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가 시장 파이를 대부분 가져 간다는 ‘승자 독식’이 지배하는 인터넷시장. 이 중 미완의 대기로 최대 황금 어장으로 꼽히는 인터넷 쇼핑몰 분야의 국내 최강자는 누구일까. 96년 국내 첫 온라인 쇼핑몰이 개설된 지 이제 10년째인 올해 그 주인공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몰과 한솔CSN 등 초창기 강자들은 이미 \\\\\\\'조연’으로 사라졌다. 2002년말~2003년 상반기 판매 총액 1위에 올랐던 GS이숍도 현재 후순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판매 총액 1조원 시대를 열며 2년 연속 1위를 수성한 옥션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이코노미플러스>는 해마다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치열한 국내 인터넷 쇼핑몰시장 순위 다툼을 추적했다.

 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업체인 아마존닷컴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81억달러. 가상 공간에서만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대명사인 롯데백화점의 2004년 매출액 7조6279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미국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는 한 술 더 뜬다. 이베이가 지난해 전세계 네트워크에서 거둬들인 총 매출액은 무려 340억달러(약 35조원)로 추산된다. 하루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약 1000억원. 국내 웬만한 중소기업 1년 매출액을 하룻밤 사이에 올리는 셈이다. 인터넷 쇼핑몰의 위력을 보여주는 수치다.



 2010년 국내 시장 20조원 규모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의 2003년 매출액은 1300억엔(약 1조3000억원). 지난해엔 3분기에 이미 1449억엔의 매출을 달성, 전년 매출을 능가해 버렸다. 약 25% 이상 성장세가 지속된 셈이다. 특히 일본 프로야구단 긴테쓰를 인수하기도 했던 라쿠텐은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야후 재팬의 3배에 달한다. 승자 독식 현상(Winner takes All)을 실감케 한다. 바로 이 점이 1위 등극에 매달리는 이유다.

 한국의 인터넷 쇼핑몰시장은 어떨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터넷 쇼핑몰시장 규모는 7조7681억원 수준이다. 극심한 불황에도 전년보다 10.1% 성장했다.

 올해엔 9조원 규모를 뛰어넘고 5년 뒤인 2010년엔 19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전망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5년간 인터넷 쇼핑몰시장은 매년 최소한 15% 이상씩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현재 순위는?

 옥션 취급.매출.방문자‘3관왕’

 인터파크.디앤숍.GS이숍‘2위 대혼전’



 국 인터넷 쇼핑몰시장은 말 그대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전장에 뛰어든 업체만 2004년 말 현재 3489개사(통계청 자료)에 달한다.

 이 가운데 1위는 단연 옥션이다. 미국 이베이가 대주주인 옥션은 지난해 판매 총액과 매출액(수수료), 방문자 숫자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인터넷 쇼핑몰 외형을 뜻하는 판매 총액에서 옥션은 2003년 처음 1위에 오른 뒤 2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켜 1위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옥션의 독주 시대가 진행중”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은 여전히 혼전중이다. 옥션이 1위를 굳혔다는 데만 동의할 뿐이다. 2위를 꼽으라면 인터파크·디앤숍·G마켓·GS이숍이 ‘서로가 2등’이라고 손을 든다. 2004년말 기준 업계 7위인 G마켓마저 2005년엔 업계 2위를 공언할 정도다. 실제 연도별, 월별, 분기별로 순위는 조사 때마다 매번 뒤바뀌고 있다. 아직은 진검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 옳다. 

 객관적 잣대로 분석해 보면 인터파크가 한 발 앞서 있을 뿐 GS이숍과 디앤숍, 롯데닷컴 등 3사가 간발의 차로 뒤쫓고 있는 형국.

 인터파크를 확실한 2위로 손들어 주기엔 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옥션을 제외한 업계 전체가 이렇다 할 순익을 내지 못한 채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G마켓 등 후발 주자의 맹렬한 추격도 있어 언제 어떻게 2위 구도가 바뀔지 예측 불허다.

