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CU 스낵상품팀  상품기획자(MD)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전 CU 직영점 매니저 김소연 BGF리테일 스낵상품팀 상품기획자(MD)가 7월 4일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가 기획한 ‘연세우유 생크림빵’은 편의점 CU의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사진 이신혜 기자
김소연 CU 스낵상품팀 상품기획자(MD)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전 CU 직영점 매니저
김소연 BGF리테일 스낵상품팀 상품기획자(MD)가 7월 4일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가 기획한 ‘연세우유 생크림빵’은 편의점 CU의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사진 이신혜 기자

“요즘 회사에서 (제가) ‘김소연세우유크림빵’으로 불려요.”

편의점 CU의 효자 상품으로 등극한 ‘연세우유 생크림빵’을 기획한 김소연 BGF리테일 스낵상품팀 상품기획자(MD)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생크림빵은 빵의 절반 이상을 크림으로 채워 소셜미디어(SNS), 유튜브 등에서 ‘반으로 가르면 크림이 가득한’ 단면 모습으로 최근 유명세를 탔다.

편의점 빵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색다른 비주얼에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 2010년생)가 열광하면서 출시 6개월 만에 판매량 400만 개를 돌파했다. 지난 1월부터 순차적으로 나온 생크림, 팥+크림, 초코크림, 메론(멜론)크림빵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발주가 제한된 팥+크림 맛을 제외하고 순식간에 CU 냉장 디저트 매출 1~3위를 휩쓸었다. 매출 기준으로는 100억원어치 넘게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7월 4일 서울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에서 ‘연세우유 생크림빵 시리즈’를 기획한 김소연 MD를 만났다. 김 MD는 1996년생으로 밀레니얼 세대이자 MD로서의 경력은 8개월 차인 ‘신입 MD’다. 다음은 김 MD와 일문일답.

연세우유 초코생크림빵과 연세우유 생크림빵. 사진 CU
연세우유 초코생크림빵과 연세우유 생크림빵. 사진 CU

연세우유 생크림빵을 어떻게 개발했나.
“나는 중고등학생 때부터 ‘빵순이’였다. 식품영양학과를 나와서도 성분 분석 같은 따분한 연구 일보다는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유통 기업에만 지원서를 냈다. MD 일 하기 전 CU 상품개발팀에서 일하면서 반년 동안 전국 빵집을 돌아다녔다. 유명하다는 빵집들을 찾아 네이버 지도에 별표로 기록하며 데이터화했다. 어느 빵집에서나 파는 ‘크림빵’으로 승부수를 두면 저가 빵이라고 여겨진 편의점 빵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유 크림을 가득 넣은 크림빵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수많은 우유 브랜드 중 연세우유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처음에는 파란색과 하얀색 로고의 연세우유에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아 관심이 갔다. 연세우유는 직접 관리하는 우유 전용 목장을 가지고 있고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통과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회사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과 상생해서 만드는 상품에 대한 기대 수요가 있었다. 그래서 무작정 연세우유 MD를 찾아 연락처를 받았다. 다행히 연세우유 측도 우유로 만드는 디저트에 대한 니즈가 있어서 빠르게 상품 출시가 진행됐다.”

연세우유 생크림빵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나.
“전문 개발사와 빵을 정말 많이 먹어보면서 만들었다. 기획 초기에는 안성에 있는 공장에서 출퇴근하면서 크림을 최대한 넣을 수 있는 용량, 빵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정도 등을 계속 실험했다. 크림을 많이 넣으면 빵이 터져서 모양 유지가 어렵고, 빵이 크림을 안으려면 어느 정도 딱딱해야 하는데 퍽퍽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3~5g씩 크림을 추가하면서 적당한 크림 배합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 70g만 넣을 수 있는 공장 기계로는 크림 양이 아쉬워 공장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기계를 돌리며 크림을 조금씩 더 넣었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최근에 나온 메론크림빵을 만들면서 멜론 빵을 100개 넘게 먹었다. 냉장고에 한동안 멜론이 꽉 찰 정도로 먹어서 당분간 멜론은 생각 안 날 듯하다. 메론크림빵에는 기존 연세우유 생크림빵과 달리 멜론 쿠키가 얹어져 있는데 이거에 대한 것도 고민이었다. 크림 양은 조금 줄이되 멜론 시럽을 넣고, 쿠키를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 출시했다. 3개월 동안 테스트를 반복하며 얻어낸 결과다.”

MD 직무 전 자체제작(PB) 상품을 개발한 경력이 있다던데.
“2018년 7월에 입사해 6개월 동안 점포 매니저를 하다가 지난해 11월까지 상품개발팀에서 일했다. 편의점 빵은 상온 상품, 튀김 상품을 중심으로 제작했다. ‘파이만쥬’ ‘미니식빵’ ‘탕수육꼬치’ 등을 만들었다. 빵 상품을 개발한 덕에 연세우유 생크림빵도 좀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연세우유 생크림빵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데.
“몇몇 유튜버나 커뮤니티에서 연세우유 생크림빵이 인기를 얻으며 동물성 크림에서 식물성 크림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것을 봤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출시 후 한 번도 배합, 성분을 바꾼 적은 없다. 식물성 크림과 동물성 크림은 2 대 1 비율 정도로 들어간다. 동물성 크림으로만 넣으면 묵직해서 무게 문제도 있고 유통기한도 너무 짧아져 관리가 어렵다. 식물성 크림은 좀 더 가볍고 상품 지속 기간도 늘려주는 효과가 있어 두 가지 크림을 적절하게 섞는다.”

편의점 빵치고 비싸다는 이야기도 듣지 않았나.
“그런 후기는 알고 있다. 생크림빵이 2600원, 초코크림빵이 2700원, 메론크림빵이 2900원이다. 사실 다른 빵집에서는 크림빵을 1000원대에도 판다. 하지만 일반 빵집에서 파는 상온 빵과 비교해서는 크림 양이 많고, 냉장 상품이라 신선한 크림이 그만큼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고려해주면 좋겠다.”

현재 나온 맛 외에 추후 새롭게 출시되는 크림빵이 있나.
“10가지 정도의 레시피를 개발하고 테스트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맛을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유는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전통적인 맛, 초코는 요즘 세대가 즐길 만한 맛, 이런 식으로 타깃층을 다양하게 만들어보려고 한다. 메론크림빵을 만들 때 앞서 나온 세 종과 다르게 만들어보려고 한 만큼 하반기에 나올 크림빵도 어떤 맛이 나올지 기대해 달라.”

연세우유 생크림빵을 모르는 사람들이 꼭 먹어봐야 하는 이유는.
“우선 ‘압도적인 크림 양’을 꼽고 싶다. 연세우유 생크림빵의 총용량이 130~150g 정도인데 크림만 75~80g이 들어간다. 나뿐만 아니라 제조 공장과 연세우유 측도 정말 총력을 다해서 지원하고 있다. 고객이 많이 찾는 상품인 만큼 좋은 품질을 구현해 먹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크림 배합이 바뀔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믿고 찾아주시면 좋겠다.”

앞으로 식품 MD로서의 포부는.
“연세우유 생크림빵 시리즈가 계속 잘되면서 다음 맛에 대한 부담도 있긴 한데 이왕이면 전 국민이 한 번씩 먹어본 빵이 되면 좋겠다. 400만 개 정도가 팔렸는데 앞으로는 판매량 5000만 개 이상 되는 날도 있지 않을까. 하반기에도 다양한 맛을 연구하며 연세우유 생크림빵 시리즈의 성공을 이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