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개 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들은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을
3.84%로 전망,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5%대 달성에 비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또 경제 회생을 위한
최소 경제 성장률을 5.30%로 내다봐,
내수와 고용 등 경제 현안 해결은 내년에도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코노미플러스>가 전문 조사기관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 11월5부터 10일까지 6일 동안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성균관대, 부산대, 충북대, 전북대 10개 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 104명을 대상으로 2005년 한국 경제를 전망하는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불확실성이 가장 큰 걸림돌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교수들의 83.7%가 ‘내년도 경제 성장률 5% 달성이 어렵다’고 답했으며, ‘달성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은 8.7%에 그쳤다. 또 달성 가능한 내년 경제 성장률을 묻는 질문에 5%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76%로, 5% 이상일 것이라는 응답자 24%에 비해 압도적 다수를 점했다. 이들 경제·경영학과 교수들이 전망한 내년도 가능한 경제 성장률의 평균은 3.84%였다.

그러나 내수 문제나 고용 문제 등 현재의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성장률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7.7%를 제외한 92.3%가 5%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들 응답자의 평균은 5.30%였다. 즉 내년도 가능한 경제 성장률 3.84%는 경제 회생을 위해 필요한 최소 경제 성장률 5.30%에 비해 1.46%포인트가 낮게 나타나 내년에도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교수는 내년도 경제 성장률 5%대 달성이 어려운 원인으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42.5%)과 ‘내수 부진’(41.4%)이라고 답했다. 반면 ‘고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6.9%), ‘수출 둔화’(6.9%), ‘중국연착륙’(2.3%)이 내년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심리적 공황’(65.4%)과 ‘고소득층의 불안심리’(6.7%)가 ‘중하층의 가계 부실로 소비 여력 한계’(23.1%)보다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해 불확실성에 의한 소비심리 위축은 한국 경제의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사회 전반의 신뢰 및 자신감 저하가 소비자의 계층별 구매력 감소(고소득층 vs 중하층)보다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경기회복 2~5년 후

때문에 내년도 경기 회복을 위한 선결 과제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8%가 ‘정부 경제정책의 신뢰성 제고’라고 답했다. ‘민간 기업의 투자 확대’라고 답한 응답자도 27.9%였으며 ‘노사 신뢰 구축’(5.8%), ‘정부 차원의 경기 부양책’(5.8%), ‘은행권의 기업 대출 확대’(1.9%)라는 답변도 있었다. 

경기 회복 시기를 묻는 항목에서 2~5년 후라고 답한 교수들이 39.4%로 가장 많았으며 1~2년 이내라는 응답은 17.3%였다. 그러나 더 장시간이 걸린다(7.7%)는 응답과 경기 회복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다(11.5%)도 19.2%에 달했다. 한편 잘 모른다는 응답과 무응답도 24.0%였다.

이 같은 전망 이유로 응답자들은 전반적으로 정부정책의 신뢰성 문제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즉 2~5년 후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정부정책의 문제를 꼬집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며 그 밖에 국내 투자 부진, 고유가, 세계 정세 안정, 경제 주체의 불안심리 완화 및 신뢰성 회복/불확실성 제거, 구조 조정, 실물경제 회복, 장기 불황 극복 등을 이유로 지적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경제·경영학과 교수들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3.84%로 전망하고 이는 경제 회생을 위해 필요한 최소 경제 성장률 5.30%보다 1.46%포인트 낮다고 분석했다. 또 이처럼 낮은 경제 성장률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라며 이는 곧 내수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때문에 내년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 경제정책의 신뢰성 제고가 가장 큰 선결 과제라며 이를 해결할 경우 2~5년 후에는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정책 방향 불분명

한국 경제의 현재를 진단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응답 교수들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먼저 최근 KDI가 내년도 경제 전망을 내놓지 못한 것과 관련해 ‘현 상황이 그 정도로 불확실한가’를 묻는 질문에 51.9%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을 내놓았지만 44.2%는 ‘불확실하다’고 답했다. 또 이 같은 경기 침체의 원인에 대해 경제 내적 요인이 크다는 의견이 49.0%로 나타나 경제 외적 요인이라는 40.4%에 비해 많았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정책 노선의 문제’라는 의견이 40.4%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은 ‘정책 신뢰성의 문제’가 30.8%로 뒤를 이었다. 또 ‘정책 전문성의 문제’라는 답변도 25.0%에 달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분배 우선이라는 의견이 67.3%로 압도적인 다수를 점했으며 1.9%만이 성장 우선 정책이라고 답했다. 또 21.2%는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맞춘 정책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경제정책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일관성이 없다는 견해가 69.2%로 일관성이 있다(22.1%)는 응답보다 세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 정부의 경제정책의 초점도 단기적인 경기 회생이나 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견해가 25.0%로, 중장기적 체질 개선이나 구조 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21.2%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 줄곧 단기 처방 정책은 하지 않겠다고 피력했던 정부의 주장과는 다른 응답을 보였다. 한편 부처나 사안에 따라 다르다가 51.0%로 나타나 현 정부 경제정책의 초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견해가 분명하지 않다는 응답도가 절반을 넘었다. 



인위적 부양책에 부정적

구체적인 한국 경제의 현안과 관련, 응답 교수들은 재벌의 출자 제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즉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54.8%로 나타난 반면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5.8%에 불과했다. 또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9.8%였다.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여당이 계획,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정책에 대해서도 내년도 경기 회복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54.8%로 다수를 점해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40.4%)보다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정책도 인위적인 개입을 통해 계속 규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은 33.7%인 반면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견해는 57.7%로 정부의 현 부동산 억제 정책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금리정책 역시 현상 유지를 해야 한다(57.7%)는 요구가 높은 가운데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은 16.3%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응답률은 12.5%에 불과해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에 이어 11월11일 콜금리를 0.25% 인하한 정부의 금리정책에 경제·경영학자들은 전혀 다른 견해를 보였다.

한편 향후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기술 개발 지원(33.7%)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은 판로 및 마케팅 지원(23.1%), 금융 지원(21.2%), 세제 지원(11.5%) 순으로 응답했다.

결국 이번 설문 조사 결과 경제·경영학과 교수들의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으며 정부가 내놓은 경제 회복을 위한 각종 대안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다만,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을 입안,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며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장기적인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인위적인 정부의 시장 개입보다는 시장 원리에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설문 조사는 무작위 추출법에 의해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전화 면접법으로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9.6%포인트다.

한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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