 그러나 윤곽은 잡을 수 있다. 판매 총액 면에선 인터파크가, 매출액(수수료) 면에선 GS이숍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방문자 수 우세를 바탕으로 최근 1~2년 사이에 외형 성장이 더 컸던 인터파크 쪽에 무게중심이 더 쏠리는 게 사실이다. 이 구도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월별 매출 면에서 GS이숍을 따라잡은 디앤숍의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올해 또다른 변화를 예고케 하는 대목이다.

 빅10 업체 중 중하위권 그룹에선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H몰과 할인점 1위 이마트의 인터넷 쇼핑 물량을 등에 업은 신세계몰의 선전이 눈에 띈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 과점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국내 빅10 업체의 지난해 외형 총액은 3조9925억원. 이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시장 7조7681억원 중 51.4%에 달한다. 상위 10개사 외형이 나머지 3479개사의 외형을 앞선 셈이다. 특히 2003년 7조548억원의 매출 중 40%였던 상위 10개사 매출액(2조8274억원)보다 상위사 독식 현상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판매 총액은 인터넷 쇼핑몰의 취급액 개념으로 외형을 뜻하는 지표다. 업계 시장점유율로 보면 된다. 따라서 거래 총액이 평가 항목 중 가장 중요한 잣대다.



 #1. 판매 총액(취급액 외형)

 GS이숍 ‘옆걸음’속

 인터파크·디앤숍 ‘역전’

 매 총액 부문에서 e마켓 플레이스 업체인 옥션은 업계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조1700억원대의 취급액을 기록, 2위 그룹과 2~3배 격차를 벌이며 추격권을 벗어나는 분위기다. 2003년 기록한 판매 총액은 7099억원. 이는 2위 그룹 리더 격인 인터파크가 2004년 거둔 7292억원에 맞먹는 수치다. 박주만 옥션 대표는 “이제 우리의 경쟁 상대는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이란 말로 온라인 쇼핑몰 1위 수성에 자신감을 보인다.



 옥션,‘1조원 시대’개막

 인터파크는 2003년 3위에서 한 계단 뛰어올랐다. 반면에 2위였던 GS이숍은 3위로 주저앉았다. 인터파크가 2003년 4100억원대에서 7200억원대로 대폭 성장한 반면, GS이숍은 4150억원에서 4151억원으로 1년 동안 제자리만 맴돈 것으로 나타났다.

 GS이숍이 옆걸음질을 하는 사이 다음의 인터넷 쇼핑몰 디앤숍이 치고 올라왔다. 롯데닷컴(3478억)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4위(3946억원)에 오른 디앤숍은 연간으론 GS이숍에 뒤졌지만 지난해 4·4분기부터는 GS이숍을 추월, 올해 주목할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CJ몰(6위)도 GS이숍처럼 거래 총액이 2664억원으로 1년 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한마디로 TV홈쇼핑 출신 인터넷 쇼핑몰 2사는 성장세에서 소외를 겪은 셈이다. 그래도 삼성몰보다는 상황이 낫다. 삼성몰은 2003년 2625억원에서 2004년 2184억원으로 후퇴, 빅10에 이름을 올려놓은 데 만족해야 했다. H몰과 신세계몰이 나란히 9, 10위에 랭크됐다.

 반면에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업체는 G마켓이다. 인터파크 자회사로 이마켓 플레이스업체인 G마켓은 2003년 700억원에서 2224억원으로 1년만에 3배 이상의 역동적 성장세를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12월 매출액은 380억원으로 GS이숍까지 따라잡고 4위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목표액도 6400억원으로 GS이숍의 4503억원을 능가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2005년 판매 총액 면에선 외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인터파크와 디앤숍, G마켓 등 3사가 2위 쟁탈전을 벌이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GS이숍은 외형보다는 수익 위주 내실 경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2. 매출액(=수수료)

 옥션 질주 속 인터파크·GS ‘추격’



