 한도)를 인하해준다. 단 경유차로 교체할 때는 제외된다.

고효율 가전기기를 구매할 때 구매금의 일부를 환급해주는 제도도 연장된다. 이는 다자녀가구,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등이 고효율 가전기기(TV·냉장고 등)를 살 때 구입가의 10%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지원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세부 지원 방안은 올해 1분기 중 발표된다.

현금성 복지도 늘린다. 소득 하위 40% 이하 계층(지난해는 20% 이하)에 기초연금 최고액인 30만원을 주고, 저소득층 근로장려금 최소 지급액도 지난해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린다.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됐던 고교 무상교육이 고교 2학년까지로 확대된다.


Plus Point

여권 남색으로 바뀌고, 모바일 운전면허증도 도입

경제 분야가 아니더라도 새해부터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가 적지 않다. 정부 부처에 따르면 대한민국 여권의 표지 색상이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뀐다. 이는 기존 녹색 여권이 이슬람 국가로 오해받게 해 해외 입국 시 불필요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탓이다. 남색 여권은 올해부터 신규 여권을 발급받거나 유효기간이 끝난 기존 여권을 갱신할 때 적용된다.

운전면허증과 같은 효력이 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도 도입된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실물 운전면허증을 등록한 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의 ‘운전면허정보 검증 시스템’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사용자 운전 자격 및 신원 확인이 가능해진다. 통신 3사는 본인인증 앱 ‘패스’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올해 상반기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류 광고 기준도 강화된다. 올해부터 주류 광고에서 모델이 술을 직접 마시는 장면과 음주 욕구를 자극하는 각종 소리가 금지된다. 특히 주류와 관련된 광고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노출이 전면 금지된다. 또 미성년자가 시청할 수 있는 방송과 영화, 게임 등에서 음주 장면을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과거 횡행했다가 잦아든 흡연 장면처럼 음주 장면도 미디어 노출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