 출액 면에서도 옥션은 1위를 내달렸다. 유통업체 매출액 회계 기준이 2003년부터 판매 총액에서 수수료로 바뀌어 의미 있는 잣대다. 회사별 수수료 구조를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2003년 624억원으로 2위였던 옥션은 지난해 1081억원으로 1위에 처음 올라섰다. 매출액 1000억원 돌파도 업계에서 유일하다. 반면에 2003년 1위였던 GS이숍은 지난해 879억원으로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지만 경쟁 상대인 인터파크 800억원(3위)에 2년 연속 앞선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에 대해 이종규 인터파크 홍보팀장은 “TV 홈쇼핑업체답게 수수료 기준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신진호 GS이숍 과장은 “인터파크 거래 총액이 많은 건 티켓과 책 판매가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양사간 신경전도 날카롭다.

 495억원과 482억원을 기록한 디앤숍과 CJ몰이 간발의 차이로 나란히 4, 5위에 올랐다. 판매 총액 면에서 12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양사가 매출액이 비슷한 건 TV 홈쇼핑업체가 수수료 기준이 높은 데다 판매액이 수수료로 잡히는 PB(자사 브랜드) 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뒤로 H몰과 G마켓, 우리홈쇼핑이 6~8위다(롯데닷컴과 삼성몰은 온라인쇼핑몰협회에 자료를 제출치 않아 순위에서 제외함. 이들 양사는 회계상 따로 인터넷 쇼핑몰 매출액을 잡지 않고 있음).



 #3. 방문자 수(=인기도)

 디앤숍, 올 3월에 인터파크 첫 추월 ‘2위’



 
이트 방문자 숫자는 쇼핑몰 인지도와 함께 고객 접근도를 보여주는 잣대다. 물론 판매 총액이나 매출액과 상관관계가 높아 향후 시장점유율 변화의 사전 근거로 활용된다. 방문자 숫자는 전문 업체가 조사해서 발표, 신뢰도가 높다.

 인터넷 순위 사이트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2004년 3월부터 2005년 3월까지 분석한 결과 방문자 숫자 면에서 옥션이 압도적 1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은 1년 사이에 50만명 이상 늘어나면서 지난 3월엔 하루 평균 15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1년간 하루 평균 128만명 방문으로 2위인 인터파크의 78만명에 크게 앞서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을 기준으로 하면 디앤숍의 약진이 눈부시다. 디앤숍은 지난 3월 하루 평균 94만명으로 인터파크(3월 89만명)를 따돌린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5개월(2004년 11월~2005년 3월) 평균으로 보면 76만명으로 인터파크를 턱밑까지 바짝 뒤쫓는 양상이다. G마켓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G마켓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5월 롯데닷컴, 9월엔 CJ몰, 11월엔 GS이숍을 차례로 따라잡으며 4위권에 안착했다. G마켓측은 “판매 총액 급증이 우연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실제적 증거”라고 말한다. 내심 모회사인 인터파크까지 추월, 옥션과 2강 구도로 만들겠다는 게 구영배 G마켓 대표의 구상이다.

 판매 총액과 매출액 면에선 랭킹 10위 안에 들지 못했던 제로마켓과 우리홈쇼핑의 등장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특히 업계에선 제로마켓의 성장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디앤숍의 한 관계자는 “제로마켓은 e마켓플레이스 3위 업체로 방문자 증가와 함께 매출액 확대로 이어질 게 예상된다”고 밝혔다.

 종합해 보면 옥션의 선두 질주와 인터파크 강세 속에 디앤숍과 G마켓 등 신흥 세력이 2위권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선발 업체들이 주장하듯 일시적 바람이냐, 계속 이어지는 돌풍이냐가 관건인 셈이다.

 김성한 랭키닷컴 이사는 “몇년 전만 해도 브랜드 인지도를 등에 업은 대기업 대신 1~4위가 옥션, 인터파크, 디앤숍, G마켓으로 구성돼 현재 인터넷 쇼핑몰 주도권 다툼에서 전문 인터넷기업들이 득세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해석했다.

 업체간 경쟁도 가열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인터넷 쇼핑몰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건 향후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근거가 된다. 인터넷 사이트 조사 업체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인터넷 쇼핑몰 방문자 수는 총 2517만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 증가한 수치다.  특히 1인당 평균 인터넷 쇼핑 사이트 이용 시간은 지난해 1월 1시간32분에서 올해엔 3시간2분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Plus TIP 어떻게 조사했나



 국내 인터넷 쇼핑몰들은 기업 공개 업체와 비공개 회사가 혼재돼 있다. 상장회사(인터파크·다음·GS홈쇼핑·CJ홈쇼핑)는 실적 공개가 투명하지만 미등록 회사는 정확한 집계가 쉽지 않다. 상장사라도 사업 분야가 다양해 인터넷 쇼핑몰 실적만 따로 분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각사 취재 방식 대신 한국온라인쇼핑몰협회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 협회가 매달 회원사로부터 판매 총액과 매출액 실적을 집계하기 때문이다. 이는 외부 유출을 엄격히 막고 있는 내부 문서로 <이코노미플러스>가 최근 입수한 자료다. 인기도를 체크할 수 있는 방문자 숫자는 객관성 확보를 위해 ‘랭키닷컴’ 조사 자료를 토대로 했다. 내실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이익은 객관성을 잃을 우려가 커 조사 대상에서 뺐다.



Plus TIP 옥션 왜 강한가



1000만여 제품군 무장… 한번 오면 ‘옥션 마니아’연결



 옥션이 지난해 인터넷 쇼핑몰 업계 첫 테이프를 끊은 판매 총액 1조원은 의미가 깊다. 다른 유통 업태에 비해 속도가 훨씬 빠르다. 매출 1조원 시대는 TV홈쇼핑이 6년, 백화점 단일 점포가 20년에 걸쳐 창출한 속도. 옥션은 이를 4년으로 단축했다.

 올해 목표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1조500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내다본다. 내심 2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런 옥션의 파워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업계가 꼽는 첫번째 강점은 다양한 판매 방식이 가능한 e마켓플레이스의 장점이다. B2C와 C2C 방식으로 수많은 회원을 확보한 것이 비결이다.

 현재 옥션의 회원 수는 1170만명. 지난해에만 신규 회원 361만명이 유입됐다. 회원 수가 늘어나자 물품 등록 건수도 지난해 1055만건으로 전년에 비해 1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홍윤희 과장은 “진정한 고객대 고객(C2C) 방식을 구현한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하루 평균 경매 건수만 20만건이 발생한다. 소비자들이 떼로 몰려 있으니 공급자들도 입맛이 당기는 셈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연스러운 수요자-공급자 선순환 유입 구조를 갖춘 게 강점”이라고 말한다. 

 옥션 입장에서 보면 개인간, 혹은 상인과 개인간 거래에 관여치 않으면서도 수익성은 높아지는 구조다. 지난해에만 335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비결이다.

 일반 유통점들이 MD(머천다이저)를 통한 물품 구매, 보관, 등록, 판매 등에 따르는 비용 절감이 가능한 셈이다. 이를 옥션에서는 ‘백-엔드 시스템’으로 부른다.

 회원 1170만명 정보를 관리하고 이들간 거래를 실시간으로 관리해 주는 옥션만의 노하우로 알려졌다. 특히 2003~2004년 불황을 거치면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끌어안은 마케팅 능력도 거들었다. 온라인쇼핑 이용자 들도 가격경쟁력이 높은 마켓플레이스 경매 사이트로 옮겨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몰려든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상품군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3만5000여명의 셀러를 새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5년 후 최종 승자는?

 “e마켓플레이스 승자가 웃는다”



 
내 온라인 쇼핑몰 10년 역사는 선두 탈환과 수성 실패를 거듭하는 난타전 양상을 보여 왔다.

 인터넷 쇼핑몰 출발은 인터파크와 롯데닷컴이 뛰어든 1995년. 그러나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건 2000년초부터다. 90년대 후반 ‘돈’이 될 것으로 판단한 대기업들이 e-커머스 전담 부서를 구성하면서 시장은 열기를 내뿜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한 쪽은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대기업 몫이었다. 벤처로 시작한 인터넷 벤처 쇼핑몰들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 신세였다. 2001년 판매 총액과 순익 면에서 굳건한 1위를 차지한 건 삼성몰. 그러나 삼성몰의 득세는 2002년을 채우지 못했다. 삼성몰이 1위를 유지한 건 2002년 상반기까지. 당시 1460억원의 판매 총액에 15억원 순익을 기록한 게 마지막이었다. 같은 대기업 계열인 한솔CSN도 당시 1072억원 매출로 업계 3위에 올랐던 게 최고 성적. 이때 치고 올라온 세력이 TV홈쇼핑 업체들이다.

 GS이숍(당시 LG이숍)과 CJ몰, H몰 등은 2000년대초 인터넷 쇼핑몰시장에 침투, 빠른 시간내에 선두권으로 부상했다. 선봉에 선 업체가 TV홈쇼핑 1위 GS이숍이었다.

 2002년 상반기에 기록한 판매 총액은 1280억원. 전년 동기보다 무려 300% 성장한 수치다. 당시 삼성몰·롯데닷컴·한솔CSN·인터파크로 구성된 빅4 구도를 깨뜨리며 GS이숍은 2002년 약 3000억원의 판매 총액으로 1위에 올랐던 것. CJ몰도 2003년 힘을 발휘하더니 2600억원대로 업계 3, 4위에 포진했다. GS이숍은 4150억원대로 1위 수성에 성공했다.

 TV홈쇼핑 업체 전성 시대도 2003년을 넘기지 못했다. 인터넷 기반 쇼핑몰업체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인터파크가 선봉장. 인터파크는 2003년 연간 판매 총액에서 14억원 가량 뒤졌을 뿐 그해 8월부터는 한번도 GS이숍에 밀린 적이 없다. 말하자면 2003년은 상반기엔 GS이숍, 하반기엔 인터파크가 1위를 공유했던 셈이다. 인터파크와 함께 다음쇼핑으로 출발한 디앤숍도 2003년부터 3, 4위권에 진입해 본격적인 선두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2002년까지만 해도 인터넷 쇼핑몰과 e마켓플레이스는 서로 다른 시장으로 통했다. 매출 랭킹 집계도 따로 매겼다. 이때 관행이 자리잡아 랭키닷컴 등 순위 조사 업체들은 지금도 랭킹을 따로 집계하기도 한다. 그러나 2003년 들어 e마켓플레이스 대표 주자인 옥션도 인터넷 쇼핑몰 분야에 편입, 한 시장 경쟁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말하자면 ‘리그 통합’인 셈이다. 옥션을 넣으면 2003년부터 시장 1위는 단연 7000억원대 판매 총액을 기록한 옥션이다.

 옥션의 1위 등극은 삼성몰(대기업)→GS이숍(TV홈쇼핑)→인터파크(전문 쇼핑몰)의 계보를 잇는 e마켓플레이스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 특히 지난해엔 1조1700억원대의 판매액을 기록, 2위인 인터파크 7290억원대를 압도적으로 따돌리는 강세로 이어졌다. 특히 2003년 700억원의 판매 총액에서 1년 사이에 2300억원대 외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G마켓은 2004년말부터 e마켓플레이스가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이끄는 대세임을 확인시켜 준 상징적 계기. 여기에 트래픽(방문자 수+페이지뷰) 기준 사상 첫 빅10에 명함을 내민 제로마켓 역시 같은 식구다.

 현재 국내 인터넷몰 상위 10개사 중 e마켓플레이스는 3개사로 전문 쇼핑몰 7개사에 숫자상으론 밀린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하나같이 알짜배기들이다. 시장 1위를 굳힌 옥션, 올 들어 판매 총액 2~3위권까지 올라온 G마켓, 올해가 기대되는 제로마켓의 선전이다.



 너도나도 ‘e마켓플레이스’ 뛰어들어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터넷 쇼핑몰 업계엔 e마켓플레이스 열풍이 감지된다.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대기업에 비해 의사 소통이 빠른 인터파크와 디앤숍. 이들 두 업체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나란히 마켓플레이스인 ‘오픈마켓’을 통해 옥션 추격에 나섰다.

 디앤숍은 아예 지난 2월 마켓플레이스 업계 4위인 ‘온켓’을 42억5000만원에 인수, 옥션에 도전장을 던져 놓은 상태다. 물론 이는 이재웅 다음 사장의 진격 명령에 따른 조치다. 디앤숍측은 “지난 3월초 다음온켓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5월 조직 개편을 통해 ‘디앤숍+다음온켓 연합군’으로 옥션을 추격하겠다”고 강조한다.

 1~2년새 답보 상태를 걷던 TV홈쇼핑 업체들도 마켓플레이스에 사활을 걸기는 마찬가지다. GS이숍은 지난 3월25일 프리미엄 e마켓플레이스 ‘e스토어’를 정식으로 열었다. 회사측은 기존 경쟁 업체들과 달리 판매자들의 무분별한 난립으로 상품 신뢰도가 저하되지 않도록 엄선된 판매자만 입점시키는 차별화로 맞설 것이라는 의도 아래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앞서 우리홈쇼핑의 인터넷 쇼핑몰인 우리닷컴도 e마켓플레이스 ‘위스페이스(WeSpace)’를 3월14일부터 가동중이다. 이에 대한 옥션과 G마켓 등 기존 업체들은 “누구나 시작한다고 다 된다고 믿으면 오산”이라면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 업계가 e마켓플레이스 선발 업체 옥션과 G마켓대(對) 후발 주자인 인터파크, 디앤숍, GS이숍 등 상위 5개사간 ‘e마켓플레이스 쟁탈전’으로 대결 구도가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옥션의 독주 체제가 1~2년간 더 이어지면 옥션 추월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올해 상위 업체간 불붙은 e마켓플레이스 게임에서 승자가 향후 인터넷 쇼핑몰 강자로 유리한 고지를 밟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Plus TIP 빅5 CEO가 꼽은 시장 1위와 다크호스

 최강자는 역시 옥션…

 G마켓·디앤숍 돌풍의 눈

 국내 인터넷 쇼핑몰 업계 빅5 최고 경영자들은 누구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을까. 옥션, 인터파크, GS홈쇼핑, 디앤숍, G마켓 등 5개사 CEO에게 물어봤다. 질문은 간단히 두 가지다. 시장 1위 후보자와 업계 경쟁자 혹은 다크호스로 어떤 업체를 생각하느냐다.

 예상대로 5개사의 CEO 모두가 옥션을 업계 최강자로 꼽았다. 이상규 인터파크 사장은 “판매 총액 면에서 옥션이 앞서간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좁히지 못할 만큼 멀리 있지는 않다”란 말로 1위 탈환 의지를 밝혔다. 최우정 디앤숍 대표는 “모든 업체가 ‘옥션 따라잡기’로 타깃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크호스로는 G마켓이 2표(이상규 인터파크 사장, 최우정 디앤숍 대표), 디앤숍이 1표(구영배 G마켓 대표)가 꼽혔다. 강말길 GS홈쇼핑 부회장은 홍보팀을 통해 “옥션 이외에는 생각지 않는다”고 밝혀 왔다. 재미있는 답변은 업계 1위인 옥션의 박주만 대표에게서 나왔다.

 “현재 옥션의 경쟁 상대는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서 찾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들에 타깃을 맞추고 있다. 궁극적 상대는 할인점 1위 이마트와 백화점 1위 롯데로 잡고 있지만 현재로선 TV홈쇼핑 선두인 GS홈쇼핑이나 CJ홈쇼핑을 빨리 따라잡는 것이다. 전체 유통업계에서 올해는 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



 순위 경쟁 다크호스 떠오른 G마켓



 3월 판매 총액 565억원

 1년새 5배… 성장률 1위

2000년 4월 인터파크 사내 벤처로 출범한 G마켓이 ‘큰 일’을 내고 있다. 판매 총액, 방문자 면에서 업계 2위권 다툼에 다크호스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률 면에선 단연 1위다.

 올해 3월 G마켓의 판매 총액은 565억원. 지난해 3월 108억원에 비하면 1년 사이에 5배나 성장했다는 점에서 G마켓 돌풍이 인터넷 쇼핑몰업계 랭킹의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G마켓은 올해 판매 총액 6400억원으로 업계 2위권에 안착하겠다고 벼른다. 구영배 G마켓 대표는 “2년내 옥션을 따라잡는 게 목표”라고 구체적 일정까지 제시했다. 경쟁 업체 CEO들도 “G마켓 바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국내 인터넷 쇼핑몰업계 태풍으로 부상한 G마켓의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일단 판매 총액 면에서 G마켓은 매달 신기록을 갱신중이다. 지난 1년을 기준으로 하면 2224억원으로 업계 7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기록한 판매 총액 380억원은 옥션, 인터파크, 디앤숍에 이어 4위다.

 올 들어서도 1월과 2월 각각 42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3월엔 565억원까지 치솟았다. G마켓측은 “3월 실적은 디앤숍을 따라잡고 3위까지 올라왔다”고 주장한다. 특히 성장률 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 올해 목표액 6400억원은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급격한 매출 신장세 뒤에는 급격한 방문자 상승이 있다. 인터넷 랭킹 전문 업체인 매트릭스에 따르면 2월 넷째주 순위에서 G마켓은 방문자 수 586만명으로 옥션에 이어 2위까지 올라선 것. 1년전 평가에서 랭킹 13위로 ‘변방’ 취급을 받던 G마켓이 1년 사이에 ‘중심’으로 약진한 셈이다.

 이같은 돌풍의 중심엔 구영배(39) 대표가 있다. 99년 8월 인터파크에 입사한 그는 미국 현지법인 ‘인터파크USA’ 총괄을 맡은 후 2001년 10월 G마켓 대표로 취임, 4년도 안돼 G마켓을 업계 2위권으로 올려놓은 공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손익분기점 넘어

 G마켓은 출범 당시 구스닥으로 불리다 현재 공식 사명은 인터파크G마켓을 쓴다. G마켓은 일종의 브랜드인 셈이다. 실제 인터파크 오너인 이기형 사장은 순수 인터넷 쇼핑몰로 출범한 인터파크와 e마켓플레이스업체인 G마켓 등 ‘투톱 시스템’으로 업계 1위 옥션 압박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인터파크와 G마켓 마케팅 담당자들은 “뿌리는 같지만 엄연히 경쟁 회사”라고 말할 정도다.

 구대표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출범 4년여만인 지난해 첫 흑자(1억2000만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모회사인 인터파크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특히 국내 20대 인터넷 쇼핑몰 중 최소 자본금(25억원→현재 36억원)으로 일궈낸 성적표 치곤 A급으로 평가받는다.

 구대표는 “지난해 9월 손익분기점(BEP)에 도달, 흑자 시대를 열었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말 미국 벤처캐피털인 오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80억원을 유치, ‘실탄’도 넉넉히 챙겨 둔 상태다.

 G마켓 매출 구조는 옥션과 차별화돼 있다. 옥션에 없는 ‘1대 1 흥정하기’와 ‘행운 경매’가 매출액 40%를 올리는 효자 채널이다. 특히 판매자 등록수수료 무료 정책(판매시 수수료만 유료)을 통해 옥션 고객을 빼앗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